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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5-11 22:05:543773 
거문고로 빗대어 치국의 도를 설명한 추기자 이야기
양승국
일반

추기자(騶忌子)가 북과 거문고를 들고 제위왕(齊威王)의 알현을 청했다. 위왕이 기뻐하며 추기자를 자기가 묶고 있던 방의 오른 쪽 방을 내주면서 머물게 하였다. 이윽고 위왕이 거문고를 타자 추기자가 문을 열고 들어가 말했다.

" 정말로 거문고를 잘 타십니다."

위왕이 돌연히 얼굴색을 바꾸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거문고를 던져버리고 허리에서 칼을 뽑아 들고 추기자를 겨누며 말했다.

" 그대가 나의 거문고 타는 것을 언제 봤다고 잘 탄다고 하는가?"

추기자 " 무릇 대현(大弦)은 봄과 같이 온화함으로써 그 느긋한 것이 군주와 같고, 소현(小弦)은 맑음으로써 그 청렴한 것이 재상과 같으며, 잡을 때에는 깊숙이 하며 놓을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행하니 이것은 정령(政令)과 같다고 할 수 있으며, 소리로써 모두 함께 하며 대소의 음들이 서로 얽혀 아름답고 묘한 소리를 내니 꺾이고 똑바르지 못한 음들이라고는 하나 다른 음들은 해치지 않으니 이것은 사계절이라 할만하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군께 거문고를 제법 잘 타신다고 한 것입니다."

위왕 " 음을 제법 아는 구나!"

추기자 " 어찌 음만 이겠습니까? 무릇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모두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위왕이 다시 발연이 화를 내며 불쾌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 만일 내가 그대와 오음(五音)의 이치에 대한 토론을 한다면 나는 그대보다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겠오. 그러나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는 방법이 어찌하여 한낱 거문고 위에 달린 줄 사이에 있다고 말 할 수 있단 말이요?"

추기자 "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현(大弦)은 봄과 같이 온화함으로써 그 느긋한 것이 군주에 비유되고, 소현(小弦)은 맑음으로써 그 청렴한 것이 재상에 비유되는 것이며, 잡을 때에는 깊숙이 하며 놓을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행하니 이것은 정령(政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며, 소리로써 모두 함께 하며 대소의 음들이 서로 얽혀 아름답고 묘한 소리를 내니 꺾이고 똑바르지 못한 음들이라고는 하나 다른 음들은 해치지 않으니 이것은 사계절과 비유되는 것입니다. 무릇 반복해서 쳐도 어지럽히지 않은 것은 나라가 잘 다스려져서 창성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앞과 뒤가 쉴 사이 없이 재빠르게 연결되는 것은 옛날에 이미 망했거나 앞으로 망하게 될 것을 보존시킨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연유로 거문고의 음률을 다스릴 줄 알면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대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들을 편안히 한다는 것은 오음을 다스린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지 않으십니까?"

위왕 " 참으로 옳은 말이오!"

추기자가 위왕을 접견한지 3개 월 만에 제나라 상국의 인끈을 받았다. 순우곤(淳于噑)이 보고 말했다.

" 그대는 참으로 말을 잘 합니다! 이 곤(噑)이 비록 어리석기는 하지만 그대가 원한다면 몇 마디 드릴까 합니다."

추기자 " 삼가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순우곤 " 신하된 자가 국군을 모실 때에는 몸과 마음을 다해 주도면밀하게 모셔 절대 잘못됨이 없게 하면 그대의 몸과 명성은 흥성할 것이고 만약에 불초하여 만전을 기하지 못하여 일을 잘못되게 한다면 그대의 몸과 명성은 모두 잃게 될 것이오. (원전은 ' 得全全昌, 失全全亡')"

추기자 " 삼가 가르침을 받들어 가슴속에 새겨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순우곤 " 돼지기름을 수레의 굴대에 바르는 것은 수레바퀴를 잘 구르게 하려는 것이나, 굴대의 구멍을 네모나게 뚫으면 수레가 굴러갈 수 없는 법이오."

추기자 " 삼가 가르침을 받들어 군주의 측근들이 잘 받들도록 하겠습니다."

순우곤 " 오래되어 잘 마른나무를 골라 아교로 붙여 활을 만드는 것은 나무들이 잘 붙게 하려는 것이나, 나무의 속이 비고 나무가 서로 잘 맞지 않아 틈이 생기면 나무들을 잘 붙일 수가 업는 법이오."

추기자 " 삼가 가르침을 받들어 만 백성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겠습니다."

순우곤 " 여우가죽으로 만든 갖옷이 비록 헤졌다고 개가죽으로 깁지 말도록 해야 할 것이오."

추기자 " 삼가 가르침을 받들어 군자들을 잘 선택하여 소인들이 끼지 못하도록 조심하겠습니다."

순우곤 " 비록 커다란 수레라 할지라도 균형을 잡지 못하면 평소에 실을 수 있는 짐을 싣지 못하는 법이며, 금(琴)과 슬(瑟)도 서로 화음을 맞추지 못한다면 오음(五音)을 이룰 수 없는 법이오."

추기자 " 삼가 법률을 개선하고 간사한 관리들을 감독하는데 온 힘을 쏟겠습니다."

순우곤(淳于噑)이 말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대문 앞에 이르렀을 때 자기를 따라오고 있던 종자를 향해 얼굴을 돌리더니 말했다.

" 내가 은유적으로 다섯 가지를 말했는데


주)순우곤과 추기자의 대화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淳于  " 得全全昌, 失全全亡 "

騶忌子 " 謹受令, 請謹毋離前 "

淳于  "  膏棘軸, 所以爲滑, 然而不能運方穿"

騶忌子 " 謹受令, 請謹事左右 "

淳于  " 弓膠昔干, 所以爲合, 然而不能附合疎 "

騶忌子 " 謹受令, 請謹自附于萬民 "

淳于  " 狐 雖 , 不可褓以黃狗之皮"

騶忌子 " 謹受令, 請謹擇君子, 毋雜小人其間"

淳于  " 大車不較, 不能載其常任, 琴瑟不較, 不能成其五音"

騶忌子 " 謹受令, 請謹修法律而督奸吏"


저 사람은 모두 그 말에 부합하는 대답을 했다. 저 사람은 필시 머지 않아 후(侯)에 봉해 질 것이다."

그로부터 일년 후에 추기자(騶忌子)는 하비(下摨)에 봉해지고 성후(成侯)의 작위를 받았다.


주)하비(下摨)/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비주시(摨州市) 경내 남. 서주(徐州)시 동 50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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