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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매신전(朱買臣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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朱買臣傳(주매신전)


주매신은 자가 옹자(翁子)로 오인(吳人)이다. 집안이 가난했으나 독서를 좋아하고 산업을 다스리지 않아 늘 땔감을 해서 팔아 급식했다. 나뭇짐을 지게에 메고 가면서 글을 노래로 외웠다. 그의 처 또한 머리에 나뭇짐을 이고 뒤따르면서 몇 번이고 매신에게 길을 가면서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말렸으나 매신은 그때마다 더욱 급히 노래 불렀다. 그의 처가 이를 매우 수치로 여겨 매신의 곁을 떠나게 해달다고 청하자 매신이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나이 50이면 당연히 부귀해질 텐데 지금 이미 40여 년이라! 당신은 나와 함께 고생한 날이 오래라 내가 부귀하게 되어 당신의 은혜를 갚을 수 있도록 기다리시오.」

처가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과 같이 계속 산다면 종내에는 도랑 속에 굴러떨어져 굶어죽을 뿐인데 어떻게 부귀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에 매신은 더 이상 만류하지 못하고 처를 보내 주었다.

그 후에 매신은 계속 노래를 부르면서 혼자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묘지의 공터에서 땔감을 지고 있는데 옛날의 처가 그의 새로운 남편과 함께 묘지를 향해 올라왔다. 추위에 떨며 배고파하는 매신을 본 그의 처가 음식을 주어 먹게 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매신은 상계리(上計吏)①의 수행원이 되어 큰 수레를 몰고 장안에 들어갔다. 궁궐에 당도하여 회계장부를 바쳤으나 해당부서에 오랫동안 결과를 내주지 않아 해당 관서에서 나오는 조명(詔命)을 기다리다가 양식거리가 떨어졌다. 그래서 상계리와 수행원들이 번갈아 가며 음식을 얻어먹고 지내게 되었다. 그때 마침 회계 출신으로 높은 신분이 되어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었던 엄조(嚴助)가 주매신을 알게 되어 황제에게 천거했다. 황제의 부름을 받고 접견을 하게 된 주매신은 춘추(春秋)와 초사(楚辭)에 대해 말하자 황제는 매우 기뻐하며 주매신을 중대부(中大夫)에 임명하여 엄조와 함께 곁에서 시중을 들도록 했다. 이때 막 삭방(朔方)에 성을 쌓기 시작하자 공손홍(公孫弘)이 그 일로 인해 중국이 피폐(疲弊)하게 된다고 간했음으로 황제가 매신을 시켜 공손홍을 힐난하게 했다. 그 일의 전말은 《공손홍전기(公孫弘傳記)》에 실었다. 뒤에 매신은 어떤 일에 연좌돼 면직되어 오랫동안 조명을 기다려야 했다.

이때 동월(東越)이 여러 차례 반복하여 배반함으로 매신이 말하길 ‘옛 동월왕이 천산(泉山)에 의지하여 나라를 보전하니 한사람이 험지을 지키면 천명의 공격을 당해냈다고 했다고 하며 지금 듣기를 동월왕이 다시 이사해 남행하여 천산 5백리 거리의 큰못 안에 거처한다 하니 지금 군사를 내어 바다길을 통해 곧바로 진격하여 천산을 향해 배를 진열하고 열병하면 남쪽 지방을 석권하여 멸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상은 매신을 회계태수에 임명하며 일러 말하길, “부귀하여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면 수놓은 옷을 입고 야행하는 것과 같으니 지금 그대는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 매신은 절하고 감사했다. 조명을 받은 매신이 회계군에 이르러 망루가 있는 대선인 누선(樓船)을 건조하고 양식과 수전(水戰)의 도구를 갖추었다가 조서가 이르자 군대를 이끌고 같이 동월로 나아갔다.


