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明(대명)

- 크게 밝히다 -

소아(小雅)의 소민(小旻) 편에 소명(小明)이라는 제목의 시는 이 편과 대를 이룬다. 일장은 천명이 무상하니 오직 덕있는 자에게만 임함을 말했고, 이장은 왕계(王季)와 태임(太任)의 덕에 힘입어 천명이 문왕에까지 미쳤음을 말했다. 삼장은 문왕의 덕을, 사장, 오장, 육장은 문왕과 태사(太姒)의 덕에 힘입어 무왕에 미쳤음을 말했고, 칠장은 무왕이 은주(殷紂)를 친 일을, 팔장은 상나라를 멸한 공업을 말하고 이 편을 마쳤다.

一

明明在下(명명재하)

밝고 밝은 현왕 땅 위에 계시고

赫赫在上(혁혁재상)

빛나고 빛나는 상제 하늘에 계시네

天難忱斯(천난침사)

천명은 실로 서로 믿을 수가 없고

不易維王(불역유왕)

왕 노릇 쉽지 않으니

天位殷適(천위은적)

천자 자리에 있는 은나라 적손에게

使不挾四方(사불협사방)

천하를 맡기지 않았네

부다. 명명(明明)은 덕(德)의 밝음이요, 혁혁(赫赫)은 천명이 찬란하게 드러남이다. 침(忱)은 믿음이다. 불이(不易)는 왕 노릇이 쉽지 않음이다. 천위(天位)는 천자의 자리오 은적(殷適)은 은나라의 적사(適嗣)이다. 겹(挾)은 끼고 둠이다.

○이 시는 주공이 성왕을 경계한 시로 문왕과 무왕께서 천명을 받았음을 진술했다. 그래서 먼저 땅에 있는 자가 명명(明明)한 덕을 둔다면 하늘에 있는 상제께서는 혁혁(赫赫)한 천명을 내리셔서 하늘과 땅에 달하게 하여 거취가 무상함을 말했다. 이는 하늘은 믿기 어렵고, 임금 노릇하기는 쉽지 않은 까닭이니 은주(殷紂)가 천자의 자리에 앉아 은나라의 적사(嫡嗣)가 되었으나 마침내 천하를 잃게 된 이유는 이것 때문이라고 했다.

二

摯仲氏任(집중씨임)

지(摯)나라 둘째 딸 임씨가

自彼殷商(자피은상)

저 은나라로부터

來嫁于周(래가우주)

주나라로 시집와서

曰嬪于京(왈빈우경)

경사의 안주인이 되시니

乃及王季(내급왕계)

이에 왕계와 함께 하시어

維德之行(유덕지행)

덕을 행하셨네

大任有身(대임유신)

이내 태임께서 회임을 하시어

生此文王(생차문왕)

마침내 문왕을 낳으셨네

부다. 지(摯)는 상나라 때 제후국의 이름으로 지금의 하남성 여남시(汝南市) 동쪽을 흐르는 여수(汝水) 강변에 있었다. 중(仲)은 가운데 딸이다. 임(任)은 지나라의 성이다. 빈(嬪)은 부인이요, 경(京)은 주나라의 서울이니, ‘빈우경(嬪于京)’이라 말은 ‘요임금이 두 딸을 규예(嬀汭)의 우순에게 시집보냈다.’라는 말과 같다. 왕계(王季)는 문왕의 아버지이다. 신(身)은 회임이다.

○장차 문왕의 성(聖)스러움을 말하려고 근본이 되는 원인인 그 부모를 거슬러 올라가 말했다.

三

維此文王(유차문왕)

저 문왕께서는

小心翼翼(소심익익)

삼가고 조심하여

昭事上帝(소사상제)

밝은 빛으로 상제를 섬기시고

聿懷多福(율회다복)

앞으로 누릴 많은 복 생각하네

厥德不回(궐덕불회)

그 덕 어긋남이 없어

以受方國(이수방국)

제후국을 얻으셨네

부다. 小心翼翼(소심익익)은 조심하고 공경하는 모습이니 바로 전 장의 경(敬)이니, 이로서 문왕의 덕이 성했다. 소(昭)는 밝음이요, 회(懷)는 옴이요, 회(回)는 사특함이다. 방국은 사방에서 찾아와 귀의하는 제후국이다.

