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風7•鄭風11

萚兮(탁혜)

- 떨어지는 나뭇잎이여! -

이 시는 시경 305편 중 가장 짧은 편 중의 하나로 사용된 문사(文辭)는 지극히 간단명료하다.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시인의 마음은 저절로 감상에 젖게 되어 이 시를 지어 노래했다. 비록 이 시가 먼 옛날 유행했던 가요이지만 그 후 2천 몇 백년이 지난 지금도 항상 새롭다. 이 <탁혜(蘀兮)> 시가 이후 초사(楚辭)와 당시(唐詩)로 발전된 바, 굴원의 작품으로 알려진 초사의 구가(九歌)•상부인(湘夫人) 편의 “ 산들 산들 부는 가을바람이여, 동정호의 파도위에 낙엽이 떨어지도다(嫋嫋兮秋風，洞庭波兮木葉下)”나 당나라의 저명한 천재시인 왕발의 산중(山中)에 “ 장강(長江)도 슬픔에 젖어 머뭇거리는데, 만리 고향길 마음만 급하네. 가을바람 해질녘, 산마다 나부끼는 노란 나뭇잎(長江悲已滯，萬裏念將歸；況屬高風晚，山山黃葉飛!), 등 무수한 시가의 주제로 이어졌다. 탁혜의 시의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흐르는 세월에 대한 연민이고, 이어서 소식이 끊겨진 옛날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다.

과거의 유가들이 편찬한 대부분의 시경 해설서들은 항상 시의와는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설해왔다. 모서는 본편을 포함해서 앞서의 유녀동거(有女同車), 산유부소(山有扶蘇)와 뒤에 나오는 교동(狡童)은 모두 정소공(鄭昭公)이 군주로써 유약하고 신하들은 강포한 나머지 서로 화합하지 못한 역사적 사실을 노래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해설들은 모두 견강부회한 것으로 정소공을 풍자했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 주희는 시집전(詩集傳)에서 음란한 시라고 했으나 어떤 점을 근거로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

一

蘀兮蘀兮(탁혜탁혜)

떨어지는 마른 나뭇잎이여, 나뭇잎이여!

風其吹女(풍기취녀)

바람이 불어와 너를 날려보내리라!

叔兮伯兮(숙혜백혜)

숙님이여, 백님이여!

倡予和女(창여화녀)

나를 불러준다면 기꺼이 화답하리라!

흥(興)이다. 蘀(탁)은 나무가 말라서 장차 쓰러지려는 모습이다. 女(여)는 蘀(탁)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떨어지는 나뭇잎이다. 叔(숙)·伯(백)은 남자를 부르는 일반명사다. 予(여)는 시인을 스스로 지칭하는 말이고 女(여)는 叔(숙)·伯(백)을 가리킨다.

○ 이는 시인이 나뭇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비감한 생각이들어 부르는 노래다. “ 잎이 말라 떨어지려 함이여. 바람이 장차 너에게 불 것이오, 숙님이여 백님이여. 어찌 나를 부르지 않는가? 부르면 화답하겠소!” 라고 말했다.

二

蘀兮蘀兮(탁혜탁혜)

떨어지는 마른 나뭇잎이여, 나뭇잎이여!

風其漂女(풍기표녀)

바람이 불어와 너를 날려보내리라!

叔兮伯兮(숙혜백혜)

숙님이여, 백님이여

倡予要女(창여요녀)

나를 불러준다면 당신의 뜻을 이루어주리라!

흥(興)이다. 漂(표)는 飄(표)로 바람에 가볍게 날리는 모양이고 要(요)는 이룸이다. 모서(毛序)에 “ 태자 忽(홀)을 풍자한 시로써 군주는 유약하고 신하는 강포하여 군주가 선창하면 신하가 화답해야 하는데 지금은 군신 간에 서로 선창하여도 화답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으나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단지 도학가의 입장에서 견강부회한 관점으로 해설했다.

蘀兮 二章이니, 章 四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