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도지전(管渡之戰)

서기 199년 가을 조조(曹操)는 휘하의 일부 군사를 황하 남안의 군사 요충지 관도(管渡)에 파견하여 보루를 건설하여 향후 벌어질 전투를 준비하게 했다. 다음 해 1월 조조(曹操)에게 의탁하고 있던 유비(劉備)가 탈출하여 원소(袁紹)에게 망명해 왔다. 이에 원소(袁紹)는 기회라 생각하고 군사를 일으켜 남쪽의 조조 진영을 향해 진공시켰으나 하수(河水)에 북안에 이르자 여양(黎陽)을 지키던 조조의 장수 우금(于禁)에 의해 저지당했다. 조조는 휘하의 2만에 달하는 군사들을 모두 동원하여 관도에 집결시켜 원소와의 결전에 대비했다.

200년 2월 원소가 보병 10만과 기병 만 기를 진격시켜 여양(黎陽)을 점령했다. 이어서 대장 안량(顔良)을 시켜 황하를 건너 백마성(白馬城)을 포위공격했다. 조조는 순욱(荀彧)이 제안한 성동격서(聲東擊西) 계략을 이용하여 4월 군사를 친솔하여 황하의 도구(渡口) 연진(延津)으로 달려가 황하를 건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시위했다. 원소가 군사를 나누어 서쪽으로 보내 저지하자 조조가 군사를 휘몰아 동쪽으로 나아가 원소군을 기습하여 안량의 목을 베고 백마성의 포위를 풀었다. 조조는 백마성의 군민들을 모두 철수시켜 서서히 남쪽으로 이동하게 하여 원소군을 유인했다. 원소는 다시 대장 문추(文醜)와 유비에게 기병 6천 기를 주어 황하를 건너 조조군을 급히 추격하도록 했다. 조조군이 연진의 남쪽에서 안장을 푼 군마들을 풀어놓고 치중을 길에다 버린 후 그 주변에 매복했다. 이윽고 당도한 원소군은 군마와 치중을 다투어 차지하려고 대열이 무너진 틈을 노리고 있다가 600여 기의 용맹한 기병으로 원소군을 추격하여 문추를 죽였다.

초전의 싸움에서 패해 사기가 꺾인 원소군은 작전을 바꿔 군대를 여러 대로 나누어 남쪽으로 진격시켜 각기 영채를 세워 연결시켜 우세한 병력을 이용 조군을 압박하는 작전으로 승부를 결정지으려고 기도했다. 이와 동시에 유비 등을 여남(汝南)으로 파견하여 조조군의 후방을 기습하도록 했다. 조조군은 전력상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주력군을 관도를 의지해서 지키도록 했다. 이와 함께 조인(曹仁)과 우금(于禁)을 보내 원군의 후방과 측면을 교란하도록 하고 다시 세력권내의 주군(州郡)에 대한 부세를 경감하여 후방의 안정을 꾀했다.

8월 원소군이 양무(陽武 : 하남 원양(原陽) 동남)를 거쳐 관도에 이르러 사구(沙丘)에 의지해 영루(營壘)을 동서로 수십 리에 걸쳐 건설했다. 조조군 역시 맞은편에 영루를 건설하여 대치 상태로 들어갔다. 원소군은 영채 내에 토산을 축조하고 그 위에 망루를 지어 강궁으로 조조의 진영을 굽어보고 공격했다. 이에 조조군은 벽력거(闢靂車)로 바위를 날려 망루를 부셔버렸다. 원소군은 다시 지하에 굴을 파서 조조군 진영을 공격했으나 조조군이 영채 주위에 참호를 파서 방어했다. 전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대치중에 군의 일부를 선발하여 조조의 근거지인 허도(許都)를 기습하자는 제안이 받았으나 원소는 거절하고 조조군이 군량이 떨어질 때를 기다렸다가 승세를 타고 조군을 섬멸하려는 작전을 고수했다. 후에 군량이 떨어지고 사졸들이 피로에 지친 데다가 다시 후방에 반란이 일어나 조조가 군사를 거두어 허도로 회군하려고 하자 모사 순욱(荀彧)이 열세의 군사로 강한 적과 대치중에 군사를 물리친다면 강한 적은 필시 승세를 타게 될 것이며, 양군이 서로 대치한 지가 이미 오래 되었음으로 머지않아 원소군 진영에서 변란이 일어나게 되면 그 기회를 이용하여 기계(奇計)로 적은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조가 순욱의 계책을 받아들여 군사들을 독려하여 굳게 진지를 지키도록 했다. 우여곡절 끝에 후방으로부터 군량미를 지원받은 조조군은 원소군의 군량 운송차량을 기습하여 불태우는 작전을 펼치자 원소는 다시 군사를 떼어내 군량미와 마초(馬草)를 호송하는데 보냈다.

10월 원소가 순우경(淳于琼)에게 만여 명의 군사를 주어 만 여대의 차량으로 군량미와 마초를 운송하여 원소군의 영채 북쪽 40여 리의 오소(烏巢 : 하남성 상구(商丘) 서)에 주둔토록 했다. 감군(監軍) 저수(沮授)가 오소에 보관하고 있는 군량미는 매우 중요한 물자이기 때문에 군사를 더 보내어 지켜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한 모사 허유(許攸)는 원소에게 다시 허도를 습격하자고 건의했다. 그러나 원소는 두 사람의 건의를 모두 거절했다. 자기의 건의가 묵살당하고 더욱이 자기의 가족 한 사람이 법에 저촉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조조에게 항복하고는 원소군의 군량미를 보관하고 있던 오소를 기습하라고 했다. 조조가 허유의 계책을 받아들여 조홍(曹洪)에게 관도의 본진을 지키도록 하고 자신은 친히 5천의 정예군을 이끌고 원소군의 깃발을 들고 순우경을 돕기 위한 원군으로 위장하여 야음과 소로를 이용하여 오소의 순우경을 포위하고 원소군의 군량미를 모두 태워버렸다. 오소가 기습을 당했다는 보고를 받은 원소는 다시 주력군을 보내 오소를 구원해야 한다는 장합(張郃)의 건의를 묵살하고 얼마간의 경기병만을 보내고 자신은 주력군을 이끌고 조조의 본영을 향해 진격했다. 이윽고 날이 밝아오자 원소의 지원군이 당도할 것이라고 생각한 조조는 군사들을 독려하여 우선 순우경 군의 영채를 격파하고 이어서 당도한 지원군을 패주시켰다. 원소군의 군량미를 모조리 불태워 원소군에 일대 타격을 가한 조조는 관도의 본영으로 회군했다. 그때까지 조조의 본영을 함락시키지 못하고 있던 원소의 주력군은 오소가 불태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군심이 동요되고 내홍이 일어났다. 었다. 승세를 탄 조조군은 원소군의 진영으로 돌격하여 원군의 주력을 대파하고 그 뒤를 황하 남안까지 추격하여 7만에 달하는 원소군을 전사시키고 원소군의 군자(軍資)를 노획했다. 원소는 800여 기(騎)만을 이끌고 북쪽으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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