著(저)

- 문간에서 -

一

俟我於著乎而(사하어저호이)

문간에서 나를 기다리면서

充耳以素乎而(충이이소호이)

흰 실로 꿴 귀막이에

尙之以瓊華乎而(상지이경화호이)

아름다운 구슬을 달고 계시네

부(賦)다. 사(俟)는 기다림이고 아(我)는 시집간 여인이 스스로를 칭했다. 고대 부귀한 집은 대문 안에 병풍을 둘러쳤다. 대문과 병풍 사이의 공간을 저(著)라 한다. 충이(充耳)는 솜을 메단 귀막이이니 이른바 담(紞)이다. 상(尙)은 더함이다. 경화(瓊華)는 옥과 흡사한 아름다운 돌로 귀막이를 만드는 원료다.

○ 송인 여조겸(呂祖謙)이 말했다. “혼례에 사위가 신부집에 가서 친영(親迎)할 때 이미 수레를 타고 먼저 돌아와서 문 밖에서 기다리다가 부인이 이르면 읍(揖)하고 들어오는 풍속을 존안례(奠雁禮)라고 했다. 이때의 제나라에는 친영하는 풍속이 없었다. 그래서 여인은 신랑의 집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자기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二

俟我於庭乎而(사아어정호이)

나를 뜰에서 기다리시는 님은

充耳以靑乎而(충이이청호이)

파란 실로 꿴 귀막이에

尙之以瓊瑩乎而(상지이경영호이)

아름다운 구슬을 달고 계시네

부(賦)다. 정(庭)은 대문 안과 침실 문 사이의 공간이다. 경영(瓊瑩) 또한 옥과 비슷한 미석(美石)이다.

여조겸이가 말했다. “이는 혼례의 이른바 신랑이 부인을 인도하여 침문(寢門)에 이르러 읍(揖)하여 들어가는 때이다.”

三

俟我於堂乎而(사아어당호이)

나를 본당에서 기다리시는 님은

充耳以黃乎而(충이이황호이)

노란 실로 꿴 귀막이에

尙之以瓊英乎而(상지이경영호이)

고운 구슬 달고 계셨네

부(賦)다. 경영(瓊英) 또한 미석(美石)으로 옥과 비슷한 것이다.

○ 여조겸이 말했다. “ 계단에 오른 뒤에 당(堂)에 이르니 이는 혼례(昏禮)에서의 이른바 서쪽 계단으로부터 오르는 때이다.”

著 三章이니, 章 三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