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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5-19 11:23:313262 
3. 桑柔(상유) - 부드러운 뽕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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桑柔(상유)

- 부드러운 뽕나무 -

이 시는 예량부(芮良夫)라는 인물이 포학무도한 주려왕(周厲王)이 망녕된 신하를 등용하여 결국은 나라를 멸망의 구렁텅이로 몰고 간 것을 보고 슬퍼하며 지었다고 했다. 좌전 문공(文公) 13년 조에 진목공(秦穆公)이 이 시의 13장을 인용하면서 그 출처를 예양부이 시라고 칭했다는 기사가 있다. 또한 왕부(王符)의 『잠부론(潛夫論)·알리편(遏利篇)』에 “ 이익(利益)을 독차지하려는 주려왕이 영이공(榮夷公)을 등용하자 예량부가 간했으나 듣지 않았음으로 상유의 시를 지어 풍자했다.”라고 했다. 『사기(史記)』나 『국어(國語)』에도 같은 기사가 있다. 예량부라는 인물은 기내(畿內)의 제후국인 예(芮)나라의 군주 예백(芮伯)으로써 주려왕 당시 주나라의 왕도로 들어가 경사(卿士)가 되었다. 량부(良夫)는 그의 자다. 예나라는 『한서지리지(漢書地理志)』에 의하면 좌풍익(左馮翊) 관하의 임진(臨晉)에 예향(芮鄕)이라고 있는데 바로 그곳이다. 지금의 황하 서쪽의 섬서성 대려현(大荔縣) 경내고 황하의 동쪽 편에는 예성(芮城)이라는 지명이 있다. 다음은 『사기(史記)·주본기(周本紀)』의 관련 기사다.

『 주이왕(周夷王)의 뒤를 이어 려왕(厲王) 호(胡)가 즉위하였다. 려왕이 30년 동안 재위하면서 이(利)를 탐하여 영이공(榮夷公)을 가까이 하였다. 대부 예량부(芮良夫)가 려왕에게 간했다.

「왕실이 장차 쇠약해지려 하고 있지 않습니까? 영이공이 눈앞의 이만 탐하고 있는 행위는 장차 나라에 큰 재난을 몰고 올 화근이라는 사실을 어찌하여 모르십니까? 무릇 이(利)란 온갖 일에서 발생하며, 또한 천지만물의 자연적인 이치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을 홀로 독점하니 실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해악이 발생하는 원인이 될 것입니다. 천지간의 만물은 모든 사람이 취하여 같이 사용해야 하거늘 어찌하여 유독 한 사람에게만 독점하게 하십니까? 장차 백성들이 이로 인하여 분노를 하게 되면 그때는 아무도 막을 수 없게 됩니다. 영이공이 재물과 이로써 대왕의 마음을 혹하게 하니 대왕께서는 어찌 오랫동안 왕 노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무릇 왕 된 자는 마땅히 각종 재물을 개발하여 나온 이익을 상하 군신들과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하며, 신(神)과 사람 및 만물로 하여금 각기 그들의 몫을 얻게 하시고 또한 매일 백성들의 원망을 사지 않을까 조심하시고 두려워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송(訟)에 다음과 같은 노래가 있습니다.

思文后稷 克配彼天(사문후직 극배피천)

문덕에 빛나는 후직은, 능히 저 하늘과 짝하셨고


立我烝民 莫匪爾極(입아증민 막비이극)

우리 백성들을 배불리 먹게 하셨으니

어찌 지극한 덕이라 이르지 않겠는가?


또 대아(大雅)에 노래하기를

陳錫載周(진석재주)

두루 복을 내리사 주 천하가 되었도다


이것은 이익을 두루 나누어주면서도 오히려 환난이 일어남을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조심했기 때문에 우리 주나라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천자께서 이익을 독점하는 방법을 배우려하시고 계시니 이것이 가당한 일이겠습니까? 필부가 이익을 독점하려 하면 사람들은 그를 도적과 같은 사람이라고 욕을 하는데 하물며 왕이 이러한 일을 행하려 하니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까 심히 걱정됩니다. 만약 천자께서 영공(榮公)을 계속 쓰신다면 주나라는 조만 간에 망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려왕은 제공의 말을 듣지 않고 마치내 영공을 경사(卿士)에 임명하여 주나라의 국정을 맡겼다.

