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여행 > 6. 북산 > 7. 甫田(보전)

열국연의

▲국풍

▲소아

▲대아

▲송

· 오늘 :	304
· 어제 :	521
· 최대 :	6,990
· 전체 :	2,436,275

2013-04-06 07:38:34

2547

7. 甫田(보전) - 큰 밭 -

운영자

일반

甫田(보전)

- 큰 밭 -

모서(毛序)는 “ 주유왕(周幽王)을 풍자한 시다. 군자가 유왕의 실정으로 마음이 상하여 옛날을 그리워하며 부른 시다.”라고 했으나 시의 내용에 풍자나 옛날을 그리워하는 문구는 볼 수 없다. 이 보전(甫田) 편은 적전(籍田)과 기곡(祈穀)에 대한 전례(典禮)의 의식을 묘사한 시가다. 적전(籍田)은 임금이 몸소 밭을 갈아 시범을 보여 직접 농민에게 농사를 장려하고 수확한 곡식으로 종묘사직에 제사를 지내는 제전(祭典)이다. 그리고 기곡은 농사를 지을 때 토지신, 사방신(四方神), 농신(農神) 등에게 풍년을 비는 제사다. 그래서 주왕은 봄에 농사를 시작할 때 제사를 올리고 다시 농사를 관리하거나 수확할 때도 시기에 맞게 제사를 올렸다. 시의 “ 이제 남쪽 고랑 나가보니 김매기 북돋우기 한참이네(今適南畝或耘或耔) 구절은 김매기와 수확의 뜻인 누획(耨獲) 중 누(耨)를 의미하는 김매기를 말한다.” 보전(甫田)은 대전(大田) 혹은 공전(公田)이라고도 부르는데 왕실 소유의 전답으로 백성들을 징발하여 경작했음으로 적전(籍田)이라고 했다. 적(籍)은 차(借)를 의미한다.

一

倬彼甫田歲取十千(탁피보전 세취십천)

드넓고 광할한 저 큰 밭, 한 해에 많은 세금 걷어들이고

我取其陳食我農人(아취기진 식아농인)

내 그 곡식 걷어다가 우리 농민 먹이니

自古有年(자고유년)

옛날부터 풍년이 들었다오.

今適南畝或耘或耔(금적남무 혹운혹자)

이제 남쪽 고랑에 나가보니 김매기 북돋우기 한창이고

黍稷薿薿(서직의의)

찰기장 메기장 잘도 자라네.

攸介攸止烝我髦士(유개유지 증아모사)

무성한 곡식 거두어 준수한 인사들 대접하리

부(賦)다. 탁(倬)은 전답이 광대(廣大)하고 광활(廣闊)한 모습이다. 보(甫)는 큼이다. 십천(十千)은 일성(一成)의 밭을 말하니 땅이 사방 십리다. 농지 9만 무를 만들어 그 중 만 무를 공전(公田)으로 삼음은 구일(九一)의 법이다. 아(我)는 록(祿)을 받아먹는 주제자(主祭者)다. 진(陳)은 묵은 곡식이다. 농민은 백무(百畝)를 사전으로 삼아 농사짓고 동시에 공전(公田)을 농사지어 세금으로 바친다. 유년(有年)은 풍년(豊年)이다. 적(適)은 감이다. 운(耘)은 제초(除草)함이요, 자(耔)는 뿌리를 북돋는 일이다. 밭을 갈 때에 그 가운데에 씨를 뿌려 싹이 이미 올라오면 차츰 밭두둑의 풀을 김매기하고, 이랑에 북돋우기를 하여 싹의 뿌리를 흙에 착근하게 하니, 밭이랑이 다하고 이랑이 평평해지면 뿌리가 깊어져서 바람과 한발을 견딜 수 있다. 의(薿)는 무성한 모양이다. 개(介)는 큼이요, 증(烝)은 진(進)이요, 모(髦)는 준수(俊秀)함이니, 준사(俊士)는 빼어난 백성이다.

〇 옛적에 선비는 농부 중에서 나오지만 공상(工商)은 그렇지 않았다. 관중(管仲)이 말했다. “농부의 자식이 항상 들에 나가 농사를 지으면서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으니, 그 중 빼어난 농민 중에서 능히 선비가 될 만한 자는 족히 믿을만하다.”라고 했다.

이 시는 공경으로서 전록(田祿)이 있는 자가 농사(農事)에 힘써서 사방의 신과 농사의 신을 받들기 위해 올리는 제사를 묘사했다. 이에 “이 큰 밭에서 해마다 일만 무의 세금을 받아 식록(食祿)으로 삼으니, 창고에 쌓여 오래된 곡식이 남아 새 곡식은 보관하고 묵은 곡식은 농민에게 나누어 주어 먹게 했다. 오랫동안 매년 풍년이 든 까닭에 창고에 곡식이 쌓여 넘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남은 곡식을 사용하는 절도가 마땅하고 차례가 있어, 곡식은 비록 많지만 붉게 썩어서 먹을 수 없게 됨을 근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말하기를 “예로부터 풍년이 들었고 지금 마침 남쪽 고랑[南畝]에서 농민이 김을 매고 혹은 북돋우기를 해서 그 서직(黍稷)이 무성(茂盛)하게 자라 장차 풍년이 들 것이다. 이에 크게 아름답다고 여겨서 우리 모사(髦士)를 선비로 나아가게 해서 위로한다.”고 했다.

