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국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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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4 06:17:31526 
14. 문경교도반목성구(刎頸交到反目成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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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문경교도반목성구(刎頸交到反目成仇)
- 문경지교를 맺은 장이와 신여가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다. -

한편 한단에 당도한 장함의 진나라 군사들은 그곳의 백성들을 모두 하내로 이주시키고 한단의 내성과 외곽을 모두 파괴해버렸다. 장이와 조왕 헐은 도망쳐 거록(鉅鹿)으로 들어가자 진장 왕리(王離)가 뒤를 추격하여 포위했다. 진여는 북쪽으로 도망쳐 상산에서 수만 명의 군사를 얻은 후 남하하여 거록의 북쪽에 주둔했다. 이때 장함의 진나라 본대는 거록의 남쪽인 극원(棘原)에 군영을 세우고 하수 강안을 따라 용도(甬道)를 건설하고 왕리와 군사들에게 군량을 보급했다. 군량미를 충분히 보급 받은 왕리의 진나라 군사들은 사기가 올라 거록성을 매우 세차게 공격했다. 거록의 성중에는 양식이 떨어지고 군사들의 수효는 적었기 때문에 장이는 사람을 여러 차례 보내 진여에게 구원을 청했다. 수효가 적은 군사들로써는 진나라의 대군을 이길 수 없다고 스스로 생각한 진여는 감히 앞으로 진격하지 못했다. 그런 상태로 몇 개월이 지나자 대노한 장이는 진여를 원망하며 장염(張黶)과 진택(陳澤)을 시켜 진여에게 자기의 말을 전하게 했다.
「옛날 나와 장군은 문경지교(刎頸之交)를 맺어 죽음을 같이 하기로 맹세했소. 오늘 조왕과 이 장이의 즉음이 조석지간에 달려 있는데 장군은 수만 명이나 되는 군사들을 거느리고 있으면서 우리를 구원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 옛날에 서로를 위해 목숨을 버리자고 맹세한 의가 지금은 어디에 있단 말이오? 그래도 장군에게 얼마간의 신의가 남아있다면 어찌하여 진나라 진영으로 달려가 함께 죽으려고 하지 않는단 말이오? 설사 그렇다 해도 십에 한 둘은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소?」
진여가 듣고 말했다.
「내가 이렇게 진격하지 못하고 있음은 조왕도 구하지 못하고 헛되이 군사들만 모두 잃지 않을까 생각해서요. 또한 이 진여가 조왕과 장이장군 두 분과 함께 죽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장차 두 분을 위해 진나라에 원수를 갚기 위해서요. 오늘 한사코 죽고자 하는 것은 단지 굶주린 호랑이에게 고기를 던져주는 행위와 같으니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있겠소?」
장염과 진택이 말했다.
「그렇다 해도 일이 이미 급하게 되었으니 죽음을 함께해서 신의를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찌 후일의 일만을 걱정하십니까?」
「내가 비록 목숨만을 버릴 뿐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장군들의 말을 따르기로 하겠소.」
그래서 진여는 휘하의 군사들 중 5천 명을 장염과 진택에게 주어 먼저 진나라 진영으로 돌격하게 했으나 그들 모두는 전멸하여 한 사람도 살아나오지 못했다.
이때 조나라가 위급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연(燕)과 제(齊) 및 초(楚)가 구원하기 위해 모두 달려왔다. 장이의 아들 장오 역시 북쪽으로 나아가 정벌군을 조직하여 만여 명의 군졸을 얻어 달려와 진여의 진영 옆에 누벽을 쌓고 주둔했으나 감히 진나라 진영을 공격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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