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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4-01 14:04:073889 
季札觀周樂(계찰관주락) - 노나라에 사자로 간 계찰이 시경의 노래를 듣고 품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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季札觀周樂(계찰관주락)

- 노나라에 사자로 간 계찰이 시경의 노래를 듣고 품평하다. -



오(吳)나라가 계찰(季札)을 친선사절로 노(魯)나라에 보냈다. 계찰은 노나라 악사(樂士)들에게 주나라의 음악을 청해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듣더니 말했다.

「아름답도다! 주왕조의 기초가 이미 다져지기 시작했지만 아직 완성되었다고는 할 수가 없구나! 그러나 곡 중에는 백성들이 근면하며 애쓰나 원망하는 마음이 없구나!」

다시 『패풍(邶風)』, 『용풍(鄘風)』, 『위풍(衛風)』를 부르자 말했다.

「아름답고 깊고 그윽하도다! 근심에 차 있으나 곤궁하지 않다. 내가 들으니 위강숙(衛康叔)과 위무공(衛武公)1)의 덕행이 이와 같다고 하더니 이 노래는 아마도 위나라의 노래가 아닌가?」

악사들이 『왕풍(王風)』을 노래했다.

「아름답다! 그 마음은 비록 근심하나 두려워하지 않으니 그것은 동쪽으로 옮겨 온 주나라의 노래가 아닌가?」

악사들이 계속해서 『정풍(鄭風)』을 노래했다.

「노래의 성색이 매우 쇠약하니 국가의 정령이 까다로워 백성들이 감당하지 못하겠다. 아마도 이 나라가 제일 먼저 망하지 않겠는가?」

다시 악사들이 『제풍(齊風)』을 노래했다.

「참으로 아릅답구나! 음조가 넓고 웅장하니 깊고 멀구나! 진실로 대국의 기풍이 있구나! 동해에 있는 나라를 나타내니 아마도 강태공의 유풍이 아니겠는가? 국가의 앞날을 감히 뭐라고 예측할 수 없도다!」

『빈풍(豳風)』을 듣고 말했다.

「도량이 넓고 크며 마음을 편하고 거리낌 없이 만들어 즐거우면서도 지나치지 않으니 이것은 아마도 주공이 동쪽을 정벌할 때의 노래이겠다.」

악사들이 『진풍(秦風)』을 노래했다.

「이것은 중화(中華)의 소리라고 말할 수 있다. 더욱 중국화할 수 있다면 나라는 날이 갈수록 창대해지겠다. 창대하게 되면 지극한 경지까지 이르게 되어 능히 주왕조처럼 창업을 할 수 있겠다.」

『위풍(魏風)』을 노래했다.

「아름답구나! 가락의 곡조가 넓고 크구나! 또한 너그럽고 평화롭구나! 소박하고 평이하니 이와 같이 덕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면 그 군주는 능히 명군이 되겠다.」

『당풍(唐風)』을 노래했다.

「사려하는 바가 깊구나! 이것은 아마도 도당씨(陶唐氏)2)의 유풍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이와 같이 그 생각하는 바가 깊고 앞날을 멀리 내다보겠는가? 아름다운 덕을 갖은 사람의 후손이 아니라면 어찌 능히 이와 같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

계속해서 『진풍(陳風)』을 연주하자 계찰이 듣고 말했다.

「나라에 좋은 군주가 없으니 어찌 능히 오래도록 망하지 않겠는가?」

계속된 『회풍(鄶風)』 이하 다른 지방의 노래에 대해서는 더 이상 평론을 하지 않았다.

이어서 악사들이 『소아(小雅)』를 노래했다.

「아름답도다! 걱정하는 마음으로 가슴이 가득 맺혔구나! 그러나 반역하지 않고 떠나지 않으며, 원망하나 말하지 않으니 그것은 주나라의 덕이 쇠미해졌을 때의 노래가 아니겠는가? 아마도 주나라 초기의 유풍들이 남아서일 것이다.」

악사들이 계속해서 『대아(大雅)』를 연주하자 계찰이 말했다.

「관대하며 화목하다! 곡조가 잘 어울려 마음이 편안하다. 완곡하나 또한 강건하니 아마도 문왕의 덕행이 배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송(頌)』을 연주했다.

