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風3•邶風7

凱風(개풍)

-남풍이 불면-

음풍이 유행하던 위나라에 아들 일곱을 난 어머니가 자식들을 버리고 다른 데로 시집을 갔음에도 아들들이 그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낳아준 수고에 대한 은혜를 노래한 시다. 棘心夭夭(극심요요)는 즐비하게 늘어선 어린 자식들을 말한다. 오행의 이치에 따라 음력 4월부터 부는 바람을 남풍이라 하고, 봄바람은 동풍이라 한다.

一

凱風自南(개풍자남)

산들바람 남쪽으로부터 불어와

吹彼棘心(취피극심)

가시나무 새싹을 어루만지네 !

棘心夭夭(극심요요)

어린 새싹이 앳되거늘

母氏劬勞(모씨구로)

어머니여, 수고하셨습니다.

○비(比)다. 음력 4월부터 부는 남풍을 개풍(凱風)이라 부르니 만물을 키우고 기르는 바람이다. 극(棘)은 작은 나무로 우북하면서 가시가 많이 나서 크기가 어렵고, 싹은 어리고 약해서 큰 나무를 이루지 못한다. 요요(夭夭)는 어리고 예쁜 모양이고 구로(劬勞)는 병들고 괴로움이라.

○ 음풍이 유행하던 위나라에 아들을 일곱이나 둔 어머니가 자식들을 키우며 편안하게 살지 못하고 다른 데로 시집갔다. 이에 아들들이 개풍(훈훈한 바람)으로써 어머니를 비유하고, 극심(어린 새싹)으로 자식의 어린 때를 비유했다. 대개 어머니가 여러 아들을 낳아서 기르는 노고가 심했다 하니 그 시작을 근본으로 하여 자책하는(어머니로 하여금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실마리를 일으킴이다.

二

凱風自南(개풍자남)

산들바람 남으로부터 불어와

吹彼棘薪(취피극신)

저 앙상한 가시나무 가지를 어루만지네

母氏聖善(모씨성선)

어머님의 착한 마음 끝이 없었으나

我無令人(아무영인)

우리는 좋은 아들 못되었네

흥이라. 성(聖)은 슬기로움이고, 영(令)은 착함이라.

○ 가시가 자라서 나무가 되었으나 아름다운 재목은 될 수 없다. 그래서 장대한 아들들이 성선으로써 그 어머니를 일컫고, 자신들 아무도 착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으니 그 스스로 자책함이 깊다.

三

爰有寒泉(원유한천)

여기 한천이라는 샘이 있어

在浚之下(재준지하)

준읍 아래를 흐르네

有子七人(유자칠인)

아들을 일곱이나 낳아

母氏勞苦(무씨노고)

어머니는 언제나 고생만 하네

흥이다. 준(浚)은 위(衛)나라 고을이다.

○ 여러 아들이 스스로 꾸짖어 “ 차가운 샘이 준읍(浚邑)에 이익이 되는 것이 있거늘 아들이 일곱이나 있어도 도리어 어미를 섬기지 못하여 어미로 하여금 수고로움에 이르도록 하느냐?”라고 했다. 이에 은미(隱微)하게 그 일을 가리키면서 아파하고 스스로 각고하여 책망함으로써 어머니의 마음을 감동케 하기 위함이다. 어머니가 음탕한 풍속에 빠져 능히 스스로를 지키지 못했음에도 자식들이 자책하여 능히 어머니를 섬기지 못하여 그 노고를 은미하게 간하여 어머니의 악함을 드러내지 아니하니 가히 효라 말할 수 있다.

(주역』 산풍고괘(山風蠱卦)의 간모지고(幹母之蠱)에 해당함)

四

睍睆黃鳥(현환황조)

곱고고운 꾀꼬리여

載好其音(재호기음)

울음소리도 아름답구나

有子七人(유자칠인)

아들이 일곱이나 있어도

莫慰母心(막위모심)

어머니의 마음 위로할 수가 없네

○ 흥이다. 현환(睍睆)은 맑고 화하고 둥글고 구른다는 뜻이라.

○ “ 황조도 오히려 소리가 좋아서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거늘 우리 일곱 자식은 홀로 어머니 마음을 위로하고 기쁘게 해드리지 못하는가?”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