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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4 05:49:08189 
12. 패공입관(沛公入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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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패공입관(沛公入關)
- 회유작전으로 관중에 먼저 들어가는 유방 -

당시 조나라의 별장 사마앙(司馬卬)이 하수를 남하하여 함곡관(函谷關)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자 패공은 즉시 북쪽으로 나아가 평음(平陰)을 공격하여 황하의 나루터를 끊었다. 다시 방향을 남쪽으로 바꿔 낙양의 동쪽에서 진군(秦軍)과 싸웠으나 전세가 유리하지 못해 양성(陽城)으로 후퇴하여 군중의 기병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아 남양현(南陽縣) 동쪽에서 남양태수 여의(呂齮)와 싸워 물리치고 남양군(南陽郡)을 점령했다. 여의는 도망쳐 완성(宛城)으로 들어가 지켰다. 패공이 완성을 우회하여 서쪽으로 진격하려고 하자 장량이 간했다.
「공께서는 관중으로 급히 들어가려는 바쁜 마음에 완성을 우회하려고 하시지만, 눈앞에 아직 진나라 군사들의 수효가 옛날처럼 여전히 많을 뿐만 아니라 험준한 요충지의 지세에 의지하여 우리들의 진격을 방해할 겁니다. 만일 지금 완성을 공격하여 점령하지 않고 지나친다면, 뒤에서는 완성의 적군이 공격하고 앞에서는 강력한 진군이 가로막게 되어, 우리 군사들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겁니다.」
이에 패공은 군사를 이끌고 밤을 도와 다른 길을 이용하여 돌아가 깃발을 바꾸고 있다가, 이윽고 동이 트자 완성을 세 겹으로 물샐틈없이 포위했다. 사태가 절망적이라고 생각한 남양태수 여의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그러자 그의 사인(舍人) 진회(陳恢)가 말리며 말했다.
「패공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난 후에 죽어도 늦지 않습니다.」
진희가 성벽을 넘어 패공을 찾아가 접견을 청하고 말했다.
「내가 듣기에 공과 제후들이 약속하기를 먼저 함양에 들어가는 사람에게 관중의 왕 자리를 양보하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지금 공께서는 완성을 공격하기 위해 머무르고 있습니다. 완성은 바로 대군(大郡)인 남양군의 치소가 있는 고을로 수십 개의 성들을 관할에 두고 수많은 백성들과 풍족한 식량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의 관리들과 백성들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항복하게 되면 예전 영양(潁陽)의 성민들처럼 필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성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공께서 관중으로의 진격을 멈추고 머무르면서 하루 종일 완성에 대한 공격을 퍼붓는다면, 많은 병사들이 죽거나 다치게 됩니다. 그렇지 않고 군사를 이끌고 완성을 지나치신다면, 완성의 군민들은 필시 공의 뒤를 추격할 겁니다. 앞의 경우는 관중에 먼저 입성하는 공을 다른 장군에게 그 선수를 뺏겨 관중의 왕 자리를 잃게 되는 일이며, 뒤의 경우는 강한 진군과 완성의 추격군 사이에 끼어 위험에 빠질 겁니다. 공을 위해 계책을 하나 드린다면, 남양태수를 옛날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두어 그로 하여금 남양을 지키게 한다는 약조를 해 주는 대신 그의 항복을 받아들이십시오. 그런 다음 공께서는 완성의 군사들과 함께 서쪽으로 진격하신다면 관중의 왕 자리를 얻을 수 있고, 더욱이 아직 항복하지 않은 여러 성들은 남양군의 치소인 완성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서로 앞을 다투어 성문을 열고 귀의해 올 겁니다. 이로써 공께서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관중으로 진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진희의 청을 허락한 패공은 그 즉시 여의를 은후(殷侯)에 봉하고 완성을 지키도록 했으며, 진희는 천호(千戶)의 후(侯)에 임명했다. 패공이 완성의 군사들을 더하여 서쪽으로 진격하자 주위의 성들은 하나도 빠지지 않고 모두 항복했다. 이윽고 패공의 행렬이 단수(丹水)①에 이르렀다가 이어서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호양(胡陽)을 공격하던 중 파군(番君)의 별장 매현(梅鋗)을 만나 그와 함께 석현(析縣)과 역현(酈縣)을 공격하여 함락시켰다. 그때 장함은 이미 조나라 땅에서 그 군사들과 함께 항우에게 항복한 후였다.
마침내 무관(武關)으로 들어간 패공이 2만의 군사로 요관(嶢關)③에 있는 진나라 군사들을 공격하려고 하자 장량이 계책을 내어 말했다.
