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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23편. 일광천하 구합제후(一匡天下 九合諸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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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23. 일광천하 구합제후(一匡天下 九合諸侯)

- 천하를 한 번 바르게 세우고, 제후들과 아홉 번 회맹을 행했다 -




주혜왕 22년 기원전 651년 겨울, 혜왕이 병이 들어 위독하게 되었다. 혜후(惠后)와 태숙대(太叔帶)의 란을 걱정한 세자정은 먼저 하사(下士) 왕자호(王子虎)를 제나라에 보내어 주나라의 어려움을 고하게 했다. 주혜왕은 앓아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었다. 세자정은 주공공(周公孔)과 소백요(召伯寥)를 불러 상의하여 혜왕의 상을 발하지 않고 먼저 제나라에 가있던 왕자호에게 사람을 보내어 혜왕의 죽음을 알렸다. 왕자호가 제환공에게 달려가 고하자, 환공은 곧바로 모든 제후들에게 사자를 보내 조(洮)1) 땅으로 모이도록 통고했다. 이윽고 약속한 날이 되자 회맹에 참여하여 삽혈의 의식을 행한 제후들은 제환공을 포함하여 송(宋), 노(魯), 위(衛), 진(陳), 정(鄭), 조(曹), 허(許) 등 여덟 나라였다. 8국의 제후들이 서명한 표문을 가지고 각 나라의 대부들이 주나라 왕성을 향해 출발했다. 제의 대부 습붕, 송의 대부 화수노(華秀老), 노의 대부 공손오(公孫敖), 위의 대부 영속(寧速), 진(陳)의 대부 원선(轅選), 정의 대부 자인사(子人師), 조의 대부 공자무(公子戊), 허의 대부 백타(百佗) 등 8국의 사자들이 탄 수레가 줄을 이어 주나라 경계에 당도했다. 대부들의 타고 온 수레는 모두 새의 깃털로 치장했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장중하고 화려했다. 열국의 대부들은 혜왕을 문안한다는 핑계를 대고 왕성밖에 진을 쳤다. 왕자호가 먼저 마차를 몰아 왕성으로 들어가 8국의 대부들이 왕성밖에 당도하였다는 소식을 주나라 조정에 전하자 세자정이 소백요를 불러 대부들을 위문하게 하고 이어서 혜왕의 죽음을 발상 했다. 여러 대부들이 새로 등극한 왕을 알현하게 해달라고 청하자 주공공과 소백요 두 사람은 세자정을 받들어 혜왕의 상을 받들도록 했다. 여러 대부들은 혜왕을 위문하러 온 김에 기다렸다가 붕어하면 조상(弔喪)도 함께 하라는 명령을 그들의 군주로부터 받았다고 고하고 즉시 세자정이 왕위를 물려받아야만 한다고 공개적으로 청했다. 대부들의 지원으로 마침내 세자정이 혜왕의 상을 발하고 장례를 주관하고 천자의 자리에 올랐다. 여러 백관들이 신왕의 즉위를 경축했다. 세자정이 주양왕(周襄王)이다. 혜후와 태숙대가 마음속으로 고통에 부르짖었으나 감히 다른 뜻을 밝힐 수가 없었다. 주양왕은 해가 바뀌자 개원을 하고 각 제후국에 자기가 천자의 자리에 올랐음을 알렸다.

주양왕 원년, 기원전 651년 봄에 춘제를 지낸 주양왕은 주공공에게 명하여 제사를 지내고 남은 고기를 제환공에게 하사하여 주나라 천자를 추대한 공로를 표창했다. 제환공이 그 소식을 먼저 듣고 다시 제후들을 모두 규구(葵邱)2)의 땅에 모이게 했다.

