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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12-07 16:55:235039 
구양수의 종수론(縱囚論)
양승국

종수론(縱囚論)

군자에게는 신의를 행하고, 소인에게는 형벌을 내린다. 죄과가 매우 커서 극에 달하면 사형에 처하는데, 이는 소인 중 특히 나쁜 사람에게 내린다. 의에 죽을지언정 요행을 바라면서 구차하게 살고자 하지 않고, 죽는 것을 집으로 돌아가듯 여기는 일은, 군자들도 특히 하기 어려운 일이다.

당태종 6년, 사형수 3백여 명을 기록하고 석방하여 집으로 돌아가게 한 후, 약속된 날짜에 스스로 돌아와 사형을 받도록 했다. 이러한 일은 군자도 하기 어려운 일인데, 소인 중에서도 특히 나쁜 자들이 해내기를 바랐다. 그 죄인들이 약속한 날짜에 모두 돌아왔는데, 늦은 사람도 없었다. 군자도 하기 어려운 이러한 일을 소인들이 아주 쉽게 해냈으니, 이를 본래 사람 마음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이 " 죄가 크고 악이 극에 달한 소인이지만, 은덕을 베풀어 대하면 변하여 군자가 되게 할 수 있다. 원래 은덕으로 깊이 감동시키면, 사람 성격이 빨리 변하여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하기에 내가 말했다.

" 태종께서 이렇게 하신 것은 은덕을 베풀었다는 명성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그들을 풀어주어 귀가시켰는데, 그들이 사면 받기를 원해 반드시 돌아올 것이므로 그들을 석방시켰는지, 죄수들이 석방 받아 집으로 돌아가서 스스로 돌아오면 반드시 사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돌아왔는지, 우리가 어찌 할 수 있겠는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해서 놓아준 것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마음을 도둑질한 것이다. 반드시 사면해 줄 것이라 생각해서 다시 돌아온 것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마음을 도둑질한 것이다. 상하가 서로 도둑질해서 이러한 명예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은덕을 베풀고 신의를 아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 태종께서 천하 사람들에게 은덕을 베푼 지 6년이 되었는데도, 소인들이 극악한 죄를 짓지 못하게 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하루 베푼 은덕으로 죽는 것을 집에 돌아가듯 여기고 신의가 생기도록 할 수 있다면, 이것 또한 통하지 않는 논리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겠는가를 묻기에 내가 대답했다.

" 그들을 풀어 주었다가 돌아오면 사형에 처하고, 사면해 주어서는 안 된다. 후에 다시 풀어준 후, 만약 그들이 또 돌아오면 은덕이 미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놓아주었다가 돌아오면 사면해 주는 일은, 어쩌다 한 번만 행해야 한다. 여러 번 이렇게 하면 살인범이 모두 죽지 않게 될 것이니, 이것이 어찌 세상의 떳떳한 법이 되고 성인의 법이 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요(堯), 순(舜), 우(禹) 삼왕께서 나라를 다스릴 때는 반드시 인정에 근본을 두셨다. 이상한 법을 만들어 고상하다고 하시지 않으셨고, 인정에 어긋나게 하여 명예를 구하지 않으셨다.

구양수(歐陽修)

1007년 태어나서 1072년에 죽은 중국 송나라 때의 정치가이자 문인이다. 호는 취옹(醉翁), 육일거사(六一居士)에 본명은 구문충(歐文忠)이다. 강서성(江西省) 길안시(吉安市)인 길주(吉州) 여릉현(廬陵縣) 출생으로 주요저서 전집으로 《구양문충공집》 153권, 《신당서(新唐書)》 《오대사기(五代史記)》등이 있다.

구양수는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4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으며, 문구(文具)를 살 돈이 없어서 어머니가 모래 위에 갈대로 글씨를 써서 가르쳤다. 10세 때 당나라 한유(韓愈)의 전집을 읽은 것이 문학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되었다. 1030년 진사가 되었으며, 한림원학사(翰林院學士) ·참지정사(參知政事) 등의 관직을 거쳐 태자소사(太子少師)가 되었다. 인종(仁宗)과 영종(英宗) 때 범중엄(范仲淹)을 중심으로 한 새 관료파에 속하여 활약하였으나, 신종(神宗) 때 동향후배인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에 반대하여 관직에서 물러났다.

송나라 초기의 미문조(美文調) 시문인 서곤체(西崑體)를 개혁하고, 당나라의 한유를 모범으로 하는 시문을 지었다. 시로는 매요신(梅堯臣)과 겨루었고, 문(文)으로는 당송8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었으며, 후배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송대의 고문(古文)의 위치를 확고부동한 것으로 만들었으며, 전집으로 《구양문충공집》 153권이 있다. 《신당서(新唐書)》 《오대사기(五代史記)》의 편자이기도 하며, 《오대사령관전지서(五代史伶官傳之序)》를 비롯하여 많은 명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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