서양보다 천년이나 앞서 원주율을 7자리까지 계산한 祖沖之

조충지는 남북조시대 남송(南宋)과 남제(南齊) 사이에 활동했던 걸출한 과학자다. 서기 429년에 태어나서 500년에 죽었다. 그의 선조는 서진(西晉) 말년에 전란을 피해 강남으로 이주를 했으며, 대대로 나라의 역법(曆法)을 관할하던 과학자 집안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난 조충지는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었으며 특히 천문학과 수학, 기계제조 등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젊어서부터 비범한 재간을 보이고 뛰어난 학식으로 명망이 많았다. 그래서 남송의 효무제(孝武帝)에 의해 중용되어 조정의 학술기관에 등용되어 과학연구에 종사했다.

조충지는 세계 최초로 원주율의 값을 수수점 아래 7자리까지 정확하게 계산해 낸 과학자이다. 그가 계산해 낸 원주율 값 3.1415927은 아라비아의 수학자 al-Kashi보다 900년, 독일의 오토( Valenlinus Otto)보다는 1100년이 앞선 것이다.

농업국가에서는 천문과 역법을 중시한다. 그래서 조충지는 나라의 발전 및 국민의 생계와 직접 연관되어 있는 천문과 역법에 대한 연구를 자신의 천직으로 삼았다. 당시 송나라 조정에서는 천문학자 하승천(何承天)이 만든 역법인 원가력(元嘉曆)을 쓰고 있었다. 조충지는 원가력을 깊이 연구하고 치밀하게 걔산해 본 후 정확하지 않은 데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장기간의 관찰과 정밀한 계산, 그리고 역대 역서의 성과들을 참고하여 새로운 역법인 대명력(大明曆)을 만들었다. 장기간에 걸쳐 그는 동지가 45년마다 1도 씩 뒤로 물러간다는 것을 계산해 내고 태양년(太陽年: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365.24281481 일임을 측정해 냈다. 이 시간은 현대과학으로 측정한 시간과 50초 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며 오차는 60만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462년 33세의 젊은 나이의 조충지는 이 대명력을 조정에 바쳤다. 효무제는 역법을 아는 관원들을 모아서 대명력의 채잭 여부를 논하게 했다. 그래서 혁신파와 보수파 간에 격렬한 논쟁이 일어났다. 그러자 조충지는 실제적 이론과 투철한 견해로 많은 대신들을 설득시켰다. 그 결과 효무제는 연호를 고칠 때 대명력의 실시를 전국에 공포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효무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병으로 죽고 말았다. 그 결과 대명력은 조충지가 세상을 뜬지 10년이 지난 510년에서야 남제의 양무제(梁武帝)에 의해 시행되게 되었다.

주) 남송(南宋)은 동진 정권의 뒤를 이어 420년에 유유(劉裕)가 창건하여 479년에 남제(南齊)를 세운 소도성(蕭道成)에 망한 남북조시대 남조의 한 왕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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