려왕이 포학무도(暴虐無道)하고 방종교오(放縱驕傲)하니 국인들이 모두 왕을 비방하였다. 소공이 간하여 말했다.

「백성들이 천자의 명을 감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왕이 노하여 위(衛)나라에서 무당을 불러와 천자를 비방하는 국인들을 감시하게 했다. 위무(衛巫)에게 고변 당하는 국인들은 모두 잡아다가 죽였다. 그러자 왕을 비방하는 사람들은 없어지고 제후들은 입조하여 조현을 들이지 않았다. 려왕 34년 백성들을 더욱 엄하게 다스리니 국인들이 길을 가다가 만나도 말을 하지 못하고 서로 눈짓만을 하며 지나쳤다. 려왕이 기뻐하며 소공에게 말했다.

「내가 능히 국인들의 비방하는 말을 막았다. 이제는 아무도 함부로 나를 비방하지 못하고 있다.」

소공이 말했다.

「이것은 장(障)이라 국인들의 입을 막아서 억지로 말을 못하게 막는다는 뜻입니다. 백성들의 입을 막는 행위는 마치 물길을 막는 것과 같아 막힌 물이 일단 터지면 둑이 무너져 몸을 상하는 사람이 많게 됩니다. 백성들의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수를 하는 자들은 물길을 열어서 물을 흐르게 하고 백성들을 다스리는 자는 그들로 하여금 말을 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그런 연유로 왕이 정사를 돌볼 때 공경들로부터 사(士)에 이르는 일반 관리들에게는 정치의 득실을 논한 시(詩)를 지어 바치게 하고 악사(樂師)들에게는 악곡을, 사관(史官)에게는 역서(曆書)를, 악관(樂官)들의 장인 태사(太師)에게는 잠언(箴言)을 짓게 해서 바치게 했습니다. 또한 장님으로 태어난 사람에게는 공경과 사대부들이 지어서 바친 시를 읊게 하고, 실명한 장님에게는 태사가 지은 잠언을 낭독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백관들에게는 왕에게 간하도록 하고 서인들에게는 자기들의 뜻을 전하여 왕에게 알리도록 했으며 좌우의 근신들에게는 백관들이 바르게 간하도록 살펴보도록 했습니다. 또한 왕의 종친들이나 친족들에게는 왕이 잘못한 점을 보완하게 하고 태사(太師)와 태사(太史)는 잠언(箴言)과 사서(史書)로써 왕을 교도(敎導)하도록 하고 백관들 중 나이가 많이 든 사(師)나 부(傅)의 직에 있는 기애(耆艾)들은 항상 왕에게 훈계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런 연후에 왕은 이 모든 것들을 참작하여 일을 행하여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백성들에게 입이 있음은 마치 세상에 소용되는 재물들이 생성되어 나오는 땅의 산과 내가 있는 것과 같고, 또한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나오는 고원(高原), 저습지(低濕地), 평원(平原), 관개수(灌漑水) 가 흐르는 옥야(沃野) 등의 땅과 같은 것입니다. 백성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하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모두 나타나게 되어 좋은 일은 행하고 나쁜 일에 대해서는 대비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땅에서 얻어지는 재물들을 모두 백성들이 먹고 입는 것에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무릇 백성들의 마음속으로 걱정하는 바를 입 밖으로 내어 하는 말은 여러 번 생각한 끝에 나온 것입니다. 그럼에도 만일 백성들의 입을 막는다면 그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가겠습니까?」

려왕이 소공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나라 안에서는 아무도 감히 입을 열어 말을 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게 되었다. 그런 상태로 3년이 되던 해에 백성들이 일제히 일어나 려왕을 습격하였다. 려왕은 백성들을 피해 체(彘)로 달아났다. 이해가 공화(共和) 원년으로써 기원전 841년의 일이었다.』

其一

菀彼桑柔 其下侯旬(완피상유 기하후순)

저 울창하고 부드러운 뽕나무 그 아래 그늘 넓게 깔렸네.


