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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1-29 09:34:492520 
제4장 6편 패자지도(覇者之道), 패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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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6. 패자지도(覇者之道)

- 패자의 길 -


건숙이 수레에 타고 건병이 마부가 되어 앞에서 몰았다. 공자집은 남은 한 대의 수레에 타고 뒤를 따랐다. 날이 어두워지면 자고 날이 밝으면 수레를 몰아 이윽고 공자집의 일행은 섬진의 경계에 당도했다. 공자집이 먼저 도성으로 들어가 목공을 알현하고 말했다.

「건선생이 이미 도성 밖에 당도하였습니다. 그의 아들 건병이라는 사람도 재주가 비범하여 얼마간의 시간을 주어 준비하게 하면 마땅히 일을 맡길 만 하다고 생각하여 신이 같이 데리고 왔습니다.」

목공이 크게 기뻐하며 즉시 백리해를 보내 영접해 오도록 했다. 건숙이 당도하자 목공이 계단을 내려와 예를 갖추어 맞이했다. 건숙을 자리에 앉게 한 목공이 물었다.

「정백이 여러 번 선생의 현명함을 말했습니다. 선생은 어떤 말로 저를 깨우쳐 주시겠습니까?」

건숙이 겸양의 뜻을 밝혀 사양하다가 재삼 강권하는 목공의 성의에 감동하여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

「섬진은 서쪽의 변방에 위치하여 융(戎)과 적(翟)에 이웃하고 있고 지세는 험하고 병사는 강합니다. 중원으로 나아가 능히 싸울 수 있고 관내로 후퇴하여 능히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원 제후들의 반열에 같이 서지 못함은 섬진의 위엄과 덕이 그곳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위엄이 없으면 심복 시킬 수 없으며 덕이 없으면 품을 수 없습니다. 심복하게 할 수도 없고 가슴에 안을 수도 없는데 어찌 패업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위엄과 덕 중 어느 것부터 먼저 행해야 합니까?」

「덕은 기본이고 위엄은 덕의 뒤를 따르는 것입니다. 덕이 있되 위엄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 나라는 외부로부터 침략을 당하게 됩니다. 또한 위엄이 있으나 덕이 없으면 그 나라는 안으로부터 무너집니다.」

「과인이 덕을 쌓고 위엄을 세우고 싶은데 어떤 가르침이 있습니까?」

「섬진은 융, 적의 오랑캐 풍속에 젖어있어 예(禮)와 교(敎)를 낯설어 하여 위엄을 세우려 해도 구분하지 못하고 귀천도 분간하지 못합니다. 신이 청하옵건대 먼저 백성들을 교화시키고 형벌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교화가 시행되어 윗사람들을 기꺼이 존경하게 된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고마움을 스스로 느끼게 한 다음 형벌을 이용하여 다스린다면 백성들은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백성들 사이에 높고 낮음이 있는 것은 사람 몸에 있어서 손과 다리 및 머리와 눈과 같은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관이오가 군사조직을 창제하여 천하를 호령하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이치에서입니다.」

「정녕 선생의 말씀대로 시행하면 천하를 제패할 수 있습니까?」

「아직 충분치 않습니다. 무릇 천하를 제패하고자 하는 자는 세 가지 계율을 지켜야 합니다. 탐하지 말고, 화내지 말며, 조급해 하지 말라!. 탐하면 많은 것을 잃게 되고, 화는 내게 되면 곁에 있는 친한 사람들이 떠나고, 조급하게 일을 행하면 빠뜨리게 됩니다. 주도면밀하게 일을 처리하여 문제가 없게 하기 위해서는 탐하지 말며 이익과 손해를 따져서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화를 겉으로 들어내지 말며, 완급을 참작하여 순서를 정하여 일을 하기 위해서는 조급하지 않아야 합니다.1) 군주께서 이 세 가지 계율을 능히 지킬 수 있으신다면 패업을 이룰 수 있습니다.」

「훌륭하신 말씀이십니다. 청컨대 과인이 지금 먼저 해야 할 일과 후에 할 일을 깨우쳐 주십시오.」

「섬진은 서융의 땅에서 일어난 나라입니다. 이것은 나라를 운영하기에 따라 화가 되기도 하고 복이 되기도 합니다. 작금에 있어서 패자를 칭하고 있는 제후(齊侯)의 나이가 이미 80이 넘어서 그가 이룩한 패업도 장차 허물어 질 것입니다. 군주께서 진실된 마음으로 옹(雍)과 위(渭) 땅의 백성들을 선무하여 여러 융족들의 추장들을 불러들이고, 복종하지 않는 융족들은 군사를 보내어 정벌하십시오. 연후에 중원에 변란이 일어나면 확충된 군사력을 기반으로 진압군을 보내 섬진의 덕과 의를 펼치신다면 비록 군주께서 패업에 뜻이 없다 하더라도 결코 사양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목공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과인이 새로이 얻은 두 노인들은 과연 뭇 백성들의 어른이로다.」

목공이 즉시 건숙을 우서장(右庶長)으로 백리해를 좌서장(左庶長)으로 삼아 위계를 상경(上卿)으로 하고 두 사람을 이상(二相)이라고 불렀다. 건숙의 아들 백을병도 대부에 봉했다. 섬진의 재상을 되어 정사를 맡은 두 사람은 법을 세우고 백성들을 교화하여 이로움을 구하고 해로운 것을 제거하자 섬진은 크게 다스려졌다.


주석

1) 毋貪, 毋忿, 毋急. 貪則多失, 忿則多離, 急則多蹶.夫審大小而圖之, 烏用貪, 衡彼己而施之, 烏用忿, 酌緩急而布之, 烏用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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