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風7•鄭風5

淸人(청인)

-청읍에서 온 군사들-

정문공(鄭文公)은 기원전 672년부터 628년까지 재위한 정나라 군주다. 춘추(春秋) 노민공(魯閔公) 2년 기원전 660년 기사에 “ 12월 적인(狄人)이 위(衛)나라를 침입하니 정나라가 그 군사를 버렸다.”다 했고 좌전(左傳)에는 “ 정나라 군주가 고극(高克)을 미워하여 그로 하여금 군사를 이끌고 하상(河上)에 주둔하게 했는데 오랜 기간이 지나도 철수명령을 내리지 않아 결국은 군사들은 뿔뿔이 흩어져 돌아오고 고극은 진(陳)나라로 달아나났다. 그래서 정나라 사람이 이를 풍자하여 청인(淸人)이라는 시를 지었다.”고 했다. 노민공 2년은 정문공 13년으로 그 해에 적인이 위(衛)나라를 침략했다. 위나라는 황하의 북쪽에 정나라는 그 남쪽에 있었던 제후국이다. 위나라를 멸한 적인이 황하를 건너 정나라로 쳐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한 정문공이 평소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던 대신 고극(高克)에게 청읍의 병력을 이끌고 하상의 팽읍(彭邑)에 주둔하여 적인의 도하를 막으라고 명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났으나 정문공은 귀국을 명하지 않자 주둔지에서의 임무가 끝난 군사들은 하는 일 없이 온 종일 한가하게 돌아다니며 소일했다. 마침내는 군사들은 서로 흩어져 정나라로 돌아오고 고극은 진나라로 도망치고 말았다. 모서(毛序)에 의하면 이 시의 작자는 공자 소(素)라고 했다.

○ 송인(宋人) 호안국(胡安國)이 말했다.

“ 나라의 명예를 지키고 신하에 대한 총애를 독단하며 생사여탈권을 손에 쥐고 있는 일국의 군주로써, 만일 고극이 신하로써의 직분을 벗어나 그 죄가 이미 드러났다면 그 책임을 물어 주살했어야 할 것이며, 정상이 확실하지 않다면 그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도성 밖으로 쫓아내어 물리쳤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런 자에게 병권을 내주어 죄 없는 군사들을 버리고 결국 군대가 무너져 흩어지는 것을 구경만 하면서 돌보지 않았던 것인가? 춘추(春秋)에 ‘ 정나라가 그들의 군사를 버렸다.’고 한 것은 꾸짖음이 깊도다.”

一

淸人在彭(청인재팽)

청읍(淸邑)의 군사들이 팽읍(彭邑)을 지키니

駟介旁旁(사개방방)

갑옷을 두른 사마의 기세가 드세구나

二矛重英(이모중영)

두 개의 창자루 끝에 붉은 장식을 겹쳐 달아

河上乎翶翔(하상호고상)

하수의 강변을 즐겨 돌아다니네

駟介(사개)는 갑주를 입힌 네 마리의 말이다. 旁旁(방방)은 馳驅(치구) 즉 쉬지 않고 달리는 모습을 말한다. 二矛(이모)는 2장 길이의 酋矛(추모)와 2장 4척 길이의 夷矛(이모)다. 英(영)은 창에 장식하는 붉은 깃으로 2모를 함께 수레 위에 세우면 그 깃이 중첩되어 보인다. 翶翔(고상)은 하릴 없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소일하는 모습이다.

二

淸人在消(청인재소)

청읍의 군사들이 소읍(消邑)를 지키니

駟介麃麃(사개포포)

갑옷을 두른 사마의 모습이 씩씩하구나!

二矛重喬(이모중교)

두 개의 창자루 끝에 꿩깃을 겹쳐 달아

河上乎逍遙(하상호쇼요)

하수 강변을 하릴 없이 왔다갔다 하네

부(賦)다. 消(소) 역시 河水(하수)가의 지명으로 정나라 성읍이다. 麃麃(포포)는 군사들의 씩씩한 모습이다. 喬(교)는 뀡깃으로 창 끝에 매달아 장식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三

淸人在軸(청인재축)

청읍의 군사들이 축읍(軸邑)을 지키니

駟介陶陶(사개도도)

갑옷을 두른 사마의 모습이 유유하구나!

左旋右抽(좌선우추)

어자(御者)는 병거를 왼쪽으로 돌리고

차우장군(車右將軍)은 창을 빼드는데

中軍作好(중군작호)

중군원수의 연무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럽구나

부(賦)다. 軸(축)은 또한 하수가의 지명으로 정나라 땅이다. 陶陶(도도)는 즐거워하면서 여유만만한 모습이다. 고대의 전차는 사마(駟馬)라고 하는 네 마리의 말이 끌었는데 병거의 중앙에는 장군이 왼쪽에는 어자(御者), 오른 쪽에는 전문 전투원인 차우(車右)가 탔다. 즉 좌(左)는 수레는 모는 어자이고 선(旋)은 수레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또한 우(右)는 차우(車右)이고 추(抽)는 수레에 꽂혀있는 창을 뽑음이다. 중군은 군대를 통솔하는 대장이니 즉 고극(高克)이다.

淸人 三章이니, 章 四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