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군의 설치와 그 관할지역의 확대로 합종을 와해시키는 진나라

1. 기원전 244년

진나라가 한나라의 13개 성을 점령하고 계속해서 동진하여 위나라의 창(畼)과 궤(詭)에 이르렀다. 2년 후 진나라 군대가 남북의 양로로 위나라 경내로 진공했다. 진나라의 대장 몽염(蒙恬)은 위(魏)나라의 산조(酸棗), 연(燕 : 북경지역의 연이 아니고 하남성 연진(延津) 동북의 고을을 말한다.), 허(虛), 도인(桃人), 산양(山陽), 옹구(雍丘), 장평(長平) 등의 12개 성을 점령했다. 이어서 예전에 위(魏)나라가 점령한 위(衛)나라 땅과 성고(成皐) 이동의 산조(酸棗), 연(燕), 허(虛), 도인(桃人) 등의 위(魏)나라 점령지를 합하여 동군(東郡)을 설치했다. 치소(治所)는 위(衛)나라의 구도(舊都) 복양(濮陽)에 두었다. 다음 해에 다시 진군은 위(衛)나라의 조가(朝歌)를 점령했다. 조가는 원래 위(衛)나라의 땅이었다. 진(秦)과 위(魏)나라의 연횡(連橫)으로 인하여 위(魏)나라에 의해 멸망당하고 그 부용국(附庸國)이 된 위(衛)나라는 진나라에 의해 점령되자 진나라의 부용국이 되고 위군(衛君) 각(角)과 그 지족들은 야왕(野王)으로 옮겨진 것이다.

이로써 위나라의 영토 안에 동군을 설치함으로 해서 제(齊)나라와 국경을 접하게 되었고, 또한 산동6국의 합종의 요처에 해당하는 허리를 끊음과 함께 한과 위 두 나라를 상당군(上黨郡)과 함께 3면에서 포위한 형세가 되었다. 기원전 241년 산동육국의 합종이 결성되었다. 조나라의 장군 방훤(龐煖)이 조(趙), 초(楚), 연(燕), 한(韓), 위(魏) 등의 5국 연합군을 이끌고 곧바로 지금의 섬서성 임동(臨潼)의 최(蕞)로 진격해 들어갔다. 그러나 진나라가 반격을 가하자 오국연합군은 곧바로 철수했다. 그러나 본국으로 철수하던 조군은 도중에 제나라 경내로 진공하여 지금의 하북성 염산(鹽山)의 요안(饒安)을 점령한 후 귀환했다. 이것이 전국시대 마지막으로 행해진 합종이었다. 비록 방훤이 저명한 종횡가에 군사전략가였지만 그러나 이때는 이미 산동육국의 힘이 다해 어찌해볼 수 없는 국면이었다. 이해에 진나라의 공세에 위협을 느낀 초나라가 그 도성을 수춘(壽春)으로 옮기고 그 영(郢)이라고 불렀다.

2. 기원전 239년

진나라가 진시황의 동생 장안군(長安君) 성교(成蟜)를 조나라의 상당군을 공략하게 했다. 그러나 성교는 둔류(屯留)에서 진나라에 반기를 들고 조나라에 투항해 버렸다. 이것은 진나라의 통치집단 내부의 갈등이 밖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음 해에 진나라의 양단화(楊端和)는 위(魏)나라를 공격하여 수원(首垣), 포(蒲), 연지(衍氏)를 점령하여 위(魏)나라를 복종시켰다.

3. 기원전 238년

진나라는 계속해서 위나라의 동쪽 지방을 공략하여 동군의 관할을 확대시켰다. 진나라는 원(垣), 포(蒲), 연(衍), 인(仁), 평구(平丘), 소황(小黃), 제양(濟陽), 견성(甄城) 등을 점령하고 계속해서 복수(濮水)와 역산(歷山) 이북에 이르기 까지 진나라의 동군의 관할에 포함시켜 동군의 동북으로는 연(燕)과, 동쪽으로는 제(齊), 북쪽으로는 조(趙), 남쪽으로는 한위(韓魏) 두 나라와 접경했다. 이로써 제(齊), 조(趙), 초(楚), 위(魏)의 교통로를 차단시켜 이후로는 산동 6국이 감히 합종을 시도할 수 없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