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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01 19:38:242147 
제3장 25. 병탑계흉(病榻戒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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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25. 병탑계흉(病榻戒兇)

- 병상에서 삼흉(三兇)에 대한 경계를 유언하는 관중 -




이윽고 관중이 노환으로 병이 나서 자리에 눕자 제환공이 친히 병문안을 왔다. 관중의 신색이 파리하게 여위었음을 본 환공은 그의 손을 자기의 두 손으로 붙잡으며 말했다.

「 중보의 병이 매우 중한 것 같습니다. 불행히 일어나지 못한다면 과인은 장차 누구에게 정사를 맡겨 나라를 다스려야 되겠습니까? 」

그때는 이미 영척과 빈수무가 이미 세상을 뜬 후였다. 관중이 한탄하면서 말했다.

「 영척이 먼저 죽어 진실로 애석한 일입니다. 」

「 죽은 영척 말고 다른 사람은 어떻습니까? 내가 포숙아를 중보의 후임으로 하고자 하는데 어떻습니까? 」

「 포숙아라는 사람은 군자라. 정사를 맡기면 안 됩니다. 그 사람 됨이 좋고 나쁜 것이 분명하여 무릇 좋은 것은 한없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무조건 배척합니다. 그런 사람이 어찌 정사를 감당하겠습니까? 포숙아는 사람의 나쁜 면을 일단 한번 보면 평생토록 잊지 못하여 그것이 그 사람의 가장 나쁜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 그렇다면 습붕은 어떻습니까? 」

「 습붕이라면 가합니다. 습붕은 아랫사람에게 묻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그는 집에 있을 때에도 공사(公事)를 잊지 않는 사람입니다. 」

관중이 말을 마치고 한탄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 하늘이 습붕을 낳게 하여 이오를 위하여 그 혀 노릇을 하도록 했습니다. 몸통이 죽는데 어찌 혓바닥만이 홀로 온전할 수 있겠습니까? 주군께서 습붕을 오래도록 쓰시지는 못할 것입니다. 」

「 그렇다면 이아(易牙)는 어떻습니까? 」

「 주군께서 하문하지 않았더라도 제가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이아, 수초(竪貂), 개방(開方) 이 세 사람은 절대로 가까이 두어서는 안 됩니다. 」

「 이아는 그의 자식을 삶아 요리를 하여 나의 입맛을 돋우었습니다. 그는 나를 그의 자식보다 더 사랑하고 있는데 어찌하여 아직도 그를 의심하십니까? 」

「 사람의 갖고 있는 정 중에는 자식 사랑만큼 중한 것은 없습니다. 그 자식에게 그처럼 잔인하게 했는데 하물며 주군에게 인들 어찌 잔인하게 대하지 않겠습니까? 」

「 그렇다면 수초는 궁궐 안으로 드나들기 번거롭다고 자기 스스로를 거세하여 나의 곁에서 있으면서 지성으로 받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나를 자기 몸보다도 더 사랑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아직도 그를 의심하고 있습니까? 」

「 사람의 가지고 있는 정 중에 자기 몸에 대한 사랑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가 그 자신의 몸에 대해 그렇게도 잔인하게 대했는데 어찌하여 주군에겐들 잔인하게 대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

「 개방은 위나라의 공자입니다. 그는 천승(千乘)의 나라 태자였는데 그 자리를 마다하고 신하가 되어 나를 섬기고 있어 과인의 총애를 받는 f것을 그의 무한한 행복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의 부모가 죽었음에도 가서 조상을 하지 않았으니 이것은 과인을 자기 부모보다도 더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더 이상 의심하지 마십시오. 」

「 사람의 정 중에는 자기의 부모만큼 친한 것이 없습니다. 그 부모에게조차 잔인한 사람이니 어찌 주군에게 인들 잔인하게 대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천승국의 군주가 되는 일은 사람이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승국의 군주자리를 버리고 주군을 따랐으니 그의 바라는 바는 천승국보다 훨씬 큰나라입니다. 그런 사람을 가까이 두신다면 틀림없이 우리 제나라를 어지럽힐 것입니다. 」

「 그렇다면 이 세 사람은 나를 받든지 이미 오래 되었는데 중보께서는 어찌하여 지금까지 평소에 한 말씀도 하시지 않으시다가 지금에서야 멀리하라고 하십니까? 」

「 신이 평소에 말씀을 드리지 않았던 이유는 그 세 사람으로 인하여 주군께서 기쁨을 찾으셨기 때문에 그것을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이것을 물에 비유한다면 신은 주군을 위한 제방 역할을 하여 물이 마르거나 넘치게 하지 않게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방이 무너지려고 하니 장차 옆구리로 새어 흐르는 물이 환난의 근원이 될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전하께옵서는 부디 그 세 사람을 멀리하시어 앞으로의 일에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

제환공은 관중의 말에 명쾌하게 대답하지 않고 물러 나와 궁으로 돌아갔다. 그때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사람 하나가 이아에게 전했다. 이아가 다시 포숙을 찾아가 말했다.

「 중보가 제나라의 재상이 된 것은 대감이 천거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관중이 병이 들어 주군께서 왕림하시어 그의 후임을 묻자 관중이 대감에게는 정사를 맡기면 안 된다고 하면서 습붕을 천거했습니다. 중보의 처사가 매우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포숙아가 웃으면서 답했다.

