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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01 19:36:112509 
제3장 24편. 封禪不成 僭越天子(봉선불성 참월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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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封禪不成 僭越天子(봉선불성 참월천자)

- 봉선을 행하지 못하자 천자의 의례를 범한 제환공 -




이윽고 회맹의 의식을 끝낸 제환공이 갑자기 태재 주공공에게 물었다.

「 과인이 듣기에 하상주(夏商周) 삼대에 걸쳐 봉선(封禪)이라는 의식을 행하여 하늘에 제사를 드렸다고 하는데 그 절차가 어떠한지 나에게 말해 줄 수 있겠습니까? 」

재공(宰孔)1)이 대답했다.

「 옛날 선인들이 태산에 지내는 제사를 봉(封)이라 하고 태산의 낮은 봉우리인 양보산(梁父山)에 지내는 제사를 선(禪)이라 합니다. 태산에 봉하는 방법은 우선 흙으로 쌓은 제단 위에 제문을 새겨 놓은 폭이 좁은 옥편(玉片)을 넣은 금분으로 겉을 칠한 궤를 올려놓고 절을 하여 하늘의 은덕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합니다. 하늘은 높으니 높은 형상의 땅을 정하여 제사를 올리는 의식입니다. 양보에 선하는 방법은 형상이 낮은 곳을 택하여 깨끗이 청소한 바닥에 제사를 올립니다. 갯버들로 수레를 만들고 수초와 볏짚으로 멍석을 만들어 제사를 올리고 난 후에 그것들을 모두 묻어 땅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합니다. 하상주(夏商周) 3대가 천명을 받아 일어나 흥하게 된 것은 모두가 하늘과 땅의 도움에 힘입어서라고 생각하여 아름다운 보은의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 이렇듯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

제환공이 듣고 말했다.

「 하나라는 안읍(安邑)2)에, 상나라는 박(亳)3)에, 주나라는 풍호(豊鎬)4)에 각기 도읍이 있었는데 모두가 태산과는 매우 멀리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산을 찾아가 봉선을 행했습니다. 지금 두 산이 모두 우리 제나라 경내에 위치하고 있으니 내가 천자에게 부탁하여 차제에 봉선을 행해보고 싶소?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합니까? 」

재공이 보니 환공이 기고만장하여 스스로 교만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을 보고 말했다.

「 군주께서 하고자 하시는데 누가 감히 불가하다고 하겠습니까? 」

환공이 말했다.

「 오늘은 시간이 이미 늦었으니 내일 다시 모여 의논하도록 합시다. 」

제후들이 모두 흩어지자 재공이 조용히 관중을 찾아와 말했다.

「 무릇 봉선이라는 의식은 제후의 입장에서가 왈가왈부할 성질의 일이 아닌데 중보께서는 어찌하여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바라보고만 있으셨습니까? 」

관중이 대답했다.

「 우리 주군께서는 호승벽이 있으셔서 조용히 간해야만 막을 수 있습니다. 정면에서 반박하게 되면 오히려 일이 더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제가 듣기만 했었습니다. 제가 오늘밤에 조용히 찾아가 말씀을 드리려고 하던 참이었습니다. 」

이윽고 밤이 되자 관중이 환공을 찾아가 말했다.

「 군께서는 봉선을 정말로 행하실 생각이십니까? 」

환공이 의아한 태도로 되물었다.

「 어찌하여 못한단 말입니까? 」

지금까지 봉선을 드린 사람들은 하나라의 무회(无懷)5)씨부터 주나라 성왕 때까지 과거 1천여 년간 모두 72명뿐이었는데 모두가 하늘로부터 계시를 받고 봉선을 할 수 있었습니다. 」

환공이 얼굴에 불쾌한 기색을 띄우며 말했다.

「 과인이 남쪽으로는 초나라를 정벌하여 소릉(召陵)에 이르렀고 북쪽으로는 산융(山戎)을 정벌하고 영지(令支)로 들어가 고죽국(孤竹國) 왕의 머리를 베었습니다. 또한 서쪽으로 진격하여 유사(流沙)를 건너 태항산(太行山)까지 다녀왔습니다. 아직까지 내 말을 거역했던 제후들은 하나도 없었고 또한 과인이 병거를 끌고 제후들과 회합하기를 세 번, 의상행렬을 이끌고 회합하기를 여섯 번, 모두 합하여 제후들과 아홉 번을 회맹하고 천자를 한 번 세워 천하를 바르게 했습니다. 비록 삼대가 하늘로부터 명을 받았다고 하나 어찌 나보다 더 공덕이 크다고 하겠습니까? 태산과 양보산에 봉선하는 의식은 자손들에게 그 공덕을 보이고자 함인데 어찌 불가하다고 하십니까? 」