「노래가 지극한 경지에 달했다. 곧고 힘차나 거만하거나 불손하지 않다. 부드럽고 모나지 않으며 우아하고 아름다우나 지나치지 않으며 복잡하지 않다. 박자가 긴밀하나 절박하거나 다급하지 않다. 곡조는 느릿하나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변화가 풍부하나 어지럽지 않다. 곡조가 반복되어 싫증이 나지 않고 애달프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즐겁지만 지나치자 않아 방종하지 않다. 그 소리는 마치 성인의 지혜와 같아 아무리 사용해도 결코 부족함이 없겠고, 소리가 잠시 쉬어가더라고 아주 멈추지 않는다. 오성(五聲)3)과 팔풍(八風)4)이 조화를 이루어 어울리면서도 박자에는 절도가 있고 선율에는 법도가 있으니 이 음악들은 모두가 성인들의 덕이 배어 있구나!」

이어서 계찰이 상소(象箾)5)와 남약(南籥)6)이라는 무곡(舞曲)을 감상하고 나서 말했다.

「아름답구나! 그러나 어딘가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구나!」

계속해서 대무(大武)7)를 보고 말했다.

「참으로 아름답도다! 주나라의 번성함은 마치 이와 같았으리라! 」

소호(箾濩)8)가 계속해서 연주되자 계찰이 그 감상을 말했다.

「그렇게 홍대(弘大)한 덕을 베푼 탕임금과 같은 성인도 여전히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니 성인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겠다.」

계찰은 계속해서 대하(大夏)9)를 보고 말했다.

「아름답도다! 백성을 위해 그렇게 고생을 했음에도 스스로는 덕을 베푼 바가 없다고 여기고 있으니 우임금이 아니고서 그 누가 능히 그렇게 할 수 있었겠는가?」

초소(招箾)10)를 보고 말했다.

「덕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렀도다! 참으로 위대하도다! 마치 모든 세상을 덮는 하늘과 같고, 모든 세상을 감싸 안는 땅과 같도다! 비록 지극한 덕이 있다하나 이보다 더한 덕은 없을 것이다! 이제 춤과 음악을 더 볼 필요가 없구나! 설사 다른 음악이 있다할지라도 내가 어찌 감히 더 이상의 음악을 구할 수 있으리오!」


1)위무공(衛武公)/ 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주선왕 16년 기원전 812년에 즉위하여 758년에 죽었다. 서주말 춘추 초기 때 위나라의 군주로 희성(姬姓)에 이름은 화(和)다. 리후(釐侯)의 아들이고 공백(共伯)의 동생이다. 주유왕(周幽王) 11년 견융(犬戎)이 쳐들어와 유왕을 살해하자 무공은 군사를 이끌고 호경으로 가서 주왕실을 보호했다. 평왕이 동천하여 낙읍으로 그 도성을 옮길 때 작위가 공(公)으로 올려졌다. 재위 52년 동안 내정을 정비하여 선정을 베풀었다.

2) 도당(陶唐)/ 요임금 세운 나라 이름. 처음에 도(陶)에 도읍했다가 당(唐)으로 옮겼다. 도는 지금의 하남성 정도시(定陶市)고 당(唐)은 하남성 익성시(翼城市)다.

3)오성(五聲)/ 궁(宮), 상(商), 각(角), 치(徵), 우(羽)의 다섯 음계를 말한다.

4)팔풍(八風)/ 팔방지풍의 약자로 여덟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총칭하는 말이다. 즉 팔방이란 동서남북, 동북, 동남, 서북, 서남 등의 방위를 뜻하며 그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에 따라 입춘, 입하, 입추, 입동, 춘분, 추분, 하지, 동지의 8절기로 나누었다. 이에 중국 고대인들은 그 팔풍의 소리를 모방하여 음악을 작곡했다.

5)상소(象箾)/ 무공(武功)을 세우는 모습을 나타내는 춤곡으로 소(箾)는 춤추는 사람이 손에 쥐고 부는 퉁소를 말한다.

6)남약(南籥)/ 상전이 무공(武功)을 찬양한 춤곡인 반면, 남약은 문덕을 기리기 위한 춤곡이다. 약(籥)은 피리 모양의 관악기다.

7)대무(大武)/ 주무왕(周武王)이 은나라의 주왕(紂王)을 정벌할 때 그의 무공(武功)을 기리기 위해 주공(周公)이 만든 무곡이다.

8)소호(箾濩)/ 상나라를 세운 탕(湯)임금이 하나라의 마지막 임금인 폭군 걸왕(桀王)을 정벌한 공적을 찬양한 무곡.

9)대하(大夏)/ 하나라를 창건한 우(禹)임금의 덕을 찬양한 무곡.

10)초소(招箾)/ 소소(韶簫), 혹은 대소(大韶)라고도 하며 약칭하여 소(韶)라고 한다. 순임금이 요임금의 공덕을 찬미하기 위해 지었다고 전해지며 공자가 제나라에 있을 때 그 태사(太師)에게서 이 곡을 듣고 진미(盡美)라고 했다가 다시 진선(盡善)이라고 하며 석 달 동안을 고기 맛을 모르고 지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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