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風7•鄭風6

羔裘(고구)

-염소가죽 외투-

고구(羔裘)는 중국 고대에 경대부(卿大夫)들이 조회에 나갈 때 입는 관복이다. 옛날 시경(詩經) 판본에서 관원들이 착용하고 있는 고구의 모양을 그린 삽화를 발견할 수 있다. 소남(召南)의 고양(羔羊), 당풍(唐風)의 고구(羔裘), 회풍(檜風)의 고구(羔裘) 등에 묘사된 고구(羔裘)의 형상은 모두 크게 다르지 않다. 본편은 정나라 귀족들의 품덕(品德)과 그 재능뿐만 아니라 죽음을 무릅쓰고 군명을 받드는 충성심을 갖춘 영웅의 자태를 칭송한 시가다. 이로써 당시 중원제후국 사이에서 정나라의 지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모서(毛序)의‘ 옛날 군자가 그 조정을 풍자하기 위해 지은 시가다.’라고 평한 것은 순전히 견강부회했다고 할 수 있다. 춘추 때 이 시가는 광범위하게 퍼져 유행되었다. 좌전 소공(昭公) 16년 기원전 526년, 진(晉)나라의 한선자(韓宣子) 기(起)가 정나라에 국사로 왔다가 돌아갈 때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 여름 4월 정나라 육경(六卿)이 한선자를 위해 교외에서 전별연을 열었다. 자산(子産)이 정나라의 노래 고구(羔裘)를 불러 한선자(韓宣子)기(起)를 칭송하자 한선자는 ‘ 감히 이 기는 그와 같은 칭송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라고 사양했다.”

一

羔裘如濡(고구여유)

윤기로 빛나는 염소가죽 도포,

洵直且侯(순직차후)

그 분은 참으로 곧고 어질구나!

彼其之子(피기지자)

저기 저분이시어

舍命不渝(사명불유)

목숨을 걸고 지조를 지키는도다!

부(賦)다. 濡(유)는 潤澤(윤택)으로 빛이 남이다. 洵(순)은 信(신)으로 믿는 것이고 直(직)은 順(순)함이요, 侯(후)는 美(미)로 아름다움이다. 舍(사)는 버림이요 渝(유)는 변하는 것이니 舍命不渝(사명불유)는 목숨을 버릴지언정 절개를 꺾지 않는다는 말이다.

○ 潤澤(윤택)하고 털이 順(순)하여 아름다운 고구(羔裘)이니, 그 옷을 입은 자는 죽음을 당해서도 그 뜻을 빼앗을 수 없는 대부를 칭송한 것이다.

二

羔裘豹飾(고구표식)

염소가죽 도포, 표피 소맷깃,

孔武有力(공무유력)

그 분은 늠늠하고 씩씩하구나!

彼其之子(피기지자)

저기 저분이시여!

邦之司直(방지사직)

능히 나라를 곧게 이끌 사직(司直)이시라!

부(賦)다. 飾(식)은 옷소매에 선으로 두른 장식이다. 禮(예)에 군주는 장식이 없는 겉옷을 입고, 신하된 자는 羔裘(고구)의 소매에 豹皮(표피)로 깃을 달아 꾸민다. 孔(공)은 甚(심)으로 표범은 원래 굳세며 힘이 세다. 그래서 표범 가죽으로 깃을 단 고구를 입은 사람도 그와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직(司直)은 군주의 잘못을 간하는 관리들의 장관이다.

三

羔裘晏兮(고구안혜)

새롭고 성대한 염소가죽 도포,

三英粲兮(삼영찬혜)

소매깃의 표범가죽 세 줄 장식

찬란하게 빛나도다!

彼其之子(피기지자)

저기 저 분이시어

邦之彦兮(방지언혜)

나라의 훌륭한 선비시로다!

부(賦)다. 晏(안)은 鮮盛(선성)으로 새롭고 성대한 모양이다. 三英(삼영)은 고구의 옷깃에 표범 가죽을 세 줄로 장식한 것을 말한다. 粲(찬)은 밝게 빛나는 모습이고 彦(언)은 선비의 재능과 품덕이 뛰어남을 말한다.

羔裘 三章이니, 章 四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