四

天監在下(천감재하)

하늘이 세상을 살펴보니

有命旣集(유명기집)

천명이 한 곳으로 모이게 했고

文王初載(문왕초재)

문왕이 처음 일을 시작할 때

天作之合(천작지합)

하늘이 좋은 짝 지어 주셨다.

在洽之陽(재흡지양)

흡수의 북쪽 기슭에과

在渭之涘(재위지사)

위수의 강가 사이에 있는 여인과

文王嘉止(문왕가지)

문왕께서 혼인을 하였는데

大邦有子(대방유자)

큰 나라의 좋은 규수를 맞이했도다!

부다. 감(監)은 살펴봄이다. 집(集)은 취(就)로 성취함인데 천명이 이미 은주(殷紂)를 떠나 문왕의 몸으로 이전했음을 뜻한다. 재(載)는 연(年)으로 문왕의 재위 초년이다. 합(合)은 배필(配匹)이다. 흡(洽)은 상나라 때 지금의 섬서성 서부의 합양(合陽) 주위를 흘렀던 강이름으로 위수(渭水)와 합류하여 황하(黃河)로 들어간다. 가(嘉)는 혼례(婚禮)이다. 대방(大邦)은 제후국으로 지금의 섬서성 합양(合陽) 부근의 신국(莘國)을 말한다. 자(子)는 태사(太姒)다.

○ 무왕(武王)이 상나라를 친 일을 들어 그 근본을 미루어 말했다. “하늘이 이 땅 아래를 굽어보시고 실로 그 명을 모두 주나라에 모이게 했다. 그래서 문왕 즉위 초년에 흡수(洽水)의 남쪽과 위수(渭水)의 강변 사이의 신(莘)나라 군주의 따님을 배필로 정하여 혼인했다.”라고 했다. 이는 아마도 인력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말한 것이다.

五

大邦有子(대방유자)

큰 나라의 좋은 따님 두셨으니

俔天之妹(현천지매)

하늘의 내려주신 천사였네

文定厥祥(문정궐상)

그 길한 날을 정하여

親迎于渭(친영우위)

친히 위수에서 맞이하셨네

造舟爲梁(조주위량)

배를 만들어 다리를 놓으니

不顯其光(불현기광)

그 빛이 너무나도 밝게 빛나네

부(賦)다. 현(俔)은 비유함이다. 『한시(韓詩)』에는 ‘경(磬)’으로 되어있는데, 『설문(說文)』에는 비유함이라 하였고, 공씨(孔氏)는 “지금의 속어(俗語)에 물건을 비유하여 경작연(磬作然)이라 한다.”고 말했다. 문(文)은 예(禮)요, 상(祥)은 길(吉)함이니, 점을 쳐서 얻은 길한 괘로 납패(納幣)의 예(禮)를 행하여 상서(祥瑞)로운 일을 행함을 말했다. 조(造)는 지음이요, 양(梁)은 다리이니, 배를 건조하여 물 위에 띄워 다리를 만들어 연결시키고, 그 위에 판자를 더하여 통행하니, 바로 지금의 부교(浮橋)다. 모전(毛傳)에 이르기를 “천자는 배를 만들어 사용하고 제후는 배를 동여매어 사용하고, 대부는 두 척의 배를 나란히 하여 사용하고, 사(士)는 배 한 척을 사용한다.”라고 했다. 송인 장재(張載)가 말했다. “배를 건조하여 다리를 만든 일은 문왕이 시작했는데 후에 천자의 예로 삼았다.”

六

有命自天(유명자천)

하늘로부터 명이 내려와

命此文王(명차문왕)

그 명이 문왕에게 임했네

于周于京(우주우경)

주나라의 경사에서 다스리게 하고

纘女維莘(천녀유신)

아름다운은 신나라 처녀

長子維行(장자유행)

장녀 태임이 시집와서

篤生武王(독생무왕)

돈독히 무왕을 낳으셨네

保右命爾(보우명이)

하늘의 보우와 명을 받아

燮伐大商(섭벌대상)

상나라로 진공했네

부다. 찬(纘)은 찬(㜺)의 가차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장자(長者)는 신나라 군주의 장녀 태사(太姒)다. 행(行)은 시집가는 행위다. 독(篤)은 두터움이니 태임(太任)이 이미 문왕을 낳고 태사(太姒) 또한 무왕을 낳았음을 일러 돈독하다고 했다. 보우(保佑)는 보살피며 도우는 것이고 섭(燮)은 습(襲)으로 섭벌(燮伐)은 습벌(襲伐)로 진공(進攻)함이다.

