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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5-09 22:19:243231 
풍환매의(馮歡買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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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맹상군은 봉읍인 설읍(薛邑)의 백성들에게 양식을 빌려주고 받은 증서를 찾아서 살펴보았다. 백성들이 그에게 빌려간 양식의 양이 매우 많아 그의 측근들에게 물었다.


“ 문객들 중 나를 위해 설읍에 가서 백성들에게 빌려준 빚을 받아 올만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


대사의 집사장이 말했다.


“ 풍환(馮驩) 선생은 그가 무슨 재주를 갖고 있는지 알지는 못하겠지만 사람됨이 성실한 것 같으니 능히 맡겨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에 자기가 스스로 상객을 자청했으니, 이번 기회에 그를 시험해 보시지요.”


맹상군이 풍환을 불러 설읍에 가서 백성들에게 빌려준 빚을 거두어 오는 일을 맡아 달라고 청했다. 풍환은 두말없이 흔쾌히 허락하더니 즉시 행장을 꾸려 수레를 타고 설읍으로 출발했다. 풍환은 설읍의 치소(治所)에 당도하여 그 부중(府中)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설읍(薛邑)의 호구 수는 만 호였는데 대부분이 맹상군에게서 양식을 얻어가 빚을 지고 있었다. 맹상군이 그이 문객 중 상객을 보내 이자를 받아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다는 소식을 듣고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돈을 들고 달려와 풍환에게 바쳤다. 이윽고 풍환이 이자로 받은 돈이 십만 전에 달하게 되었다. 그런데 풍환은 그 돈으로 소와 술을 사서 설읍의 부중에 쌓아놓고 백성들에게 통고하게 했다.


“ 맹상군에게 이자를 갚지 못한 사람들은 갚을 능력이 있건, 능력이 없건, 내일 모두 부중에 와서 여러분들이 써놓은 문서를 확인하고 준비한 음식과 술을 마음껏 먹기 바란다.”


다음 날이 되자 백성들은 풍환이 소고기와 술로 자기들을 배불리 접대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설읍의 부중(府中)으로 모였다. 풍환이 일일이 백성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술과 음식으로 대접하며 배불리 마음껏 먹도록 권했다. 백성들이 술과 음식을 먹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 본 풍환은 그들 중 누가 부자이고 누가 가난한 사람인가를 모두 알아냈다. 이윽고 식사가 끝나자 빚문서를 꺼내어 서로 맞추어보게 하였다. 이윽고 생활에 여유는 있으나 일시적으로 돈을 마련하지 못해 그 당시는 갚지 못했으나 나중에라도 갚을 수 있는 백성들은 그 상환 기일을 다시 정하여 빚문서에 적었고, 정말로 가난하여 상환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모두 땅에 엎드려 그 상환 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애걸하였다. 풍환이 곁에 있던 관리들에게 명하여 모닥불을 피우라고 명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빚문서가 들어 있는 상자를 모두 불 속에 던져 태워버리게 하면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 맹상군이 백성들에게 돈을 꿔 준 것은, 그대 백성들이 돈이 없어 살아 갈 수 없을 까봐 걱정했기 때문이지 그것으로 이득을 얻고자해서가 아닙니다. 그러나 맹상군께서는 먹여 살려야 할 식객이 수천 명이나 되어 이 고을에서 걷어들이는 부세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부득이 이식이라도 거두어 그 돈으로 식객을 먹여 살리고자 함이었습니다. 오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그 돈을 갚을 기일을 다시 연기하고, 도저히 갚을 수가 없는 사람들은 그 빚문서를 태워 그 빚을 받지 않겠다는 것을 확실히 밝혔습니다. 맹상군께서 그대들 설읍(薛邑)의 백성들에게 베푸시는 덕은 가히 적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백성들이 모두 머리를 조아리며 기뻐하며 말했다.


“ 맹상군 님이야말로 진정 우리의 부모와 같은 분이시로다!”


설읍 사람 한 사람이, 빚을 거두러 온 풍환이 공연히 빚문서만을 태워버린 것을 보고, 임치성(臨淄城)으로 달려와 맹상군에게 일의 전말을 고했다. 맹상군이 듣고 대노하여 사람을 설읍으로 보내 풍환을 서둘러 소환했다. 풍환이 빈손으로 돌아와 맹상군 앞에 대령했다. 맹상군이 아무 것도 모른 체하고 풍환에게 물었다.


“ 선생께서 설읍의 일로 노고가 많으셨는데 읍민들로부터 이자를 걷는 일을 다 끝내셨습니까?”


풍환 “ 제가 비록 군을 위해 빚을 받아오지 못했지만 그들의


인심을 걷어 가지고 왔습니다.”


맹상군이 정색을 하고 풍환을 책하며 말했다.


“ 이 사람의 집에는 식객이 삼천 명이 있습니다. 제가 설읍에서 걷어들이는 부세만으로는 그들을 먹이기가 부족하여 백성들에게 돈을 빌려주어 그 이자를 받아 그 비용으로 쓰려고 한 것입니다. 내가 들으니 선생께서는 이자로 받은 돈으로 모두 술과 소를 사서 그곳 백성들을 배불리 먹이시고 다시 빚문서를 반이나 불에 태웠다고 하는데, 오히려 인심을 걷어 가지고 왔다고 말씀하시니, 저로서는 무슨 인심을 가지고 오셨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풍환 “ 제가 말씀드리겠으니 군께서는 잠시 노여움을 푸시기


바랍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술과 고기를 준비하지 않고 그들을 부른다면,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선뜻 부름에 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지 않는다면 제가 백성들 중 빚을 갚을 여력이 있는 사람들을 알아내어 그 상환 기일을 다시 정해 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가난한 백성들에게 돈을 갚지 않는다고 엄히 문책한다 할지라도 그들 역시 상환할 능력이 없어 오래 동안 놔두면 이자만 늘어나 결국은 다른 지방으로 달아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설읍은 보잘 것 없는 작은 고을이나 군의 선친께서 봉읍으로 하사 받은 것이라 그 백성들은 군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는 처지입니다. 지금 아무 소용없는 빚문서를 태운 것은 군께서 재물을 가볍게 여기고 백성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밝히시는 일인 것입니다. 인의(仁義)라는 명성은 만세에 전해지는 것이라서 소인이 군께서 인심을 얻으셨다고 한 것입니다.”


맹상군은 식객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급하게 되어 마음속으로 여전히 석연치 않게 생각했으나 빚문서는 이미 타버린 것이라 어쩌는 수가 없어, 이어서 얼굴에 온화한 기색을 띄우고 풍환을 향해 읍을 하며 그 수고를 칭하했다. 사관(史官)이 시를 지어 이 일을 논했다.









逢迎言利号佳賓(봉영언리호가빈)


좋은 접대만을 요구하던 사람을 맞이하여 상빈으로 삼았건만









焚卷先虞觸主嗔(분권선우촉주진)


빚문서만 불살라 주인의 분노만 샀구나!









空手但收仁義返(공수단수인의반)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인의(仁義)를 거두어 왔으니









方知彈鋏有高人(방지탄협유고인)


장검을 두드리며 노래한 사람은 진정 고명한 인사였음이라!


(연의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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