처음 매신이 면직되어 조명을 기다릴 때 회계태수가 업무연락 차 경조(京兆)에 마련해 놓았던 관저에 가서 기식했다. 이윽고 매신이 회계태수에 배수되자 예전의 옷에 인수(印綬)를 달고 관저에 이르니 마침 때가 연말로 지방관리가 장안에 올라와 보고서를 올리는 때라 회계군의 관리들이 서로 음식을 먹으며 매신을 알아볼 수 없었다. 매신은 실내로 들어가 예전의 관저를 지키던 수저(守邸)와 더불어 같이 밥을 배불리 먹은 뒤에 그 인끈을 조금 보여주었다. 그 사람이 괴이하게 여겨 그 끈을 앞으로 당겨서 회계태수라는 인장을 보게 되었다. 수저(守邸)가 놀라 밖으로 나가 상계리(上計吏)들에게 말하니 모두 취해 헛소리라고 말할 뿐이었다. 수저는 다시 말하길 그렇다면 직접 당신들이 들어가서 한 번 확인해 보라고 했다. 예전에 평소 매신을 경시하던 자가 안에 들어가 살펴보고 달려 나와 수저의 말이 사실이라고 했다. 좌중이 놀라 수승(守丞)에게 알리니 서로 밀며 중간 뜰에 나열해 매신을 배알하기를 청했다. 매신이 서서히 방을 나와 조금 지나자 장안에서 따라온 관리가 끌고 온 말 네 필이 끄는 수레에 올라타더니 회계를 향해 떠났다.

태수가 새로 부임해 온다는 말을 들은 회계군 관내의 관리들은 백성들을 동원하여 길을 치우는 등 준비를 한 다음 태수를 맞이하기 위해 수레를 보냈는데 모두 백 승이 넘었다. 매신의 일행이 오(吳) 땅의 경계에 들어서자 그 옛 처가 남편과 함께 같이 길을 치우는 모습을 보았다. 매신이 수레를 멈추게 하여 명을 내려 뒷 수레에 그들을 태워 태수의 관사에 데리고 갔다. 매신은 그들을 태수부 정원의 관사에 머물게 하고는 음식을 주어 기거하게 했다. 이윽고 한 달이 지나 처는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다. 매신은 돈을 그녀의 남편에게 주어 옛 처의 장례를 치르도록 했다. 이어서 매신은 옛날에 은혜있는 자들은 모두 불러 같이 음식을 먹으면서 보상했다.


한 해 남짓 지나 매신이 병사를 거느리라는 조명(詔命)을 받고 횡해장군(橫海將軍) 한열(韓說) 등과 같이 동월(東越)을 격파해 나라에 큰 공을 세웠다. 이에 황상이 매신을 경사(京師)로 불러들여 주작도위(主爵都尉)에 제수하여 구경(九卿)에 반열에 서게 했다. 이어서 수년 후 법에 연좌되어 면관되었다가 후에 다시 승상부의 장사(長史)로 복관 되었다. 그때 장탕(張湯)은 어사대부가 되었다. 처음 매신이 엄조(嚴助)와 더불어 같이 시중(侍中)이 되어 귀한 신분이었을 때 장탕은 낮은 직책의 관리 신분으로 매신 등의 앞을 종종걸음으로 지나가곤 했었다. 뒤에 장탕이 정위(庭尉)가 되어 회남왕(淮南王)의 옥사를 다스릴 때 엄조(嚴助)를 얽어 함정에 빠트렸다. 이에 매신이 장탕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매신이 승상부의 장사가 됨에 이르러 장탕이 자주 승상의 일을 대신 행했다. 장탕은 원래 매신이 자기보다 높은 관직에 있었음을 의식하고 고의로 업신여기며 그 뜻을 꺽으려고 했다. 매신이 장탕을 볼 때마다 장탕은 자리에 거만하게 앉아 예를 행하지 않았다. 매신이 마음속 깊이 원망해 늘 해할 수 있는 기회만을 노렸다. 뒤에 드디어 매신은 장탕이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지 않고 숨겨 놓은 일이 있다고 황제에게 고했다. 이에 장탕은 자살했다. 황제 역시 매신을 무고죄로 주살했다. 매신의 아들 산부(山拊)는 벼슬이 군의 태수와 우부풍(右扶風)에 이르렀다.



주석

1)상계리(上計吏) : 한나라 때 행정제도로 지방정부의 재정과 치적을 매년 조정에 보고해야 했던 업무를 담당했던 관리다.


【주매신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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