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을 병합한 조위로부터 정권을 찬탈한 후 오나라를 멸하고 중국을 통일한 서진의 강역



1) 서진의 성립

위나라 명제시대는 군주독재권이 강화되면서 측근정치가 부활하였다. 이 때 후한의 명문집안 출신으로 조조의 시기에 대관료로서 정치에 참여하고 조비시기에 황제의 사우가 되었던 사마의가 등장하였다. 사마의는 오를 공격하고 제갈량을 물리치는 등 군사적인 업적을 세웠다. 나아가 요동지방을 공략하여 사실상 북부지역을 통일하는데 공을 세웠다.명제가 죽자 조씨 일족인 조상과 사마의가 폐제를 보좌하였다. 조상은 명제시대에 배척되었던 선비들을 기용하고 실권을 잡았다. 대신 사마의는 황제의 스승일 뿐 실권을 갖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상이 촉을 정벌하려다 실패를 하자 이를 틈타 249년에 사마의가 구데타를 일으키고 실권을 장악하였다.

사마의가 촉을 정벌하고 죽게 되자 그의 아들 사마소가 위나라를 좌지우지하였다. 드디어 265년 사마소가 죽자 그의 아들 사마염이 일어나 위나라를 멸망시키고 황제자리에 올라 진왕조를 개창 하였다. 이가 곧 진무제이다. 무제는 280년 오를 정복하여 삼국시대의 분열을 끝맺고 통일된 서진왕국을 열었다. 진무제는 관료선발에 있어 위나라의 현재주의 원칙을 수용하고 향거리선법의 정신을 받아드려 구품중정제도를 실시하였으나 사실상 구품중정제도의 모순에 의하여 오히려 일류 귀족가문을 성장시키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다.

2) 서진의 제도개혁

서진의 사족제도(문벌제의 성립) -- 조조정권 시기에 사마의의 등장으로 이미 중정관에 대한 권한축소를 제기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도 사마씨 집안의 사족집단이 중앙에 진출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즉 조조정권의 조씨집단과 대결하는 양상이 존재하였다. 진왕조를 세운 진무제(사마염) 역시 사족출신으로서 고급사족에 대한 예우가 있었다. 말하자면 대관이 되면 벌을 내리지 않거나 또는 죄를 묻지 않는다는 관례가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이미 고급 사족과 중하급 사족이라는 구분이 존재하게 되어 고급사족이 누리는 이익권에 대해서는 중하급사족이 올라올 수 없도록 하였다. 다시 말하면 고급사족의 정치권력은 구품중정제도에 의해서 확실하게 보장받도록 되어버린 것이다.

그 실상을 보면 지방행정구획인 주, 군, 현에는 중정관이 배치되어 있고 중앙에는 이부상서가 있어 인재등용의 문제에 관여하고 있었다. 그리고 제도상으로는 중정관이 사인의 품덕을 평가하여 그 품급을 정한다라고 되어 있고 이부상서가 이에 근거하여 인재를 선발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미 구품중정제도의 정신은 변질되고 인재선발 방법도 왜곡되어 있었다. 즉 중정관은 인재의 품덕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사인의 본적이나 부모의 관직경험, 가문의 고하 등에 의거하여 평가하는데 그치도록 되어 있었고 이부상서는 그에 대한 합당성만을 고려하여 결정하도록 되어 버렸다. 말하자면 중앙으로부터 임의적으로 인재가 추천이 되면 중정관과 이부상서는 요식행위로서 그치는데 지나지 않게 되어버렸다.

이처럼 구품중정제도는 관리들의 조직을 사족화하고 문벌 귀족화하게 하는 기구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여기서 자연히 지방의 대사족들은 높은 향품을 얻게 되어 정치와 사회적으로는 드디어 上品無寒門이고 下品無勢族이라는 결과를 낳게 되었던 것이다. 고급사족이 되면 자연히 최고관이 될 수 있는 특권을 누린다. 국가에서는 음친속제(蔭親屬制)를 입안하여 고급사족에게는 경제적으로 이익을 보장해 주었다. 음친속제는 문벌의 고하와 세력의 대소에 따라 국가가 그들에게 그만큼의 이익을 보장시켜 주는 제도이었다. 국가의 조세와 요역에서도 특혜를 받았던 것이다. 여기에 근거하여 위진남북조 시대는 귀족제도가 중심적 사회를 이루어 간다고 하여 귀족제 사회라고 불리어지고 있다.

서진의 호조식(戶調式) -- 서진이 오나라를 병탄한 직후 발포한 호조식에는 점전과 과전에 관한 규정이 있다. 전전과 과전에 관한 해석은 많은 학자들에 의해 의견이 분분하여 정설은 없다. 그러나 대체적인 학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점전은 토지의 점유를 규정하는 것으로서 한대이래의 민간의 대토지소유를 제한하려 했던 한전정책을 계승하여 일반민의 기본적 토지소유는 남자는 70무, 여자는30무 즉 한 가정의 1호당 100무로 제한하려는 정책이었다고 한다. 한편 관품을 가진자에 대해서는 관품의 고하에 따라 토지소유를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과전은 정(丁)을 대상으로 토지를 할당하는 기준을 말한다. 점전과는 따로 장정은 얼마. 여자는 얼마라고 하는 규정에 따라 국가는 관유지를 일반민에게 배당해 준다는 규정이었다고 한다. 관유지는 진초에 폐지한 둔전제 하에 있던 토지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 토지를 전부 거두어 새로운 왕조건설과 함께 일반민에게 배급해 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점전규정은 대토지소유 발생을 제한하려고 한 한전정책의 일환으로 나온 것으로 과전의 규정은 국유지를 활당해서 강제적으로 경작시켜 호(戶)의 안정과 동시에 국가재정을 확보하고자 한 것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분봉제도의 실시 -- 진대의 무제는 한대이후로 종실의 제왕들을 유폐시키거나 폐지해 버리게 되니까 오히려 관권이 더 커지고 황제권이 약화된다고 하여 다시 분봉제도를 실시하였다. 즉 사마씨들이 사족을 결합하여 조조정권을 탈취한 이후 그들의 보호를 위하여 분봉제를 부활시켰던 것이다. 황족들을 국왕으로 봉하고 전국의 각 지역에 분봉하여 황제권을 보호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 분봉제도는 원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각 지역에서 독립할거하는 형세를 가져와 서진왕조의 운명을 재촉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종실의 여러 제왕들은 봉국에 부임하여 문무관을 자의로 채용하고 군병을 보유한 결과 드디어는 중앙정치에까지 관여하게 되어 드디어는 8왕의 난을 일으키기까지 하였다. 8왕의 난은 혜제시기에 외척이 정치에 관여하게 되자 종실제왕들도 이 정쟁에 참여하면서 각기 자기 세력의 확대를 위하여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감행한 것이다. 전후 16년간에 걸친 전쟁으로 말미암아 화북일대는 하루도 평안한 날이 없었다.

이러한 시기에 일어난 것이 오호(五胡)의 동란이다. 팔왕의 난으로 정치적 혼란에 빠지게 되자 흉노부족이 일어나 장안을 유린하고 서진을 멸망시켰다. 화북지역을 북방민족의 유린된 지역으로 남겨두고 서진은 양자강 이남지역으로 피난을 가니 이것이 이른바 동진이다. 드디어 중국은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남북조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출처 : '서진과 동진' - 네이버 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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