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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5. 섭정(聶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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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琴報仇(학금보구)

전국 때 섭정(聶政)의 부친은 한나라 왕을 위해 칼을 만들다가 기한을 넘기도록 만들지 못해 한왕의 명령에 의해 살해 되었다. 그때 섭정은 태어나기 전이었다. 유복자로 태어난 섭정이 장성하자 그의 모친은 부친이 당한 일을 말해주었다. 이때 섭정은 한왕은 죽여 그 원수를 갚아야 되겠다가 맹세했다.

섭정은 스승을 찾아 무예를 배워 어느 정도 검법에 익숙해 졌다고 행각하여 기와를 굽는 장인의 신분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렬에 섞여 궁내에 잠입하여 한왕은 암살하려고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섭정은 궁안에서 도망쳐 태산으로 들어갔다가 한 사람의 선인을 만나 거문고를 배우기 시작했다. 사람들에 의해 신분이 탄로 날 것을 두려워한 섭정은 온 몸에 옻칠을 하여 사납게 보이게 하고 다시 숯을 삼켜 그 음성을 변하게 함으로 해서 그 모습을 완전히 변모시켰다. 이와 함께 이빨까지 뽑은 후에 고된 연습에 온 정신을 집중시켜 10년 만에 결국은 거문고에 정통하게 되었다. 섭정은 그의 사부에게 작별을 고한 후에 한나라로 들어갔다.

10년 만에 한나라에 돌아온 섭정이 저잣거리에서 한 번 거문고를 올리기 시작하면 그것을 듣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와 행렬을 이루고 지나가던 소나 말도 가던 길을 멈추고 귀를 기우렸다. 섭정의 명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 결국은 한왕의 귀에 들어갔다. 한왕은 명을 내려 섭정을 궁궐로 불러 그의 거문고 소리를 감상하려고 했다. 섭정은 한왕의 호위병들의 수색을 피하기 위해 예리한 단도를 거문고 속에 숨기고는 태연자약한 모습으로 한왕의 궁궐로 들어갔다. 한왕 앞에 인도된 섭정은 혼신의 힘을 기우려 거문고를 연주했다.

그 거문고 소리는 마치 신선이 내는 소리와 같아 한왕과 그 주위의 호위무사들을 취하게 만들었다. 그 기회를 틈단 섭정은 재빨리 거문고 속에 숨겨둔 단검을 꺼내어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어 무방비의 한왕을 그 자리에서 칼로 찔러 죽였다. 섭정은 자기의 행위로 인해 그 모친에게 화가 미칠 것을 걱정하여 단검으로 자기의 얼굴 모습을 훼손하고 팔다리를 잘라 아무도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아 볼 수 없도록 했다.

섭정이 죽자 한나라는 그의 시체를 저잣거리에 메달아 놓고 그가 누구인지 알리는 사람에게 많은 돈을 주겠다고 현상금을 걸었다. 하루는 한 늙은 부인이 시체 곁으로 달려오더니 시체를 부여잡고 통곡을 하며 말했다.

“ 이 사람은 내 아들 바로 섭정이라! 그의 부친을 위해 원수를 갚았으나 후에 내가 죄에 연좌될 것을 알고 그의 얼굴과 형체를 스스로 훼손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비록 여자의 몸이기는 하지만 어찌 그의 영용한 세상에 이름을 알리지 않고 일신상의 안위만을 보전할 수 있겠습니까?”

그 부인은 계속 울기만 하다가 결국은 동맥을 끊어 죽었다.

후세에 이르러 <섭정자한왕(聶政刺韓王)> 즉 <광릉산(廣陵散)>이라는 노래 이름으로 거문고를 타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연주되어 섭정의 이름을 기리고 있다. 특히 서진 때 혜강(嵇康)의 광릉산 연주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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