捋采其劉 瘼此下民(날채기유 막차하민)

성긴 잎 달린 가지 홅으니 이제 백성들 쉴 그늘도 없어졌네.


不殄心憂 倉兄塡兮(부진심우 창형전혜)

끝없는 근심 가슴에 안고 슬픔만이 더해 병이 되었네


倬彼昊天 寧不我矜(탁피호천 영불아긍)

밝으신 저 하늘은 이 몸을 불쌍히 여기지도 않으시네.

비다. 완(菀)은 잎이 우거져 무성한 모습이고 순(旬)은 노시(魯詩)에는 순(洵)으로 되어있으며 수음편포(樹蔭遍布) 즉 나무그늘이 두루 미쳐 있음이다. 날(捋)은 손으로 나뭇잎을 훑어서 따는 행위다. 유(劉)는 잎이 땋여서 가지가 앙상한 모습이다. 진(殄)은 절(絶)로 부진(不殄)은 부절(不絶)이니 끊임없음이다. 창형(倉兄)은 창황(愴怳)과 통하니 비민(悲閔)하다는 뜻이다. 탁(倬)은 밝은 모습이다.

○ 모서(毛序)는 “엽백(芮伯)이 려왕(厲王)을 풍자하여 지었다.”라고 했고. ࡔ춘추전(春秋傳)ࡕ에도 “예량부(芮良夫)가 지은 시(詩)다.”라고 했는데 대체로 역사적인 사실과 부합된다. 뽕나무 잎은 매우 무성하지만, 뽕잎을 따게 되면 하루아침에 모두 없어져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된다. 그래서 비유하여 주(周)나라가 번성할 때는 잎이 무성하여 그늘이 두루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는데, 려왕(厲王) 때에 이르러 사행(肆行)하고 포학(暴虐)하여 선인들의 공업을 패(敗)하게 함에 이르음으로 주왕실을 갑자기 조락된 뽕나무에 비교한 것이다. 뽕잎은 이미 땋여서 그늘을 잃게 된 상황을 주나라가 쇠락한 결과 백성들이 피해를 입은 상황과 비유했다. 그래서 군자가 근심을 놓지 못하고 매우 슬퍼하여 병이 들었음으로 하늘을 부르짖으며 호소했다.


其二

四牡騤騤 旟旐有翩(사모규규 여조유편)

네 필 숫말 늠름하게 달리고 온갖 깃발 바람에 펄럭이네


亂生不夷 靡國不泯(난생불이 미국불민)

난리가 일어나도 평정되지 않으니

망하지 않는 나라가 없네.


民靡有黎 具禍以燼(민미유려 구화이진)

살아남은 많지 않은 백성들, 화를 겨우 면하고


於乎有哀 國步斯頻(어호유애 국보사빈)

아아, 슬프도다! 나라의 운명이 위태롭게 되었도다!

부다. 이(夷)는 평식(平息)으로 편하게 쉼이고 민(泯)은 란(亂)이다. 려(黎)는 중(衆)으로 검은 머리를 한 일반 백성들을 뜻한다. 구(具)는 함께이다. 진(燼)은 회진(灰燼)으로 불에 타서 남은 재다. 보(步)는 운(運)과 같다. 빈(頻)은 위급함이다.

○ 려왕(厲王)의 란정(亂政)에 천하의 징역(征役)이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거마(車馬)와 정기(旌旗)를 보고 싫어하며 괴로워하던 백성들이 노래를 지어 불렀다 .


其三

國步蔑資 天不我將(국보령자 천불아장)

나라의 운명은 돌이킬 수 없는데

하늘마저 나를 돕지 않네


靡所止疑 云徂何往(미소지의 춘저하왕)

머물러 쉴 곳이 없으니 떠난다 한들 어디로 간단 말인가?


