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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29 10:57:093409 
구천세(九千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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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를 멸망으로 치닫게 한 환관 위충현(魏忠賢)




환관 중에서도 몇몇 사람의 환관은 성실하고 솔직한 인물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활약한 인물도 있었다. 정화, 회은, 금은 등이 그러했고, 그 나머지 대부분의 환관들은 전반적으로 보아 국가를 위기에 몰아넣고 재앙을 가져다 준 무리였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악명 높은 것은 왕진, 왕직, 유근, 위충현의 무리였다.




그중 가장 횡포가 심했던 것은 천계제때의 태감 위충현이었다. 위충현은 불량배 출신으로 궁정에 들어와서 황제의 손자인 주유교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 주유교의 유모 객씨와 음란한 관계를 맺으면서 황제의 총애를 받기 시작하엿다. 그 후 주유교가 16세에 천계제로서 즉위하자 천계제는 연극 구경과 오락에 빠져 모든 정치를 위충현에게 위임하게 되었다. 권세에 영합하는 무리들은 모두 위충현 앞에 무릎을 꿇음으로써 환관벌이 형성되었다.




환관벌의 횡포는 조야의 뜻있는 사람들의 불만을 불러 일으켰다. 양연, 좌광두 등은 목숨을 내걸고 위충현의 파면을 상주하였으나 그 결과는 그들이 예상한 대로 박해와 추방이 있을 뿐이었다. 추방된 사람들은 시골에 묻혀 후학들을 지도하며 세월을 보내기도 하였다. 당시 조정의 정치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고 있었으나 환관벌은 이들을 동림당(명나라 말기 정치 개혁을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로서 고헌성, 고반룡 등이 주도하였음)이라는 죄명을 씌워 죽여버렸다. 이렇게 해서 성실하고 강직한 관료들은 하나 둘씩 위충현의 손에 죽음을 당하였다.




어리석은 황제는 동림당 탄압의 일환책으로 전국의 학교를 폐쇄하고 위충현의 생사당(살아 있을 때부터 받들어 제사지내는 사당)을 짓도록 명령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죽은 후에 제사지낼 위충현의 사당도 짓도록 하였다. 연안에 있는 위충현의 사당은 유리질의 유약을 칠한 기와로 지붕을 이어 궁전을 방불케 하였으며 소주에 세운 생사당 안에 안치된 위충현의 상은 금으로 늘어뜨린 장식물이 부착되어 있었다. 심지어 이 생사당의 위충현 상에 절을 하지 않는 사람은 사형에 처해졌다는 것이다. 위충현이 가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관민이 길바닥에 엎드려 '구천세', 혹은 '구천구백세'를 외쳤다. 당시 '만세'는 황제에 한해서만 사용하는 말로서,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써서는 안되는 말로 되어 있었다. 만약 이런 규정이 없었더라면 위충현에 대해서도 '만세'를 외쳤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환관의 위력은 위충현 시대에 최절정에 달해 있엇다. 더욱 해괴한 일은 학문과 덕행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 위충현이 성현으로서 공자묘에 배향된 일이었다. 천계제는 춘추 두 차례에 걸쳐 공자묘에 나아가 제사를 올리고 그 때 이 불량배 출신의 환관의 위패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하늘을 찌를 듯한 권세를 누리던 위충현에게도 한계가 있었다. 천계제가 죽고 숭정제가 즉위하자 곧바로 위충현은 파면되었다. 위충현에게도 역시 일말의 양심은 있었던지 자신이 지은 죄를 두려워하여 자살했다. 이 해가 천계 7년(1627)으로 이 해부터 각지에서 농민 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위충현 외의 다른 환관들의 일화들




이외에도 성화제 때의 태감인 왕직은 6년간 실권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그의 권력이 얼마나 절대적이었던지 일반 백성들이 황제의 존재는 몰라도 왕직의 이름만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정덕제 때의 태감인 유근은 공경 대신들이 모두 그의 문하에서 배출되었다. 유근이 모반죄로 재판에 회부된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유근은 재판석상에서 재판관들에게 호통을 쳤다.

"무례한 놈들, 너희들은 모두 나의 문하가 아니더냐. 나를 재판한다니 말이 되느냐?"

이 재판을 담당했던 형부상서 유경은 호통치는 소리에 놀라 벌벌 떨며 그 자리를 떴고, 그 밖의 배석과뇰들도 슬슬 자리를 피해 나갔다. 동석했던 부마도위(황제의 사위) 채진이 일어서며 큰소리로 말하였다.

"나는 황제의 사위이지 너의 문하는 아니다. 내가 재판관으로서 너를 재판하겠다."

이렇게 해서 수라장을 이루었던 재판장이 겨우 수습되었다고 한다.




영종 때의 태감인 왕진은 오이라트를 정벌하는데 영종의 친정을 강행하여 결국 토목의 변(오이라트군에게 명군이 전멸을 당하고 영종이 포로가 된 사건)을 당하게 하였다. 결국 왕진 본인은 호위 장교에게 박살 당하고 말았다.




이처럼 국가와 국민에게 커다란 재앙의 씨를 뿌렸던 환관들의 권세는 이후에도 수그러들지 않아서 결국 명왕조의 멸망을 부채질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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