○ 하늘이 이미 문왕에게 천명을 내리고 주나라에 서울을 세우게 했다. 그래서 능히 태임의 뒤를 이을만한 여인을 찾아 결국 신나라 군주의 장녀 태사를 부인으로 맞이해 왔다. 하늘의 보살핌과 태임과 태사의 돈독함으로 무왕을 낳게 하여 천명에 따라 상나라를 치게 했음이다.

七

殷商之旅(은상지려)

은나라의 군사들

其會如林(기회여림)

그 수효가 숲속의 나무처럼 무수히 모여들자

矢于牧野(시우목야)

목야에서 맹세하기를

維予侯興(유여후흥)

나의 제후들이 일어났도다

上帝臨女(상제임녀)

상제께서 너희들에게 임하셨으니

無貳爾心(무이이심)

절대 두 마음을 품지 말지어다.

부다. 군사가 숲과 같다 함은 숲속의 초목처럼 많음을 말한다. 서전(書傳)에 “受率其旅(수솔기여) 若林(약림)”이라고 한 말은 이 뜻이다. 시(矢)는 군사들 앞에서 맹세함이다. 목야(牧野)는 조가(朝歌)의 남쪽 70리 되는 곳으로 지금의 하남성 기현(淇縣) 서남이다. 이(貳)는 의심하는 행위고 이(爾)는 무왕(武王)을 가리킨다.

○ 이 장은 무왕이 은주(殷紂)를 칠 때 숲속의 초목처럼 수많은 은나라의 군대가 무왕의 앞을 가로막아 은나라와 주나라 양편이 모두 목야에서 진을 쳤다. 비록 제후들이 몸을 일으키기는 했으나 군사들의 마음은 무왕의 군사들이 중과부적이라고 의심하는 바가 있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군사들을 독려하기 위해 말하기를 “상제의 천명이 그대들에게 임했으니 그대들은 절대 의심하지 말지어다.”했다.

八

牧野洋洋(목야양양)

목야의 들판은 양양하고

檀車煌煌(단거황황)

단단한 수레 빛을 뿜는다.

駟騵彭彭(사원팽팽)

배가 흰 네 필 말 씩씩하고

維師商父(유사상부)

사상보(師尙父) 태공망은

時維鷹揚(시유응양)

때로 하늘을 나는 용맹한 매처럼

涼彼武王(량피무왕)

저 무왕을 도와

肆伐大商(사벌대상)

저 큰 상나라를 정벌하니

會朝淸明(회조청명)

하늘은 아침부터 청명했도다.

부다. 양양(洋洋)은 바다처럼 넓은 모습니다. 단(檀)은 단단한 박달나무로 수레를 만든다. 황황(煌煌)은 선명하게 빛나는 모습니다. 검은 색에 배 부분이 흰색의 말을 원(騵)이라 한다. 팽팽(彭彭)은 수레를 끄는 사마의 강건한 모습니다. 사상보(師尙父)는 강태공이 태사가 되어 문왕으로부터 상보(尙父)라 칭호를 받았기 때문에 생긴 호칭이다. 응양(鷹揚)은 새매가 비상(飛翔)하여 장차 낚아채려는 행동과 같으니, 그 용맹함을 말한다. 량(凉)은 ࡔ한서(漢書)ࡕ에는 량(亮)이라 되어 있는데, 좌조(左助)함이다. 사(肆)는 병사들를 풀어놓는 행위다. 회조(會朝)는 전투가 벌어지는 아침이다.

○ 이 장은 무왕의 군대는 많고 장수들은 현명하여 상(商)을 쳐서 더럽고 탁한 것을 제거하니 하루아침에 천하가 청명(淸明)해졌음을 말했다.

大明 八章이니 四章은 章 六句요, 四章은 章 八句이다.

- 대명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