君子實維 秉心無競(군자실유 병심무경)

군자는 진실로 좋은 정치 펼칠 생각 없으니


誰生厲階 至今爲梗(수생려계 지금위경)

누가 이 재앙의 씨를 뿌려 지금의 괴로움을 만들었는가?

부다. 멸(蔑)은 무(無) 혹은 미(未)이고 자(資)는 제(濟)의 가차로 정(定)과 통한다. 즉 멸자(蔑資)는 무질서(無秩序)로 나라가 안정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장(將)은 부조(扶助)이고 의(疑)는 지(止)와 동의어로 정식(定息)이다. 조(徂)는 왕(往)과 같다. 경(競)은 쟁(爭)이니 무경(無競)은 무쟁(無爭)이다. 즉 ‘권력을 다투고 이익을 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려(厲)는 원망이니 려계(厲階)는 화단(禍端)이다. 경(梗)은 재해(災害)다.

○“나라가 안정되지 못해 위태하게 되어 장차 망하게 되었다. 이에 하늘이 나를 도와주지 않으니 편안하고 안정한 거처가 없어져 갈 곳이 없게 되었다. 군자는 권력을 탐하거나 이익을 다투지 않는 사람임에도 누가 화란의 단서를 만들어 지금에 이르러 나로 하여금 병들게 했는가?”라고 하니 아마도 화란에는 근본적인 원인이 아주 먼데 에 있음을 말했다.


其四

憂心慇慇 念我土宇(우심은은 염아토우)

근심 걱정 점점 깊어져 나라의 앞날을 생각해 보건데


我生不辰 逢天僤怒(아생부진 봉천탄노)

좋지 않은 때에 태어난 나는 하늘의 큰 노여움을 만났음이라!


自西徂東 靡所定處(자서조동 미소정처)

서쪽에서 동쪽으로 갔지만 거처를 정할만한 곳도 없고


多我覯痻 孔棘我圉(다아구민 공극아어)

이 몸 수많은 고생 겪게 되어

변방을 지키는 일도 몹시 위급하게 되었네

부다. 토우(土宇)는 향거(鄕居)로 고향의 집이다. 진(辰)은 시(時)이고 탄(僤)은 탄(憚)의 가차이니 탄노(僤怒)는 진노(震怒)다. 구(覯)는 우연히 보게 됨이요 민(痻)은 병(病)이나 재난이다. 극(棘)은 급(急)이고 어(圉)는 변방(邊方)인데 혹자는 막음이라 한다.

〇 변방에 있는 고향마을이 적군의 침략을 받아 근심함이다.


其五

爲謀爲毖 亂況斯削(위모위비 난황사삭)

신중히 계책을 세워보지만

난리는 커져만 가고 땅을 깎이네.


告爾憂恤 誨爾序爵(고이우휼 회이서작)

그대에게 근심 걱정 고하고 인재 등용하는 법 가르치려고 하네


誰能執熱 逝不以濯(수능집열 서불이탁)

어느 누가 뜨거운 것 잡으면 찬물 부어 식히지 않겠는가?


其何能淑 載胥及溺(기하능숙 재서급익)

그 누가 착하다 하겠는가? 이미 물에 빠진 격이 되었는데

부다. 비(毖)는 삼가함이고, 황(况)은 불어남이다. 서작(序爵)은 현(賢)과 불초를 판별하는 방법이다. 집열(執熱)은 손으로 뜨거운 물건을 쥐는 행동이다.

○ 소철이 말했다.

“왕이 도모하거나 삼가지 않겠는가마는 그 도리를 알지 못하니 오로지 화란을 조장하여 스스로 무너질 뿐이다. 때문에 마땅히 근심해야 할 것은 고하고 서작(序爵)의 도리로 깨우치며, 또 말하기를 ‘누가 능히 뜨거운 물건을 쥐면 찬물에 손을 씻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현자가 능히 화란을 그치게 함은 뜨거운 것을 만진 손을 찬물로 씻어서 해열함과 같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어찌 선하다고 하겠는가? 서로 함께 함정에 빠져 죽게 될 뿐이다.’라고 했다.”