「 그렇게 때문에 내가 관중을 주군에게 힘들여 천거했소. 관중은 친구라 할지라도 사사로운 마음을 버리고 나라에 충성한 것이오. 무릇 이 포숙아에게 사구(司寇)의 벼슬을 시켜서 망녕된 자들을 쫓아내라 해서 다소 간에 숨 쉴 여유가 있었겠지만 만약에 나에게 국정을 맡겼더라면 그대 같은 사람들이 발붙일 땅이 한 뼘이라도 남아 있었겠소? 」

이아가 얼굴을 크게 붉히고는 물러갔다. 다음날 환공이 다시 왕림하였으나 관중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포숙아와 습붕이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날 저녁 관중이 죽었다. 환공이 곡을 하며 애통해 했다.

「 슬프도다. 중보여! 하늘이 나의 한쪽 팔을 잘라 갔구나! 」

제환공은 상경 고호(高虎)를 감독으로 명하여 관중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게 했다. 관중에게 내린 채읍은 모두 그의 아들이 물려받게 하고 대대로 대부의 벼슬을 잇게 했다. 이아가 대부 백씨(伯氏)에게 말했다.

「 옛날 주군께서 병읍(騈邑)1)에 있던 그대의 식읍 3백 호를 빼앗아 관중에게 상으로 주었습니다. 지금 관중이 이미 죽었는데 어찌하여 주군에게 고하여 그 식읍을 돌려 달라고 하지 않습니까? 대부께서 말씀하신다면 제가 옆에 있다가 거들어 드리겠습니다. 」

백씨가 관중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에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 내가 나라에 세운 공이 없어 식읍을 잃었습니다. 중보가 비록 죽었다 하나 그가 세운 공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는데 내가 무슨 면목으로 식읍을 돌려 달라고 주군께 청하겠습니까? 」

이아가 한탄하면서 말했다.

「 관중은 죽었지만 식읍을 빼앗긴 백씨조차도 능히 마음속으로 복종하게 하고 있으니 우리 같은 사람은 진실로 소인배에 지나지 않는구나! 」

한편 환공은 관중이 죽을 때 남긴 유언에 따라 습붕을 관중의 후임으로 재상에 임명하여 정사를 맡겼다. 그러나 습붕도 관중이 죽고 난 다음 한 달도 채 안 되어 병이 들어 죽었다. 환공이 말했다.

「 과연 중보는 성인이로다. 어떻게 하여 습붕이 나와 오래 지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단 말인가? 」

제환공이 다시 포숙을 불러 습붕의 뒤를 이어 제나라의 정사를 맡기려고 했으나 포숙은 한사코 고사했다. 환공이 말했다.

「 지금 조당을 통틀어 이 나라의 정사를 맡아 할 사람은 경만한 사람이 없는데 경이 불가하다면 따로 추천할 만한 사람이 있습니까? 」

「 신은 선한 것만을 좋아하며 악한 것은 싫어하는 호오(好惡)가 분명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전하께서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주군께서 저를 꼭 쓰시겠다고 하신다면 이아, 수초, 개방 세 사랍을 멀리 내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신다면 제가 주군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

「 중보가 당부한 말인데 어찌 내가 경의 말을 따르지 않겠습니까? 」 제환공은 당일로 세 사람을 파직하여 쫓아낸 후 다시는 궁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환공의 명을 받고 재상의 자리에 오른 포숙이 제나라 정사를 맡아보게 되었다. 각국의 제후들이 변함없이 제후의 영을 받든 것은 포숙을 임용하고 관중이 지난날에 만들어 놓은 정령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제환공은 포숙아에게 정사를 위임하고 관중의 유언을 따라 수초, 역아 및 개방 세 사람을 궁중에서 쫓아냈지만 먹는 음식은 입맛에 맞지 않고, 밤중에는 잠을 잘 이루지 못했으며, 입에서는 즐거운 말이 나오지 않고 얼굴에는 웃음을 지을 수가 없었다. 장위희가 보고 환공에게 말했다.

「 주군께서 수초 등을 내치신 후에는 국정도 돌보시지 못하시고 용안은 날이 갈수록 수척해 지고 있습니다. 좌우에 모시고 있는 시자들이 주군의 뜻을 잘 살피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찌하여 그들을 불러 시중을 들라 하시지 않으십니까? 」

「 과인 역시 그 세 사람을 데려오고 싶은 마음 간절하오. 그러나 이미 쫓아낸 그들을 다시 부른다면 포숙의 뜻을 거스르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되어서요. 」

「 포숙인들 좌우에 시자를 어찌 데리고 있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주군께서는 이미 연로하셨는데 어찌하여 스스로 이렇듯 고통을 당하고 계십니까까? 주군께서는 단지 입맛을 돋우는 요리가 먹고 싶다고 하시면서 먼저 이아를 불러들이십시오. 그리 되면 나머지 두 사람은 자연히 이아를 따라 왕래할 것입니다. 공연히 개방과 수초를 한꺼번에 불러 번거롭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

환공이 장위희의 말을 쫓아 이아를 들어오게 하여 요리를 하여 바치게 했다. 포숙아가 들어와서 간했다.

「 주군께서는 벌써 중보의 유언을 잊으셨으니까? 어찌하여 이아를 불러 들이셨습니까? 」

「 이아 등의 세 사람은 나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나라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중보의 유언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제환공은 끝내 포숙아의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개방과 수초마저도 같이 불러 궁으로 다시 들어오게 했다. 환공의 부름을 받고 옛날의 직위를 다시 찾은 세 사람은 환공의 곁에서 시중을 들었다. 포숙은 환공이 자기의 말을 듣지 않고 세 사람을 다시 궁중에 불러 들여 곁에 두자 화를 참지 못하고 병이 나서 죽고 말았다. 제나라는 이때부터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1)병읍(騈邑)/현 산동성 유방시(濰坊市) 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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