이윽고 회맹하는 날이 되자 각 나라 제후들이 정제한 의관에 치장한 방울소리를 울리며 줄을 지어 회맹장에 당도했다. 주천자의 사자로 참석한 주공공이 먼저 제단 위에 오르고 그 뒤를 따라 제후들이 각기 작위의 순서에 의해 그 뒤를 따랐다. 제후들은 제단의 북쪽에 준비된 천자의 빈자리를 향해 땅에 엎드려 재배를 드려 마치 주나라 조정에서 왕에게 알현하는 의식을 행하는 것처럼 했다. 알현의 의식이 끝낸 제후들은 작위의 서열에 따라 자리를 잡고 도열했다. 천자가 하사한 제사를 지낸 고기를 두 손으로 받쳐 든 주공공이 동쪽을 바라보고 서서 새로 등극한 천자의 명을 전했다.

「 천자가 주나라를 창건하신 문왕과 무왕의 유지를 받들어 백구(伯舅)에게 이 고기를 하사하노라! 」

제환공이 계단을 내려가 절을 올린 후에 고기를 받으려고 했다. 주공공이 제환공을 제지하며 다시 말했다.

「 천자께서 또 다른 칙명이 있다. 백구의 나이가 이미 80이 넘어, 땅에 엎드려 절을 올리는 행위는 노구에 수고를 끼치는 일임을 걱정하여 백구의 작위에 일급을 더하여 공(公)으로 올려 천자에게 머리를 굽혀 절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칙명이다. 」

제환공이 그 말을 따르고자 하자 관중이 곁에 있다가 말했다.

「 천자께서 비록 겸양의 뜻을 말한다고 해서 신하된 자로서 어찌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제환공은 관중의 말을 듣고 즉시 응대하여 주공공을 향하여 말했다.

「 천자의 위엄이 지척지간에 있지 않다고 해서 어찌 신하된 자가 감히 왕명을 핑계로 그 직분을 버릴 수 있겠습니까? 」

제환공은 즉시 제단 위에서 내려가 다시 고개를 땅에 대고 절을 올린 후에 제단으로 올라와서 제사 고기를 두 손으로 받았다. 여러 제후들은 제후가 겸양의 덕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여 마음속으로 승복했다. 환공은 여러 제후들이 해산하기 전에 우호를 다시 맹세하게 하고 주나라를 받들기 위해 다섯 가지 금기사항을 정했다. 다섯 가지 금기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一. 불효한 자를 주살하고 세자를 바꾸지 말 것이며 첩으로 부인을 삼지 말 것 - 誅不孝(주뷸효), 無易樹子(무역수자), 無以妾爲妻(무이첩위처)

二. 현인을 공경하고 인재를 길러 유덕한 사람을 창달할 것 - 尊賢育才(존현육재), 以彰有德(이창유덕),

三. 노인을 공경하고 어린이를 사랑하며 손님과 여행자를 소흘히 대하지 말 것 - 敬老慈幼(경노자유), 無忘賓旅(무망빈려)

四. 선비에게는 벼슬을 세습시키거나 겸직시키지도 말 것이며, 선비를 쓸 때는 반드시 인재를 써야만 하고 대부를 멋대로 전단하여 죽이지 말 것. -嗣無世官(사무세관),官事無攝(관사무섭),取士必得(취사필득),無專殺大夫(무전살대부)

五. 강의 제방은 굽히지 말고, 양곡의 거래를 막지 말 것이며, 대부를 봉하고도 천자에게 고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할 것 - 無曲防(무공박),無遏糴(무애적),無有封而不告(무유봉이불고)。




제후들이 맹세하기를 끝마치자 제환공이 마지막으로 일어나 말했다.

「 무릇 회맹을 행함은 다만 우호를 위함이라! 」

맹세문이 적힌 죽간에 제후들의 이름을 올리고, 희생을 다시 잡아 올리게 한 다음, 사람을 시켜 서장에 적힌 제후들의 이름을 크게 알리게 했다. 그러나 회생물의 피를 바르는 삽혈의 의식은 반복하지 않았다. 제후들은 비록 삽혈의 의식을 행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마음속으로 제환공에게 승복했다.




1)조(洮)/지금의 산동성 곡부(曲阜) 북 약 20키로 되는 곳에 있었던 고을


2)규구(葵邱) /현 하남성 조현(曹縣) 서 약 20km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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