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山(남산)

󰡔춘추(春秋)󰡕에 “환공(桓公) 16년, 공이 부인 강씨(姜氏)와 제(齊)나라에 갔다가 훙(薨)했다.”라는 기사가 있다. 좌전(左傳)에 “ 공이 강씨와 함께 제나라에 가니, 신수(申繻)가 ‘ 여자에게는 家(가)가 있고 남자에게는 室(실)이 있어서 서로 문란함이 없는 것을 예(禮)라 합니다. 이를 어긴다면 반드시 낭패를 당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으나 공은 듣지 않았다. 제후(齊侯)와 력(濼) 땅에서 만나 제나라로 들어간 공이 문강의 문란함을 꾸짖었다. 이에 문강이 양공에게 고했다. 그해 여름 4월에 양공이 공을 연향(宴饗)한다고 하면서 공자 팽생(彭生)을 수레에 같이 태웠는데 공은 이어서 수레 안에서 훙(薨)했다. ” 이 시의 전 2장은 제양공을, 후 2장은 노환공을 풍자했다.

一

南山崔崔(남산최최)

높고 높은 남산

雄狐綏綏(웅호수수)

짝을 찾아 어슬렁 거리는 숫여우

魯道有蕩(노도유탕)

노나라가 가는 길 평탄한데

齊子由歸(제자유귀)

제나라 공녀 시집갔네

旣曰歸止(기왈귀지)

이미 시집갔으면 그만인 것을

曷又懷止(갈우회지)

어찌하여 잊지 못하는가?

비(比)다. 남산(南山)은 제성(齊城) 남쪽 산이다. 최최(崔崔)는 높고 큰 모양이다. 호(狐)는 사특하고 간사한 짐승이고 수수(綏綏)는 짝을 구하는 모양이다. 노도(魯道)는 노(魯)나라로 통하는 길이고 탕(蕩) 넓고 평탄함이다. 제자(齊子)는 제양공(齊襄公)의 누이로써 노환공(魯桓公)에게 시집간 문강(文姜)이다. 제양공과 문강이 서로 사통하고 노환공을 죽였다. 유(由)는 쫓음이고 부인이 시집가는 것을 귀(歸)라 한다. 회(懷)는 그리워함이다.

○ 남산(南山)에 여우는 제나라의 군주 양공(襄公)이 고귀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황음을 행하고, 또한 문강은 노나라도 이미 시집을 갔건만 어찌하여 짝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남산의 여우처럼 문강을 그리워하는가? 또한 한 번 시집가서 잘 살면 그만이지 어찌하여 친정으로 돌아와 여우의 음심을 자극하는가?

二

葛屢五兩(갈루오량)

넓부러져 있는 칡신 다섯 컬레도 다 짝이 있고

冠緌雙之(관유쌍지)

늘어진 관끈도 두 가닥이다.

魯道有蕩(노도유탕)

노나라로 가는 길은 평탄한데

齊子庸止(제자용지)

제나라 공주가 시집가던 길

旣曰庸止(기왈용지)

이미 시집갔으면 그만인 것을

曷又從止(갈우종지)

어찌하여 다시 따르기를 멈추지 않나?

비(比)다. 량(兩)은 두 개로 짝을 이루는 켤레이다. 유(緌)는 관(冠) 위의 장식이다. 신발은 반드시 둘이요, 갓끈도 반드시 둘이어서 물건마다 각기 짝이 있으니 어지럽힐 수 없다. 용(庸)은 씀이니, 이 도(道)를 써서 노(魯)나라에 시집감이다. 종(從)은 서로 좇음이다.

三

蓺麻如之何(예마여지하)

삼을 심을 때에는 어떻게 하나?

衡從其畝(형종기무)

가로 세로 이랑을 일구어야지

取妻如之何(취처여지하)

처를 취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必告父母(필고부모)

필히 부모에게 고해야지

旣曰告之(기왈고지)

이왕 고해서 얻었으면 됐지

曷又鞠止(갈우국상)

어찌하여 그대로 두는가?

흥(興)이다. 蓺(예)는 藝(예)와 통하니 심는 것이고 국(鞠)은 간섭하지 않고 방임하는 것이다.

○ 삼을 심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종횡(縱橫)으로 그 田畝(전무)를 다스려야 하고, 처를 얻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먼저 그 부모에게 고해야 하는 것처럼 지금 노환공(魯桓公)이 이미 부모에게 고하고서 처를 얻었거늘, 어찌하여 방임하여 그녀의 욕심이 극에 달하도록 이르게 만들었는가?.

四

析薪如之何(석신여지하)

땔나무를 펠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匪斧不克(비부불극)

도끼가 아니면 팰 수가 없지

取妻如之何(취처여지하)

부인을 취할 때는 어찌해야 하나?

匪媒不得(비매부득)

매파가 아니면 얻을 수 없지

旣曰得止(기왈득지)

이미 중매로 얻은 아내

曷又極止(갈우극지)

어찌하여 멋대로 내버려 두었는가?

흥(興)이다. 克(극)은 能(능)이다. 極(극) 역시 窮(궁)이다.

南山 四章이니, 章 六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