「 옛날에 하늘로부터 명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상서로운 징조가 있어야 하고 연후에 제물을 준비하여 태산과 양보산에 봉선을 했기 때문에 그 의식이 매우 성대하게 되었습니다. 호상(鄗上)6) 땅에서는 한줄기에 여러 개의 이삭이 달린 기장이 출현하였고, 북리(北里)7)의 땅에서는 또한 한 줄기에 여러 개의 이삭이 달린 벼가 나와서 이후에 태평성대가 이루어 졌습니다. 강수와 회수사이의 땅에서는 세 개의 등줄기를 갖고 있는 띠가 생겨났으니 소위 신령스럽다는 뜻의 영모(靈茅)라고 했습니다. 왕된 사람이 하늘로부터 명을 받아야만 이런 일이 생겨난다고 해서 옛날부터 책으로 만들어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동해에서는 비목어(比目魚)8)가 몰려들고 서쪽의 끝에서는 비익조(比翼鳥)9)가 쌍쌍이 날아왔는데 모두가 상서로운 조짐이었습니다.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이 일부러 불러서 온 것이 아니라 저절로 생겨나고 나타났습니다. 이런 일이 무려 15번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사서에 기록하여 남기는 이유는 자손이 번영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봉황이나 기린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날라 드는 것은 흉악한 소리개와 올빼미들뿐입니다. 한 줄기에 이삭이 여러 개 달린 가화(嘉禾)는 생겨나지 않고 번식하는 것이라고는 잡초와 쑥대풀 뿐입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봉선을 기어이 행하시고자 하신다면 열국의 제후들과 식자들이 주군을 보고 비웃지나 않을까 두려울 뿐입니다. 」

제환공이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날이 되어서도 봉선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회맹을 끝내고 본국으로 돌아온 제환공은 자기의 공이 높다고 스스로 생각하여 궁궐을 크게 증축하고 장식을 화려하게 꾸몄다. 또한 제환공이 타는 수레와 복식 및 호위하는 시종들은 모두 주왕실의 제도를 따라 왕의 것과 같이 시행하자 제나라의 사대부들은 환공이 참람하게 천자의 의식을 따른다고 뒤에서 비난하는 의견이 들끓게 되었다. 관중도 자기의 부중에 거대한 삼층 누각을 짓고 이름을 삼귀대(三歸臺)라고 했다. 즉 백성들이 따르고 제후들이 따르고 사방의 오랑캐들이 따른다는 뜻이었다. 또한 궁궐과 시정사이에 장막을 치고 문을 만들어 안과 바깥을 가리우고는 반점(反坫)10)을 만들어 열국의 사신들을 접대하게 했다. 괴이하게 생각한 포숙이 관중을 찾아와서 비난했다.

「 주군이 사치한다고 하여 그대도 사치하고 주군이 참람한 행동을 한다고 해서 그대도 같이 따라서 하니 군주를 간하여 막지는 못할 망정 어찌하여 같이 덩달아 할 수 있는가? 」

관중이 변명했다.

「 주군은 지금까지 온갖 고생을 마다 않고 공업을 이루어 단지 한때나마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한 것 뿐이네. 만약 예만을 주장하여 주군을 속박하면 고통스럽게 생각하고 나태한 생활에 젖어들 것일세. 내가 같이 덩달아 이렇게 하는 것도 역시 주군께 쏟아질 비난을 조금이나마 나누어 보고자 함일세. 」

포숙아가 입으로는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관중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1)재공(宰孔)/ 주공공(周公孔)의 관직이 태재(太宰)였기 때문에 관직과 그의 이름을 따서 재공이라 한 것이다.


2)안읍(安邑)/ 하나라의 도읍으로써 지금의 산서성 운성시(運城市) 부근. 하남(河南), 섬서(陝西省)과의 경계인 하곡부(河曲部)에 있었음. 후에 전국칠웅(戰國七雄) 중의 하나인 위(魏)나라의 초기 수도가 되었다.


3)박(亳)/지금의 하남성 안양시(安陽市) 부근. 갑골문자가 새겨진 용골의 발견으로 은나라의 실체가 밝혀진 안양시 소둔촌(小屯村)인 은허(殷墟)를 말한다. 하북성과의 경계에 있다.


4)풍호(豊鎬)/ 지금의 섬서성 서안시(西安市) 서쪽 근교에 있었던 서주의 도읍


5)무회(無懷)/ 중국의 상고시대의 전설에 나오는 부족이름으로 그 부족장을 무회씨라 불렀다.


6)호상(鄗上)/ <사기(史記)> <봉선서(封禪書)>에 “호상지서(鄗上之黍)”에 나오는 지명으로 지금의 섬서성 서안 서쪽의 호수(鄗水) 강안을 가리킨다. 후에 호현(鄗縣)으로 바뀌었다.


7)북리(北里)/ <사기(史記)> <봉선서(封禪書)>의 ‘ 古之封禪, 鄗上之黍, 北里之禾 所以爲盛’에 나오는 지명으로 북리(北里)는 미상이다.


8)비목어(比目魚)/ 눈이 하나밖에 없어 두 마리가 함께 다녀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전설상의 물고기로 부부간의 좋은 금슬을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9)비익조(比翼鳥)/ 암수가 다 눈이 하나 날개가 하나인 새. 늘 날개를 나란히 해야만 하늘을 난다하여 부부의 의가 좋음을 이를 때 쓰는 말이다.


10)반점(反坫)/ 제후들이 회맹할 때 헌수(獻酬)의 예를 행하고 나서 빈 잔을 엎어두는 받침대. 당시 봉건사회에서는 제후 이외의 일반인들이 소유할 수 없는 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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