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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4 06:37:54178 
18. 신안갱졸(新安坑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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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18. 신안갱졸(新安坑卒)
- 항우가 신안에서 진나라의 항졸 20만을 갱살하다. -

항우가 이끄는 제후군과 항복한 진군의 행렬이 신안(新安)①에 이르렀다. 당시 제후군의 군리와 사졸들은 모두 옛날 요역에 징발되어 여산릉(驪山陵) 공사에 동원되었거나, 하투(河套) 지방에 머물며 변경지역의 수비병이 되었거나, 아니면 서북쪽의 장성(長城) 축조 공사에 동원되어 관중지방에 살면서 진나라 관리로부터 인간 이하의 대접을 경험했던 사람들이었다. 이윽고 진나라 군사들이 제후군에게 항복하자, 제후군의 군리와 사졸들은 그들을 마치 포로나 노예처럼 대하며 모욕을 가했다. 진나라 군사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며 말했다.
「장함 장군 등이 우리를 속여서 제후군에게 항복을 했다. 오늘 우리가 진군을 파하고 관중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우리들은 제후들에게 동쪽으로 끌려가 그들의 노예로 전락하고 우리들의 부모처자는 진나라로부터 모두 죽임을 당하고 말 것이다.」
제후군의 장수들이 그들의 소리를 몰래 듣고 항우에게 고했다. 항우가 즉시 경포와 포장군을 불러 말했다.
「20만 명이나 되는 진나라 항졸들이 아직도 마음속으로 우리들에게 복종하지 않고 있소. 관중에 들어가서 그들이 우리들의 명을 듣지 않는다면 일이 매우 위험하게 되지 않겠소? 차라리 여기서 그들을 습격하여 모조리 죽이고 장함, 장사(長史) 사마흔, 도위(都尉) 동예(董翳) 등 세 사람만을 데리고 진나라에 들어가야 되겠소.」
항우의 명을 받은 경포와 포장군은 면전에서 물러나와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에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달빛도 없는 칠흑 같은 야밤이 되자 휘하의 군사들을 이끌고 제후군의 영채를 나와 진나라 항졸들의 진채를 기습했다. 진나라의 항졸들은 신안성 남쪽의 산록에 세운 진채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경포는 휘하의 군사들에게 명하여 진군의 진채를 삼면에서 포위하고 후면의 산 쪽으로 통하는 길은 열어두어 고의로 그들이 도주하도록 유인했다. 이어서 한 떼의 부대를 포장군에게 주어 산 위로 올라가 매복하고 있다가 진군이 산으로 들어오면 화살을 쏘고 돌덩어리를 굴려 한 명도 남김없이 몰살시키라고 했다. 포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산 쪽으로 올라가자 군사들과 잠시 휴식을 취하던 경포는 포장군의 군사들이 대략 산상에서 포진을 끝낼 시간에 맞춰 군사들을 일으켜 곧바로 진군의 영문을 부수고 진채로 돌입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진나라 군사들은 잠에서 깨어났으나 비몽사몽간에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도대체 적군이 어느 쪽에서 쇄도해 들어오고 있는지도 몰랐다. 항우의 비밀스러운 계책을 모르고 있었던 진군의 대장 사마흔이 황망한 마음이 되어 장막을 나오자 곧바로 경포와 얼굴을 마주치게 되었다. 경포가 사마흔에게 말했다.
「진나라 항졸들의 지휘를 맡고 있는 장군께서 군중에 변란이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어떻게 아직까지 편안히 장막 안에서 잠을 자고 있을 수 있단 말이오? 다행히 본영에서 이미 역모의 전모를 파악하여 그들을 소탕하기 위해 이렇게 달려왔소. 장군께서는 당장 상장군 막사로 달려가 해명을 하셔야 이 역모에 가담했다는 죄를 면할 수 있을 게요.」
경포의 계략에 떨어진 사마흔은 급히 말에 뛰어올라 채찍을 휘둘러 항우의 막사를 향해 달려갔다. 사마흔을 밖으로 내보낸 경포는 진군의 영채를 봉쇄하고 진나라 군졸의 탈출을 철통같이 막았다. 진군은 결국 활로를 찾아 진채의 뒤쪽으로 도망쳐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길은 모두 험악한 계곡이어서 백주에도 간간히 실족해서 떨어지곤 했는데, 칠흑같이 어두운 한밤중에 더욱이 정신도 황망한 심리상태였기 때문에 길을 잘못 들어 태반이 계곡 밑으로 떨어져 사라져갔다. 그때 갑자기 마치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에서 길을 잃은 뱃사람에게 나타난 별자리처럼 산상에서 횃불이 일제히 타올라 산길을 밝혔다. 그러나 그 횃불은 구원의 별자리가 아니라 그들의 목숨을 재촉하기 위해서였다. 화살이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돌덩어리가 우박처럼 쏟아지기 시작하자 도망치던 진군 중에 죽거나 다치지 않는 군사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윽고 시간은 흘러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새벽녘의 이르자 20만에 달하는 진나라의 항졸들은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두 살해되어 구덩이에 묻혀버렸다. 참으로 잔인하고 참혹한 학살이었다. 진나라 항졸의 시신을 모두 거두어 구덩이 모두 묻어버린 경포와 포장군이 복명하기 위해 항우의 장막으로 달려갔다. 그때 사마흔을 접견하고 좋은 말로 위로한 후에 자기의 막사에 머물도록 한 항우는 경포와 포장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장군의 보고를 받은 항우는 그때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고 영채를 걷어 서쪽으로 진군하라는 명을 내렸다.

주석
①신안(新安) : 지금의 하남성 민지현(澠池縣) 동쪽으로 현재의 신안현은 당시의 지점에서 25키로 서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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