芄蘭(환란)
- 박주가리 -

《모서(毛序)》에 위혜공(衛惠公) 삭(朔)을 풍자한 시라고 했다. 시의 휴(觿)는 지혜를 뜻하고 섭(韘)은 재주를 상징한다고 했다. 지혜나 재주가 없는 위혜공(衛惠公) 삭(朔)이 열 살을 갓 넘은 어린 나이에 자객을 길러 두 형을 죽인 일을 위나라의 대부가 비난한 시라고 했다.

一
芄蘭之支 童子佩觿(환란지지 동자패휴)
박주가리 가지인 듯 뿔송곳 허리에 찬 저 동자

雖則佩觿 能不我知(수즉패휴 능불아지)
비록 뿔송곳 허리에 찼지만 나보다 지혜가 못하네.

容兮遂兮 垂帶悸兮(용혜수혜 수대계혜)
그래도 멋지네요, 허리띠도 출렁출렁!

흥(興)이다. 환란(芄蘭)은 덩굴풀로 일명 라마(蘿摩)인데, 자르면 흰 즙이 있어서 먹을 수 있다. 지(支)는 지(枝)와 같다. 휴(觿)는 코끼리뼈로 만든 송곳이다. 맺힌 매듭을 풀기 위해 성인이 차고 다니는 패물로 동자가 찰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지(知)는 지(智)와 같으니 그의 지혜가 어른답지 않다는 말이다. 용수(容遂)는 느릿하고 방자한 행동거지이고 계(悸)는 허리에 두른 띠가 무릅 아래까지 처진 모습이다.
○ 어른 흉내를 내는 동자를 풍자한 시가다. 원래 복식은 나이나 신분에 어울리는 것이 가장 중하기 때문에 그 도를 넘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동자가 휴(觿)를 차고 어른 흉내를 냈으나 그의 지혜는 어른을 따라하기에는 부족하고, 그의 거동은 느리고 거만하나 허리에 두른 띠가 아래로 처져 있어 잘못되었음을 알지 못한다.
二
芄蘭之葉 童子佩韘(환란지엽 동자패섭)
새박덩굴 잎, 동자가 섭(韘)을 찼네

雖則佩韘 能不我甲(수즉패섭 능부아갑)
비록 섭을 찾으나, 나보다도 못하네

容兮遂兮 垂帶悸兮(용혜수혜 수대계혜)
느릿느릿 의젓한 체 하지만
혁대는 늘어지고 흔들거리네

흥(興)이다. 섭(韘)은 코끼리뿔로 만든 활깎지다.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에 끼우니, 활시위를 당겨 활의 몸통을 여는 장비다. 󰡔대사례(大射禮)󰡕에 “섭(韘)은 ‘주극삼(朱極三)’으로 붉은 가죽으로 만든 일종의 장갑이다. 오른손의 식지, 장지, 무명지를 씌운다.”라고 했다. 갑(甲)은 뛰어나다는 뜻으로 어린 동자의 재주가 뛰어나지 않음을 말한다.
○ 동자가 성인이 사용하는 활깎지를 손에 끼었지만 재능이 어른스럽지 못하다. 또한 허리에 띠를 두르고 거만하게 행동하지만 그 띠가 허리 아래로 늘어져 있어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알지 못한다.

환란(芄蘭)은 관(雚) 또는 나마(蘿藦)라도 부른다. 덩굴로 자라며 끊으면 나오는 흰 즙은 먹을 수 있다. 잎은 찌거나 그냥 날거로 먹을 수 있다. 가지에 꼬투리가 있는데 잎 사이에서 나오는 꼬투리가 늘어지면 송곳과 같다. 덩굴은 뻗어서 담을 타고 7-8월에 피는 꽃은 작지만 길고, 방울 같으며 자백색이다. 열매가 맺으면 길이가 두세 치에 크기는 마도령(馬兜鈴)과 같고 한 끝이 뾰죽하고 씨앗은 하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