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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열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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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인물묘사의 맛 느낄 수 있는 고전…歷史書라는 편견 버려야

이인호 한양대 editor@kyosu.net

‘사기’ 이전의 역사책은 단편적인 사실기록이나 간략한 연대기적 서술에 불과했다. 그런 상황에서 사마천은 수많은 문헌과 답사를 통해 자신의 역사관을 투영시킨 인물중심의 역사기술 형태인 기전체(紀傳體)를 창조했으며, 이는 후세의 정통으로 굳어져 대대로 계승됐다. 중국의 정사는 모두 ‘사기’의 형식을 따른 것이며, 우리나라의 대표적 역사책인 ‘삼국사기’나 ‘고려사’도 ‘사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사기’의 가치는 최초의 정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진시황제의 분서갱유로 거의 공백상태가 돼버린 중국 고대사를 복원하는데 중요한 참고자료이며, 진(秦)나라 이전의 학술을 연구하는 데도 필수도서로 취급되고 있다. 한편 객관적인 서술로 진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진한 감정을 투영시킨 문학적 서술은 지금까지 수많은 독자들을 감동시킨다. 또한 사마천은 절대권력 앞에서 소신껏 이야기하다가 궁형을 당했던 비극적 인물이며, 그런 비극을 ‘사기’로 승화시킨 정신은 그 이후 암울한 시대의 수많은 인물들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 그 외에도 사마천은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되새기며 인류의 보편적 과제인 인간의 운명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탐구했다. 따라서 우리는 ‘사기’를 읽으며 인생의 의미, 처세의 태도, 인간관계 등에 대해 깊이 사색하게 된다. ‘사기’가 2천여 년 전의 중국 역사책이지만, 역사·사상·문학을 두루 아우른 고전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사기’는 본기(本紀)·서(書)·표(表)·세가(世家)·열전(列傳)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있어 열전만 읽는 건 ‘사기’의 진면목이나 사마천의 깊은 뜻을 놓치게 한다. 그러나 열전만 읽는다고 했을 때 다음 몇 가지를 염두에 두는 게 좋다. 첫째, 열전에 등장하는 인물은 기본적으로 시대순에 따라 배열했으며 또한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역사적 의미’를 기준으로 선정됐다. 둘째, 열전에는 네 종류가 있다. 오로지 한명의 인물만을 다룬 편, 여럿을 한편으로 처리한 것, 비슷한 직업 혹은 유형의 인물을 합쳐서 한편으로 처리한 것, 나아가 중요 인물을 기록하고 그와 관련된 인물을 간략히 덧붙이는 경우도 있다. 사마천은 다양한 열전 형식에 특별히 명칭을 부여하진 않았지만 우리는 설명하기 쉽게 전전(專傳), 합전(合傳), 유전(類傳), 부전(附傳)이라 부른다. 이러한 다양한 형식의 구사는 중복된 사건을 간명히 처리해 편폭을 줄이기 위함이며, 중요 인물을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덜 중요한 인물까지 기록하는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셋째, 열전의 첫편 ‘백이열전’과 끝편 ‘태사공자서’를 먼저 읽는다. ‘백이열전’은 열전의 기준을 제시한 글이며, ‘태사공자서’는 ‘사기’ 전체의 서문에 해당하므로 우선적으로 섬세하게 읽는 것이 좋다.



‘사기’의 절반 이상은 漢나라 역사다. 말하자면, ‘사기’가 비록 黃帝로부터 漢武帝까지 약 3천 년에 걸친 통사이긴 하나 사마천은 당대사 위주로 쓰고 싶었던 것이다. 즉 사마천, 그는 과거를 위해 과거를 기록했던 게 아니라, 현실에 유용한 극히 실용적인 정치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예로 들어가며 ‘사기’를 썼던 것이다. 이 점을 분명히 파악해야만 ‘사기’를 역사책으로만 볼 때 야기되는 오해를 피할 수 있다. 사실상 사마천 당시는 물론이고 ‘사기’에 이어 2백여 년 뒤 ‘한서’를 썼던 班固의 시대에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사학’이란 개념이 없었다. 반고 당시의 서적 분류였던 ‘예문지(藝文志)’에는 사마천의 ‘사기’가 六藝略에 소속돼 있다. 말하자면 그 당시 ‘사기’는 ‘제자백가’의 범주에 소속됐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후세 역사의 관점에서 ‘사기’를 읽으면 사마천의 참뜻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항우를 ‘본기’에 넣었다느니 공자를 ‘세가’에 안배했다고 비판한다거나, 사마천이 ‘사기’에 너무 진한 감정을 투영하거나 감정이 격해져서 진실을 왜곡했다고 비난하기도 하는데, 이런 비판이나 비난은 사마천의 ‘사기’가 역사책이라는 선입견이 단단하게 박혀 ‘사기’의 제자백가적인 성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기열전’을 읽을 때 대개 사마천의 탁월한 인물묘사나 문학적 기교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많다. 물론 그런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러나 사마천은 전형적인 인물을 통해 사회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한다. 말하자면 ‘사기열전’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어느 한 방면의 대표적 인물이다. ‘맹자순경열전’, ‘중니제자열전’은 학술계의 가장 중요한 인물들이며, ‘소진열전’, ‘장의열전’은 전국시대를 개막한 유세객들을, ‘전단열전’, ‘악의열전’은 명장을 대표하고, ‘평원군열전’, ‘맹상군열전’, ‘위공자열전’, ‘춘신군열전’은 신귀족 세력을, ‘화식열전’은 경제적 변화를 대표한다. 또한 ‘유협열전’과 ‘자객열전’은 당시 사회의 특수한 풍속을 대표하고 있다. 이렇듯 사마천은 전체 사회에 착안해 전형적인 인물을 통해 특정한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게 열전을 깊게 읽는 독서법이라 하겠다.

이인호 / 한양대·중국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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