其六

如彼遡風 亦孔之僾(여피소풍 역공지애)

저 휘몰아치는 맞바람 맞으니 숨이 막혀 사례들렸네


民有肅心 荓云不逮(민유숙심 병운불체)

백성들에게 마음을 쓰고 싶어도

이미 때는 늦었다고 탄식만 하네.


好是稼穡 力民代食(호시가장 력민대식)

어진 사람은 초야에 묻혀

백성들과 함께 농사 지어 식록을 대신하네.


稼穡維寶 代食有好(가장유보 대식유호)

농사는 곧 나라의 보배이니 식록을 대신함은 좋은 일이네

부다. 소(遡)는 향함이요, 애(僾)는 기가 막혀 숨을 제대로 못 쉬는 모습이다. 숙(肅)은 진취(進取)로 나아감이고 병(荓)은 사(使)로 부림이다.

○ 소철이 말했다.

“ 려왕의 란정(亂政)을 보고 마음이 슬퍼진 군자가 마치 맞바람을 무릅쓰고 길을 가는 사람과 같은 정황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며 비록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있으나 ‘세상이 어지러워 내 능히 미칠 바가 아니다.’라고 말하여 관직에서 물러나 농사 짓는 일에 종사하여 백성들 사이에 몸을 두어 식록을 대신할 뿐이다. 당시 벼슬살이로 인한 근심은 농사 짓는 노고보다 심했음으로 ‘농사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보배로운 일로 식록을 대신함이 옳은 일이다.’라고 했으니 비록 수고로우나 근심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其七

天降喪亂 滅我立王(천항상란 멸아입왕)

하늘이 환란을 내리시어 우리가 받드는 왕을 멸하고


降此蟊賊 稼穡卒痒(항차모적 가장졸양)

해충을 내리시어 우리의 농사를 해쳤네


哀恫中國 具贅卒荒(애통중국 구췌졸황)

아아, 애통하도다! 우리 중국!,

곳곳마다 황폐하지 하지 않은 곳이 없으니


靡有旅力 以念穹蒼(미유여력 이염궁창)

기력마저 떨어져 하늘을 원망할 생각도 안 나네

부다. 모(蟊)는 작물의 뿌리를 갉아 먹는 해충이고 적(賊)은 작물의 줄기를 갉아 먹는 해충이다. 모두 나라를 해치는 탐욕스러운 관리들을 말한다. 통(恫)은 슬퍼함이고 구(具)는 함께이다. 췌(贅)는 줄줄이 달려 있는 모습이니 나라가 여러 가지 재난으로 위태운 상황에 처했음을 말한다. ࡔ춘추전(春秋傳)ࡕ에 “군주의 수레에 매달려 있는 깃발의 술과 같다.”라고 했는데 이를 췌(贅)라 했다. 졸(卒)은 다함이고 황(荒)은 황무(荒蕪)로 작물이 말라 죽은 모습이다. 여(旅)는 췌(膂)의 가차다. 궁창(穹蒼)은 하늘의 뜻으로 궁(穹)은 형체를 말하고 창(蒼)은 색을 말한다.

○“하늘이 상란(喪亂)을 내려 우리가 세운 임금을 멸하고, 해충을 내려서 농사를 망하게 하여 식록(食祿)을 대신할 수 없었게 되었다. 슬프도다! 우리 중국이 모두 황폐하게 되어 위태롭게 되었음이여!”

이 시가 지이진 때는 우리가 세운 임금을 멸했다[滅我立王]는 구절에 근거하여 공화(共和)의 뒤에 있었던 듯하다.


