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淝水)는 지금의 안휘성(安徽省)을 동서로 관통하여 흐르는 회하(淮河)의 지류이다. 저족(氐族)이 세운 전진(前秦)의 왕위를 계승한 부견(苻堅)은 한인(漢人)의 명신 왕맹(王猛)을 등용하여 부국강병을 이루어 당시 화북에 난립한 전연(前燕)·전량(前凉)·대(代) 등 여러 나라를 병합하여 화북을 통일하였다. 그 여세를 몰아 강남을 통일하려던 부견은, 그에 반대하는 왕맹이 죽자 90만에 달하는 대군을 이끌고 남쪽으로 진격하여 동진(東晋)을 멸하여 전중국을 통일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무렵에 경구(京口:江蘇省 鎭江市)에 포진하여 용맹을 떨치던 동진의 사현(謝玄)이 이끈 8만의 군사에게 비수 부근에서 패했다. 부견 밑에서 통일을 유지하던 화북(華北)은, 부견이 패하자 각 민족이 이반하여 제각기 나라를 세우는 혼란에 빠졌으며, 결국 남북 분립의 형세가 굳혀져 남북조시대로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