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面楚歌(사면초가)



項羽至垓下 兵少食盡 韓信等乘之 羽敗入壁 圍之數重

항우가 해하에 도달했을 때 병사는 줄고 식량은 다하였다. 한신 등이 이 기회를 이용하니 항우는 패하여 성안으로 들어가고 이를 몇 겹으로 에워쌌다.



羽夜聞漢軍四面皆楚歌 大警曰 漢皆已得楚乎 何楚人多也

항우가 밤에 한나라 군대 사방에서 모두 초나라 노랫가락이 들리므로 크게 놀라 말하였다. “한나라가 이미 초나라를 얻은 것인가? 어찌 초나라 사람이 많은가”



起飮帳中 命虞美人起舞 悲歌慷慨 泣數行下 其歌曰

천막 안에서 일어나 마시며 우희에게 일어나 춤출 것을 명하니 슬픈 노래에 마음이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그 노래는 이렇다.



力拔山兮氣蓋世 時不利兮騅不逝 騅不逝兮可奈何 虞兮虞兮奈若何 騅者 羽平日所乘駿馬也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는데 때가 불리하니 ‘추’도 나아가지 않네. ‘추’가 나아가지 않으니 어찌 하겠는가. 우희여 우희여 어찌하리오”. ‘추’는 항우가 평소 타는 준마이다.



左右皆泣 莫敢仰視 羽乃夜從八百餘騎 潰圍南出 渡淮 迷失道 陷大澤中 漢追及之 至東城 乃有二十八騎

곁에서 모두 울어 감히 우러러 보지 못하였다. 항우는 밤에 800여 기병을 따라 포위망을 무너뜨리고 남쪽으로 나서 회수를 건넜으나 길을 잃어 큰 연못에 빠졌다. 한나라가 이를 뒤따라 오는데, 동성에 이르니 28기만 남았다.



羽謂其騎曰 吾起兵八歲 七十餘戰 未嘗敗也 今卒困此 此天亡我 非戰之罪

항우가 그 기병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병사를 일으켜 8년간 70여 싸움을 하면서 패한 적이 없다. 이제 마침내 곤경에 처하니 이는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는 것이지 싸움의 잘못이 아니다.



今日固決死 願爲諸君決戰 必潰圍斬將 令諸君知之 皆如其言

오늘 굳게 죽음을 결심하고 제군에게 원컨대 싸움을 결판내 필히 포위망을 허물고 적장을 참살하여, 제군들로 하여금 이 말과 같다는 것을 알게 하리라“



於是 欲東渡烏江 亭長艤船待曰 江東雖小 亦足以王 願急渡

그리하여 동쪽으로 오강을 건너는바, 정장(亭長)이 배를 대며 기다려 말하였다. “강동이 비록 작다 하나 또한 왕노릇 하기에 충분하니 급히 건너십시오”



羽曰 籍與江東子弟八千人 渡江而西 今無一人還 縱江東父兄 憐而王我 我何面目復見 獨不愧於心乎 乃刎而死

항우가 말하였다. “강동의 자제 8천명과 함께 강을 건너 서쪽으로 가, 지금 한 사람도 돌아온 이가 없으니, 설령 강동의 부형이 불쌍히 여겨 나를 왕으로 삼더라도 내가 무슨 면목으로 다시 보아 다만 마음에 부끄럽지 않겠는가?” 이에 목을 베고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