其八

維此惠君 民人所瞻(유차혜군 민인소첨)

인자한 군주라야 백성들이 우러러 보는 법이고


秉心宣猶 考愼其相(병심선유 고신기상)

마음잡고 옳은 도리 따지며

보필하는 신하들을 삼가게 하는 법


維彼不順 自獨俾臧(유피불순 자독비장)

저 도리를 따르지 않고 혼자 잘난 체하며


自有肺腸 俾民卒狂(자유패장 비민졸광)

자기만의 오만한 생각으로 백성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네

부다. 혜(惠)는 순(順)함이니, 의리(義理)를 따름이다. 즉 혜군(惠君)은 마음을 통하고 의리에 밝은 군주다. 첨(瞻)은 앙망(仰望)으로 바람이다. 선(宣)은 편(遍)으로 밝은 빛이 두루 미침이고, 유(猶)는 모(謀)로 계책이다. 고(考)는 고찰(考察)이고 신(慎)은 심신(審愼)이다. 상(相)은 보상(輔翼)함이다. 광(狂)은 혹(惑)함이다.

○ 이 장의 시의는“저 의리를 따르는 왕을 백성들의 높여 받드는 이유는 마음을 잘 잡아서 계책을 두루 헤아려 보상(輔相)할 자를 서로 의논하고 가려서 반드시 대중들이 어질다고 한 뒤에서야 비로소 등용해야 하나, 자기만의 생각을 고집하고 대중과 통하지 않고 백성들을 현혹시켜 나가라 광란(狂亂) 상태에 빠진 것이다.”이다.


其九

瞻彼中林(첨피중림)

저 숲속을 바라보면


甡甡其鹿(생생기록)

무리지은 사람 떼들은 화목하게 함께 지내거늘


朋友已譖(붕우이참)

조정의 신하들은 서로 참소하여


不胥以穀(불서이곡)

함께 선한 일을 하지 않네.


人亦有言(인역유언)

그래서 사람들이 말하기를


進退維谷(진퇴유곡)

진퇴유곡이라고 했다네

흥이다. 생생(甡甡)은 중다(衆多)로 무리지었으나 평화롭게 함께 노니는 모습이다. 참(譖)은 불신(不信)이다. 서(胥)는 상(相)으로 서로이고, 곡(穀)은 선(善)함이며, 곡(谷)은 궁(窮)으로 막다른 곳이다.

〇“ 붕우(朋友)가 서로 참소하여 능히 화목하게 지내지 못하니 이는 진실로 저 숲속의 사슴보다도 못한 것이다. 또 위로는 명철한 왕이 없고 아래로는 나쁜 풍속에 젖어 있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날 수 없는 곳에 이르렀다.”


其十

維此聖人(유차성인)

저 거룩한 사람은


瞻言百里(첨언백리)

백리 앞을 내다보거늘


維彼愚人(유피우인)

저 어리석은 사람은


覆狂以喜(복광이희)

오히려 미친 듯이 기뻐 날뛰네


匪言不能(비언불능)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胡斯畏忌(호사외기)

임금이 노여움이 두려워서네

〇부다. 성인(聖人)은 일이 생기기 전에 먼저 그 기미를 예견하고 비록 먼 곳의 일이라고 해서 살피지 않음이 없으나, 어리석은 사람은 화가 장차 이르게 됨에도 광란을 오히려 기쁨으로 여기니 지금 용사(用事)하는 자가 바로 이런 사람이다. 내가 비록 말하지 못할 것은 없으나 이처럼 두려워하고 꺼리는 이유는 왕이 포학하여 사람들이 감히 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其十一維

此良人(차양인)

이런 훌륭한 사람을


不求不迪(불구불적)

구하려고도 쓰려고도 하지 않고


維彼忍心(유피인심)

저렇게 잔인한 사람만을


是顧是復(시고시복)

연연하며 그치지 않는가?


民之貪亂(민지탐란)

혼란에 빠진 백성들이


寧爲荼毒(영위도독)

독약에 중독되었다고 말할 수 없겠는가?