「진나라 군대는 아직도 세력이 강하여 결코 가볍게 보시면 안 됩니다. 제가 듣기에 진나라 장수들은 모두 장사꾼 출신들이라, 장사꾼은 이로써 유혹하면 마음을 쉽게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패공께서 일단 보루를 지키면서, 사람을 앞서 보내 5만 명의 식사를 준비하도록 하고, 산봉우리에는 모두 깃발을 빽빽이 꽂아 의병(疑兵)을 세우고, 다시 역이기(酈食其)에게 금은보화를 주어 진나라 진영으로 보내 적장들을 이로써 달래 항복을 권유하십시오.」
과연 패공이 보낸 뇌물에 혹한 진나라 장수가 패공의 군사와 연합하여 서쪽으로 진격하여 함양을 습격하자고 했다. 진군과 함께 함양을 공격하려고 하던 패공에게 장량이 다시 말했다.
「아마도 그 계획은 진나라 장수 혼자만의 생각이라 혹시 그의 부하 군사들이 명령을 받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진나라 군사들이 장수의 말을 따르지 않게 되면 필시 위험에 빠지게 되니, 차라리 그들이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서 공격하는 편이 상책입니다.」
이에 패공이 즉시 군사를 이끌고 공격하자 진군은 크게 무너졌다. 도망가는 진군의 뒤를 추격하여 남전(藍田)에서 다시 싸웠다. 진나라 군사들은 결국은 남전에서 와해되고 패공은 함양에 입성했다. 진왕 자영(子嬰)이 백마가 끄는 흰 수레를 타고 목에는 밧줄을 메고서, 황제의 옥새(玉璽)와 부절(符節)을 봉해 가지고 나와 지도정(軹道亭)④으로 나와 항복의 의식을 행했다. 패공의 여러 장수들 중에는 진왕을 죽여야만 한다는 사람이 있었다. 패공이 그들을 향해 말했다.
「처음 회왕이 나를 관중으로 보낸 이유는 원래 내가 관대하고 남을 용납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었소. 이미 항복한 사람을 죽이는 일은 또한 앞일이 상서롭지 않을 것이오.」
패공은 진왕 자영(子嬰)의 항복을 받았다. 패공이 진나라 궁궐로 들어가 보니 그 궁실에는 휘황찬란한 휘장, 옥이나 금으로 만든 개와 말 모양의 노리개, 천하의 진기한 보물 그리고 수천 명에 달하는 미녀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에 마음이 동한 패공이 마음속으로 궁궐에 머물려고 했다. 번쾌가 궁궐 안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간했으나 패공은 듣지 않았다. 그래서 장량이 나서서 말했다.
「진나라가 포학무도했음으로 해서 패공께서 이곳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무릇 천하 사람들을 위해 진나라의 남은 포악한 잔적들을 제거하려면 마땅히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태도를 본분으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 막 진나라 도성에 입성하자마자 즐거움만 찾으려고 하는 행위는 마치 사람들이 말하는 ‘걸(桀)을 도와 학정을 펼치는 일’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충언은 귀에 거슬리지만 일을 행하는 데는 이롭고, 성분이 독한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다’라고 했습니다. 원컨대 패공께서는 번쾌의 간언을 따르셔야 합니다.」
패공은 장량의 말을 받아들여 함양성에서 나와 패상(霸上)에 주둔했다.

주석
①단수(丹水) : 1. 옛 하천의 이름으로 지금의 섬서성 상현(商縣) 서북에서 발원하여 동남쪽으로 흘러 하남성을 지나 호북성 균현(均縣)에서 한수(漢水)로 들어가는 한수의 가장 긴 지류이다. 2. 진나라가 설치한 현 이름으로 지금의 하남성 석천현(淅川縣) 단수의 북쪽에 있었다.
②1.서릉(西陵) : 지금의 호북성 의창시(宜昌市) 서. 2.호양(胡陽) : 지금의 하남성 당하현(唐河縣)으로 남양시(南陽市)와 호북성의 양번시(陽樊市) 사이에 있었다. 3.석현(析縣) : 지금의 하남성 서협현(西峽縣)으로 진나라가 설치한 현이름이다. 4.역현(酈縣) : 지금의 하남성 남양시(南陽市) 북 40키로에 그 치소가 있었던 진나라가 설치한 현이름이다.
③요관(嶢關) : 지금의 섬서성 상현(商縣) 서남의 요산에 설치했던 관 이름이다. 남양분지에서 관중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④지도정(軹道亭) : 지도(軹道)는 지금의 서안시(西安市) 동북의 있었던 지명이고 정(亭)은 매 10리마다 설치한 진나라 때의 말단 행정조직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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