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禹)의 아들 계(啓)가 하(夏)나라의 제위에 올랐다. 그때까지는 천자가 어진 인물을 골라 제위를 물려주는 이른바 선양(禪讓)의 방법으로 제위가 계승되었으나 우의 아들 계 에 이르러 이 선양의 체제가 무너지고 세습의 방법으로 바뀌게 되었다. 원래 우는 자기의 뒤를 익(益)에게 물려주려 하였으나 제후들이 우의 공덕을 추모하여 그의 아들 계를 추대한 것이다.

계의 출생에 대한 전설이다.

일찍이 우는 제후인 도산씨(塗山氏)의 딸을 아내로 맞이했다. 도산은 안휘성(安徽省) 회원현(懷遠縣) 부근으로 회하(淮河)에 면한 지방이다. 치수공사에 한창 바쁠 때 결혼한 우는 일에 쫓기는 우로서는 결혼한지 4일 만에 다시 치수공사에 나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혼생활은 치수 공사장 부근의 대상(臺桑)이라는 곳에서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실수로 그의 아내에게 보여서는 안될 흉한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험한 길을 빨리 가기 위하여 마구 달렸는데 그때의 모습이 홉사 곰과 같았다. 그의 아내는 이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도망치다가 그만 돌동이로 변해 버렸다. 이때 그녀는 임신 중이었다. 우는 아내가 변한 돌을 향해 말했다.

“ 제발 내 자식이나 돌려주시오.”

그러자 돌이 깨지면서 아기가 나왔다. 그 아이가 바로 계였다. 계는 ‘ 열리다’라는 뜻으로 그가 돌을 열고 나왔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계가 태어난 곳은 숭산(嵩山) 기슭이었는데 후에 한무제(漢武帝) 원봉(元封) 원년 즉 기원전 110년 이곳을 방문한 무제(武帝)가 이 바위를 발견하고 그 이름을 ‘하후계모석(夏后啓母石)’이라고 지은 다음 숭산에 올라 사당을 짓고 산 밑의 300호를 지정해 그 세수로 사당에 제사를 올리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

굴원은 ‘천문(天問)’에서 “ 우의 아들이며 도산씨의 소생인 계는 예약을 정비한 인물이다. 그는 음률을 정비함으로써 ‘구변(九辯)’, 구가(九歌)를 지어 사람들을 즐겁게 하였다. 이렇게 근면한 사람이 어찌하여 어머니를 죽이고 태어났단 말인가? 성인으로 추앙되는 우, 예약을 창시한 계(啓) 모두가 인생으로써 만족한 생활을 했다고 할 수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라고 술회하여 계의 비극적인 출생을 슬퍼했다.

계는 제위에 오른 지 39년 만인 78세에 죽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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