부다. 적(迪)은 진(進)으로 나아감이다. 인(忍)은 잔인한 마음이다. 고(顧)는 되돌아봄이고 첨(瞻)은 앞을 바라봄이다. 부(復)는 거듭함이다. 도(荼)는 고채(苦菜)로 씀바귀이다. 맛이 쓰고 향이 매워서 능히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그래서 다독(荼毒)이라고 했다.

○“선인(善人)을 구하여 쓰지 않고 고념(顧念)하기를 반복하지 않는 자는 바로 잔인한 마음을 가진 불인한 사람이다. 이에 명(命)을 감당하지 못하는 백성들은 함부로 행동하게 되어 오히려 독에 중독됨을 편안히 여기게 된 것이다.”


其十二

大風有隧(대풍유수)

태풍이 세차게 물아치니


有空大谷(유공대곡)

깊은 계곡을 메우네


維此良人(유차양인)

나는 선량한 사람이라


作爲式穀(작위식곡)

하는 일 모두 훌륭하거늘


維彼不順(유피불순)

저 불순한 사람은


征以中垢(정이중구)

더러운 일만 하네

흥이다. 유수(有隧)는 수수(隧隧)로 바람이 세력이 빠르고 큰 모습이다. 식(式)은 용(用)으로 씀이고, 곡(穀)은 선(善)함이다. 정이중구(征以中垢)의 정(征)은 행(行)이고 중구(中垢)는 오탁(汚濁)으로 궁중 안에서 벌어지는 더러운 일을 뜻한다. 구(垢)는 구(冓)다. 상서(相鼠)의 중구지언(中冓之言)이란 구절의 구(冓)는 구(垢)의 가차다.

○ 현인들은 사람에게 일을 성사시키를 좋아하나 악인들은 일을 망치는 것을 능사로 하니 이는 모두 군자와 소인의 원래의 성정 때문이다.


其十三

大風維隧(대퐁유수)

큰 바람 세차게 불어오니

貪人敗類(탐인패류)

탐욕스

러운 사람 종족을 해치네


聽言則對(청언칙대)

달콤한 말에는 귀를 기우려 응대하고


誦言如醉(송언여취)

간언하는 말에는 술 취한 듯이 흘려 듣네


匪用其良(비용기량)

어진이를 쓰지 않으면서


覆俾我悖(복비아패)

오히려 나를 패역자라고 하네

흥이다. 패류(敗類)는 선량한 사람을 해치는 부류의 사람을 말한다. 탐욕스러운 사람에게 정사를 맡긴 왕은 아마도 나의 충직한 말을 듣는 체 하기는 했지만 나는 왕이 나의 말을 듣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결국은 왕이 현인을 등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나라가 어지럽고 상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주려왕이 영이공(榮夷公)을 가까이하자 예량부(芮良夫)가 한탄하며 말했다.

“ 왕실이 장차 침체하겠구나! 영공(榮公)은 이익을 혼자 독점하기를 좋아하니 대난(大難)을 대비하지 않을 것이다. 대체로 이익이란 것은 백물에서 생기는 바라, 천지(天地)가 싣고 있는 것인데, 만일 어떤 한 사람이 그 이익을 혼자 독차지 한다면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이 시의 탐인(貪人)은 영공(榮公)이고 근심하는 사람은 예백(芮伯)이다 .


其十四

嗟爾朋友(차이붕우)

아, 슬프도다! 그대 붕우들이여!


予豈不知而作(여기부지이작)

내가 어찌 알지 못하고 이 노래지었겠는가?


如彼飛蟲(여피비충)

저 날아다니는 새도


時亦弋獲(시역익획)

때로는 주살을 쏘아 맞추는 때도 있다네


旣之陰女(기지음녀)

내 그대 감싸 주는데


反予來赫(반여래혁)

오히려 나에게 화를 내는가?

