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갑(孔甲)은 하나라의 14대 군주로 불강의 아들이다.

공갑은 소위 폭군으로 성격이 음란하고 귀신을 흉내내는 것을 좋아했다. 이 때문에 제후들은 하나라로부터 떨어져 갔다.

재위 중에 자웅 한쌍의 용이 하늘에서 내려 왔지만 환룡씨(용의 사육에 종사하는 씨족)가 없었음으로 기를 수가 없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용이 길조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는 하왕조의 덕이 쇠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때 유루라는 사람이 용을 기르려고 했지만 암컷 용은 죽어 버렸다. 유루는 죽은 용의 고기를 공갑에게 헌상했다. 용의 고기는 맛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용의 고기를 요구한 공갑을 만족시킬 수 없었던 유루는 도망쳤다.

사기 주본기에 하왕조의 때 두 마리의 용이 하늘에서 내려오자 점을 쳐 길흉을 점쳤다. 점괘에 용이 흘리는 침을 받아두면 길하다고 나왔으므로 용의 침 즉 용시를 그릇에 받아 밀봉하여 왕실의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 이 용의 침은 상나라·주나라로 전해져 주나라 여왕 때 세상 밖으로 거품이 나와 변해 포사가 태어났다는 신화가 기재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