鳧鷖(부예)

- 물오리와 갈매기-

부(鳧)는 물오리로 크기는 오리만 하고푸른 색에 다리나 부리는 짧으며 물새 중에서 비교적 성실한 편이다. 몇 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하늘을 덮는데 나는 소리는 마치 태풍이 불고 비가 오는 것과 같고 이르는 곳의 곡식은 하나도 남지 않는다. 또 예(鷖)는 백구(白鷗)로 갈매기다. 남쪽의 강과 바다와 호수와 시냇가에 산다. 모양과 색깔은 백합(白鴿)이나 백계(白鷄)과 같은데 부리와 다리가 길고 무리지어 날면 해와 같이 눈부시게 빛난다.

주희의 설은 “ 첫째 날 지내는 정제(正祭)를 지내고 다음날 역제(繹祭)를 지낼 때 첫째 날 모셨던 시동(尸童)을 빈객으로 맞이하여 연회를 베풀 때 연주했던 노래다.”라고 했다. 제사가 끝난 후, 시동을 맞이하여 잔치를 하는 모습을 보면, 제주가 대부인 경에는 이를 빈시(賓尸)라고 칭하고 제사 당일에 실시하며, 재주가 천자나 제후인 경우에는 역(繹)이라 하며 제사 다음 날에 잔치한다. 신을 대신했던 시동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잔치를 베푸는 것이다.

其一

鳧鷖在涇(부예재경)

물오리와 갈매기 경수(涇水)에서 놀고

公尸來燕來寧(공시래연래녕)

공시는 연향(宴饗)에서 편히 즐기네

爾酒旣淸(이주기청)

그대가 내온 술은 맑고

爾殽旣馨(이주기청)

안주는 맛있고 향기로우니

公尸燕飮(이효기향)

공시가 즐겁게 술을 드시니

福祿來成(복록래성)

복록이 그대에게 이루어지리라!

흥이다. 부(鳧)는 물새이니 오리와 같고, 예(鷖)는 갈매기이다. 경(涇)은 강물이 굽이치지 않고 똑바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이(爾)는 노래 부른 사람이 주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향(馨)은 머리까지 풍기는 향(香)이다.

○ 정제(正祭) 다음날 역제(繹祭)를 지낼 때 시동을 빈객으로 모시고 연주하는 노래다. 이에 물오리와 갈매기는 곧바로 흐르는 강물 위에 있는데 공시(公尸)는 잔치에 와서 편안해 한다. 술이 맑고 안주가 향기로우니 공시가 연음하여 복록이 이루어짐이다.

其二

鳧鷖在沙(부예재사)

물오리와 갈매기 모래밭에서 노니는데

公尸來燕來宜(공시래연래의)

공시는 연향에서 편히 쉬시네

爾酒旣多(이주기다)

그대가 내온 술 많기도 하고

爾殽旣嘉(기효기가)

안주는 맛있고 향기로워

公尸燕飮(공시연음)

공시께서 즐겁게 술을 드시니

福祿來爲(복록래위)

복록이 스스로 그대에게 이르리라!

흥이다. 위(爲)는 조(助)와 같다.

其三

鳧鷖在渚(부예재저)

물오리와 갈매기 물가에서 놀고

公尸來燕來處(공시래연래처)

공시께서 연향에서 편히 쉬시네

爾酒旣湑(이주기서)

그대가 내온 술 거르고

爾殽伊脯(이효이포)

그대가 내온 맛있는 육포 안주로 삼아

公尸燕飮(공시연음)

공시께서 즐겁게 드시니

福祿來下(복록래하)

복록은 영원히 이어지리라!

흥이다. 저(渚)는 강가의 옆으로 높은 곳이다. 서(湑)는 술을 거르는 행위다.

其四

鳧鷖在潨(부예재중)

물오리와 갈매기는 물에서 놀고

公尸來燕來宗(공시래연래종)

공시께서는 종묘에서 연향하시네

旣燕于宗(기연우종)

종묘에서 연향하니

福祿攸降(볼록유항)

복록이 내리고

公尸燕飮(공시연음)

공시께서 즐겁게 드시니

福祿來崇(복록래숭)

그대의 복록 겹쳐 내리리

흥이다. 중(潨)은 물이 모여 고인 곳이다. 내종(來宗)의 종(宗)은 높임이요, 우종(于宗)의 종(宗)은 묘(廟)다. 숭(崇)은 쌓여서 높고 큰 모습이다.

其五

鳧鷖在亹(부예재미)

물오리와 갈매기 골짜기에서 노는데

公尸來止熏熏(공시래지훈훈)

공시께서는 잔치를 즐기네

旨酒欣欣(지주흔흔)

맛있는 술 즐겁게 마시고

燔炙芬芬(번자분분)

고기 굽는 향기로운 냄새 드높은데

公尸燕飮(공시연음)

공시께서는 즐겁게 술을 드시니

無有後艱(무유후간)

오래도록 후환이 없으라!

흥이다. 미(亹)은 물이 협곡 중에 흘러서 두 언덕이 문(門)처럼 생긴 모습이다. 훈훈(熏熏)은 화열(和說)함이고, 흔흔(欣欣)은 즐거움이며, 분분(芬芬)은 향기로움이다 .

鳧鷖 五章이니, 章 六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