부다. 비충(飛蟲)은 비조(飛鳥)이고 익(弋)은 주살인데 오늬에 실을 메어 쏘는 화살로 그 실을 작(繳)이라고 한다. ‘여피비충(如彼飛蟲) 시역익획(時亦弋獲)’은 어리석고 불초한 사람의 말도 어쩌다 맞는 경우도 있음을 뜻한다. 즉 천 가지 생각에 하나가 맞았다는 말과 같다. 지자천려일실(智者千慮一失), 우자천려일득(愚者千慮一得)이라는 말이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있다. 마서진(馬瑞辰)은 이 구절을 “날아가는 새를 쏘아 맞추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나 가끔가다가 주살로 쏘아 맞추어 잡을 때도 있다. 이는 탐욕스러운 사람은 앞일을 내다 볼수 없으나 가끔가다가 정세를 꿰뚫어 볼 때도 있다.”라고 해설했다. 음(陰)은 암(諳)의 가차로 덮어줌이다. 혁(赫)은 위엄있는 자가 노한 모습이다.

〇 이 장은 시의는“내가 고한 것은 너를 덮어주기 위함인데 너는 오히려 크게 화를 내는구나!”이다.


其十五

民之罔極(민지망극)

백성들이 망극한 일 당하는 것은


職涼善背(직량선배)

관리들이 도리를 등지기 때문이고


爲民不利(위민불리)

백성들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면서도


如云不克(여운불극)

이기지 못할까만을 걱정하고


民之回遹(민지휘휼)

백성들이 상도를 벗어났다는 핑계를 대고


職競用力(직경용력)

관리들은 다투어서 백성들을 수탈하네

부다. 직(職)은 관장(管掌) 혹은 주장(主張)함이고 량(凉)은 량(諒)으로 각박(刻薄)함이며 선배(善背)는 서로 간에 배반이나 기편(欺騙)을 잘함이다. 극(克)은 승(勝)으로 이긴다는 뜻이니 불극(不克)은 위정자들이 백성들을 해치면서 오히려 이기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뜻이다. 회휼(回遹)은 사벽(邪僻)함이다.

○ 백성들이 탐란을 그치지 못하는 이유는 위정자들이 겉으로는 정직하고 성실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배반을 밥먹듯이 행하기 때문이고 또 실제로는 백성들을 해치는 행위를 하면서 오히려 백성들을 이기지 못할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하기를 “백성들이 사벽(邪僻)하게 된 이유는 위정자들이 경쟁적으로 백성들을 수탈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其十六

民之未戾(민지미려)

백성들이 안정되지 못함은


職盜爲寇(직도위구)

관리들의 도적질 때문이고


涼曰不可(량왕불가)

겉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覆背善詈(복배선리)

뒤돌아서서는 욕을 하기 때문일세


雖曰匪予(수왈비여)

그대가 비록 알바 아니라고 하겠지만


旣作爾歌(기작이가)

이미 그대 위해 이 노래지었네

부다. 여(戾)은 안정됨이다. 백성들이 안정되지 않은 이유는 도신(盜臣)들의 수탈이 그 원인이다. 미더울 때에는 소인을 불가하다고 말하다가 뒤돌아서서는 나쁜 말에 현혹되어서 군자를 꾸짖는다. 이는 얼굴빛은 점잖으나 내면은 약하니 진실로 담을 뚫을 수 있는 도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인이 스스로 “이는 내 말이 아니다.”라고 스스로 말했지만 또 “내 이미 너의 노래를 지었다.”라고 말한 것은 이미 실정을 알게 되었을뿐만 아니라 일이 이미 천하에 밝혀져 가리고 덮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색려내임(色厲內荏)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겉으로 보기에는 엄숙해 보이나 내심은 그렇지 못하고 매우 나약함을 이르는 말이다. 『논어(論語)⋅양화(陽貨)』편에 “色厲而內荏 譬諸小人 其猶穿窬之盜也與”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위정자들의 이런 행위들을 백성들에게 비유하자면 남의 집 담을 뚫고 들어가 물건을 훔친 사람이 남들이 자신의 절도 행위를 알까봐 두려워하는 행위와 같다는 뜻이다.

桑柔 十六章이니, 八章은 章 八句요, 八章은 章 六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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