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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1-25 11:35:242548 
악론(樂論)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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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인문(人文)의 본말(本末)은 공자(孔子)의 말씀인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으로 분간된다. 옛것을 살펴봄이 인문의 본(本)이고, 그런 뒤에 새것을 알아봄이 말(末)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구관(舊貫)의 축적(蓄積)’인 전통(傳統)을 근거로 하여 지신(知新)하라 함이 온고이지신의 참뜻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축적을 잘라 버리고 어찌 제대로 된 인문(人文)이 성립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지난 20세기 한국인문정신(韓國人文精神)은 온고를 무시하고 지신만을 구미(歐美)로부터 받아들이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온고이지신이 지닌 참뜻을 잊어버리는 크나큰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그 결과 한국인문은 서양의 이론만을 수용하고 수입해 받아먹고 사는 꼭두각시 처지로 전락했을 뿐만 아니라 ‘구미(歐美)의 새장 속에서 서양의 사료(飼料)를 받아먹은 앵무새’ 꼴이라는 후손의 질책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이 책 《樂論》은 지난 세기의 과오를 반성하고 우리에게 대대로 이어져 온 인문정신을 되찾아 21세기에는 제정신이 살아 있는 인문(人文)을 일구게 하려는 의도에서 쓰여졌다. 그중에서도 특히 동양적 사유(思惟)의 근본(根本)이자 동북아문화권이 일구어 온 인문정신의 시원(始原)인 악(樂)을 통하여 동양의 보편적인 인문정신을 환기함과 동시에 우리가 잃어버린 한국적 인문정신을 회복하고자 함이다. 다음의 우화에 저자의 집필 의도가 잘 드러나 있다.




“원숭이 백 마리가 사는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 원숭이 중에서 99마리는 애꾸였고 한 마리만 두눈배기였다. 어느 날 어느 놈이 병신인지 마을 투표로 결판을 내게 되었다. 개표 결과는 99대 1로 두눈배기가 병신으로 판가름났다.”




즉 병신이래도 두눈배기가 되고자 하는 학자의 소신과 한국인문이 처해 있는 현실에 대한 개탄이 저자로 하여금 지난 20여년 간 이 방대한 책을 집필하게 한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다. 저자는 한국인문이 처음부터 제자리를 찾지 못하게 된 까닭을 한문인문을 틀어쥔 첫 세대가 대부분 친일분자(親日分子)였다는 데서 찾는다. 그 친일분자들이 광복(光復) 뒤에도 한국인문의 중심에 서서 한국인문을 서구화(西毆化)로 내모는 중심 역할을 한 결과 우리 본래(本來)의 인문정신(人文精神)이 버려져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서양 이론들이 중심이 된 한국인문의 시류(時流)에서 벗어나 저자가 시대의 변화를 몸소 겪으며 체득한 ‘종사(宗師 : 老莊-孔孟)의 경-전(經-傳)’이 지닌 참뜻이 담겨 있기에 “우리가 잃어버린 사유(思惟)의 근본(根本)을 찾아줄 인문(人文)의 본래(本來)”라 할 만하다. 나아가 이 책은 앞으로 한국인문(韓國人文)을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악(樂)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려는 의도도 품고 있다. 우리가 서구 문물을 아무리 수용한다 해도 우리의 인문정신은 동북아문화권을 관류하는 천명사상(天命思想)을 벗어나서는 제정신을 간직할 수 없으며, 그 천명사상을 익히기 위해서는 절대로 악(樂)을 떠날 수 없다. 그러한 이유에서 《樂論》의 말씀들은 모두 성현(聖賢)의 말씀을 바탕 삼아 저마다 인문정신의 정도(正道)를 스스로 가다듬을 수 있도록 악(樂)에 관한 말씀들을 천착하고 있다. 특히 나말(羅末) 최치원(崔致遠)이 밝혀 둔 ‘포함삼교(包含三敎)-접화군생(接化羣生)’이야말로 동북아문화권의 본래, 나아가 한국인문의 인문정신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근본 견해이다. 즉 동양의 인문정신은 유(儒)불(彿)도(道) 삼교사상(三敎思想)을 모두 포함하고 있음은 물론 초목군생과 동물에게까지도 덕을 베풀고 나아가 그들을 감화시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보다 훨씬 크고 넓으며 깊은 뜻을 간직하고 있다.










《樂論》은 크게 제1편 「人과 樂」과 제2편 「天과 樂」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악편>은 『예기(禮記)』 제19(第十九) 「악기(樂記)」를 통해 예악(禮樂)을 거론하고 있으며, 그 예악은 시가무기악을 통해 구체적으로 논지된다. <천악편>은 주로 노자(老子)를 위주로 장자(莊子)를 겸하여 노장(老莊)의 말씀을 통해 천악의 악(樂)과 연관되는 통념들을 두루 살피게 한다. 《樂論》은 무엇보다 공자(孔子)의 군자부쟁(君子不爭)과 노자(老子)의 지자불언(知者不言)이라는 말씀을 지침 삼아 성현의 말씀의 짜임새를 깊이 파고든 다음 그 말씀들을 통해 악(樂)을 살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 장(章)의 단원명은 불교의 ‘야단법석(野壇法席)’의 취지를 살려 ‘수시(垂示)-본칙(本則)-지주(指注)-주역(紬繹)’으로 취했다.

‘수시(垂示)’는 본칙(本則)으로 들어가게 안내해 주는 구실과 함께 본칙을 알려주는 단원이며, ‘본칙(本則)’은 악(樂)에 관한 경(經)-전(傳)의 말씀을 제시하고 한문투와 우리말투를 대비해 볼 수 있도록 새겨놓은 단원이다. 지주(指注)는 주석(註釋)주해(註解)한다는 말로 본칙(本則)의 한문투를 천착하여 익히게 하는 구실을 하고, 주역(紬繹)은 본칙(本則)의 구문 하나하나의 말씀들을 살펴 해석해 보는 소(疏)의 단원이라고 보면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주 단원은 지금까지 축적해 온 구관(舊貫)이 거의 모두 한문으로 기록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는 한국인문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마련된 단원으로, 조금 어렵더라도 정독하고 탐독한다면 경(經)-전(傳)의 말씀들을 해독하고 판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기술(記述)상의 특징은 상고로부터 조선조까지 축적해 온 구관들이 거의 한문전적(漢文典籍)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의도적으로 국한문(國漢文) 병용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권(文化圈)의 역내(域內)를 무시하고는 형성될 수 없는 인문학의 특성상 앞으로 한국인문을 더욱 강하게 전파해 줄 한자 매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한글로만 쓴 우리글은 우리끼리만 뜻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말이 되지만 국한문으로 쓴 우리말은 그 병용 정도에 따라 전파력이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인문은 문화전쟁(文化戰爭)의 보루(堡壘)이며 첨병(尖兵)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한국인문은 제정신을 갖춘 인문정신을 경시한 탓에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정성(精誠)으로 다루어지지 못했고, 그 결과 오랜 기간 동북아문화권의 토대를 쌓아 준 “사람과 하늘땅의 어울림”이라는 깊은 뜻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이제 《樂論》을 통해 지난날의 과오를 잊고 한국인문의 본래정신을 찾아 줄 인문정신의 전처(轉處)를 찾는 일이 시급하다. 이 책 《樂論》이 옛길을 되찾아 새 길을 잇고 넓혀 가는 등불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되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윤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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