二

以我齊明與我犧羊(이아제명 여아희양)

깨끗한 제기에 기장을 담고 순백의 희생을 잡아

以社以方我田旣臧(이사이방 아전기장)

토지신과 사방(四方) 신에게 제사지내 우리 밭농사 잘되니

農夫之慶(농부지경)

농부들의 경사로다!

琴瑟擊鼓以御田祖(금슬격고 이어전조)

금과 슬 뜯고 북을 쳐서 신농씨를 불러

以祈甘雨以介我稷黍(이기감우 이개아직서)

단비 내리게 기도하여 메기장 찰기장 잘 자라게 하니

以穀我士女(이곡아사녀)

우리 남녀를 모두 잘 살게 해주네

부(賦)다. 제(齊)는 자(粢)로 기장이다. ｢곡례(曲禮)｣에 “직(稷)을 명자(明粢)라 한다.”라고 했다. 제명(齊明)은 명자로 운(韻)을 맞추기 위함이다. 희양(犧羊)은 제사에 바치는 순색(純色)의 양(羊)이다. 사(社)는 후토(后土)로 토지신이다. 방(方)은 가을에 사방(四方)에 제사하여 천지만물에 보답함이니 ｢주례(周禮)｣의 “그물이 해짐에 짐승을 올려서 팽(祊)에 제사한다.”라고 했다. 장(臧)은 선(善)이고, 경(慶)은 복(福)이며, 어(御)는 맞이함이다. 전조(田祖)는 선색(先嗇)이란 분이니 천하에 처음으로 밭갈기를 가르친 신농씨(神農氏)를 말한다. ｢주례(周禮)｣ ‘약장(籥章)’에 “온 나라가 풍년을 전조(田祖)에게 기원하면서 빈아(豳雅)를 연주하고 토고(土鼓)를 두드려서 권농관을 즐겁게 한다.”라고 했다. 곡(穀)은 기름 혹은 선(善)이라고도 말하니 곡식창고가 실해지면 예절을 안다고 했다.

〇 자성(粢盛)과 희생(犧牲)을 받들어서 사방신과 토지신[方社]에 제사지내고 “우리 밭의 풍년은 나로 인해서가 든 것이 아니라 바로 농부(農夫)의 복(福)에 의해서다.”라고 말했고, 또 음악을 지어 전조(田祖)께 제사하며 비를 빌어 직서(稷黍)가 자라게 되어 풍년이 들었다고 했다.

三

曾孫來止以其婦子(증손래지 이기부자)

증손이 임하시니 아녀자들도 함께 나오네

饁彼南畝田畯至喜(엽피남무 전준지희)

남쪽 이랑에서 들밥을 먹으니 권농관도 와서 기뻐하네

攘其左右嘗其旨否(양기좌우 상기지부)

좌우의 음식 집어 그 맛이 어떤가 맛보네

禾易長畝終善且有(화역장무 종선차유)

긴 이랑의 벼농사 끝까지 잘되고 잘 여물었으니

曾孫不怒農夫克敏(증손불노 농부극민)

증손은 노하지 않고 농부들은 더욱 열심히 일하네

부(賦)다. 증손(曾孫)은 주제자(主祭者)이니, 종묘(宗廟)에서만 그렇게 부른 것은 아니다. ｢곡례(曲禮)｣ ‘외사(外事)’에는 “증손(曾孫) 모후(某侯) 모(某)”라 했고 무왕(武王)이 명산대천(名山大川)에 기도하면서 “도(道)있는 분의 증손(曾孫) 주왕(周王) 발(發)”이라고 했다. 엽(饁)은 향(餉)으로 건량(乾糧)이고 양(攘)은 취함이다. 지(旨)는 맛있음이고 이(易)은 치(治)며, 장(長)은 경(竟)이다. 또 유(有)는 많음이고 민(敏)은 빠름이다.

〇 밭에 나가본 증손(曾孫)은 마침 농부의 부녀자들이 김매는 농부들에게 들밥을 내가는 모습을 보았다. 이에 좌우(左右)의 음식을 취하여 맛있는지 아닌지를 맛보니, 이는 상하가 서로 친함이 매우 심한 정도를 뜻한다. 또한 농사를 잘 지어 농작물이 모든 무(畝)에 한결같으니, 끝내 선(善)하여 계속 풍년이 들었음을 알았다. 때문에 증손(曾孫)은 성내지 않았으며 농부는 더욱 농사를 서둘러 열심히 했다.

四

曾孫之嫁如茨如梁(증손지가 여자여량)

증손의 가을 농사 이엉과 같고 끌채와 같고

曾孫之庾如坻如京(증손지유 여지여경)

증손의 노적가리 언덕 같고 산등성이 같네

乃求千斯倉乃求萬斯箱(내구천사창 내구만사상)

천 개의 창고를 짓고 만 개의 수레를 만들었네

黍稷稻梁農夫之慶(서직도량 농부지경)

메기장 찰기장 벼 조 모두 잘 되었으니 농부들의 경사로세

報以介福萬壽無疆(보이개복 만수무강)

큰 복으로 보답 받으니 만수무강 하소서

부(賦)이다. 자(茨)는 옥개(屋蓋)이니 지붕의 촘촘한 이엉을 말하고 량(梁)은 거량(車梁)으로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을 말한다. 지(坻)는 수중(水中)의 높은 땅이고, 경(京)은 높은 언덕이다. 상(箱)은 거상(車箱)으로 수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