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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4 07:11:25538 
26. 진평투한(陳平投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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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진평투한(陳平投漢)
- 진평이 초나라에서 도망쳐 한나라에 투항하다. -

한왕이 조가에서 나와 남하하여 수무(修武 : 지금의 하남성 획가현(獲嘉縣))에 이르렀을 때 미장부 한 사람이 군문에 다가와 투항하겠다고 고했다. 군리가 나와 이름을 묻자 진평(陳平)이라고 밝힌 그는 초나라의 도위(都尉)를 지내다가 한나라에 투항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양무(陽武) 출신의 진평은 한왕 밑에서 부장(部將)으로 있는 위무지(魏無知)와 옛날부터 친교가 있었다. 군리의 보고를 받은 위무지가 영문을 나와 진평을 맞이하여 영채로 데리고 들어갔다. 두 사람은 오랜 만에 만나 기쁜 마음으로 풀 섶에 앉아 옛 친구와 정담을 나누었다. 이어서 진평을 위해 음식을 준비한 위무지가 물었다.
「자네는 항왕을 모시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사연이 있어 우리 한군의 진영을 찾게 되었는가?」
「하마터면 자네를 다시는 못 볼 뻔 했네! 궁여지책으로 계책을 써서 간신히 목숨을 구해 자네를 찾아오게 되었네.」
옛날 진(秦)나라에 반기를 들고 거병하여 진현(陳縣)으로 들어가 왕이 된 진승(陳勝)은 부하 장수 주불(周巿)을 시켜 위(魏)나라 땅을 공략하도록 하고 위나라의 왕손 위구(魏咎)를 위왕(魏王)으로 세웠다. 이어서 진왕은 위왕으로 하여금 임제(臨濟 : 지금의 하남성 개봉(開封) 구현(丘縣) 동)에서 진(秦)나라의 관군과 싸우게 했다. 그때 진평은 그의 형과 작별하고 마을의 젊은이들과 함께 위왕 위구(魏咎)를 찾아가 섬겼다. 위왕은 진평을 태복(太僕)에 임명했다. 진평이 왕의 곁에서 계책을 여러 번 올렸으나, 위왕은 진평의 계책을 받아들일만한 능력이 없었다. 오히려 다른 사람으로부터 모함을 받아 위태롭게 된 진평은 위왕으로부터 달아나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항우가 북쪽으로 진격하여 하상(河上)에 이르자 진평이 달려가 귀의했다. 관중으로 들어가 진나라 군사들을 격파한 항우를 따라 종군한 진평은 그 공으로 경(卿)의 작위를 받았다. 제후들을 분봉한 항우는 동쪽으로 돌아와 왕이 되어 팽성(彭城)을 도읍으로 삼았고, 한중에서 나온 한왕 유방은 삼진(三秦)을 평정하고 동쪽으로 계속 진군했다. 한왕이 동쪽으로 진군해 오고 있다는 소식에 놀란 은왕(殷王) 사마앙(司馬卬)이 자기의 영지인 하내(河內)의 땅을 들어 한왕에게 항복하려고 했다. 이에 항우는 진평을 신무군(信武君)에 봉하고 초나라 땅에 있던 위왕 위구(魏咎)의 부하들을 차출하여 이끌고 은왕을 공격하게 했다. 진평이 천하의 정세에 대해 이해득실의 도리로 은왕을 설득하자 은왕은 마음을 바꿔 초나라를 계속 받들겠다고 맹세했다. 진평은 싸우지 않고 은왕의 항복을 받아내고 개선했다. 항왕은 그 공으로 진평을 도위에 임명하고 상금으로 황금 20일(鎰)을 하사했다. 그러나 얼마 후에 한왕 유방이 은나라 땅으로 진군하여 조가성을 포위 공격했다. 은왕은 즉시 사자를 항왕에게 구원을 요청했으나 그때 항왕은 제나라로 원정 나가 전영과 전투 중이었음으로 구원할 수 없었다. 결국은 중과부적으로 한나라 군사들의 공세를 당해낼 수 없었던 은왕은 한나라에 항복해 버렸다. 항우가 듣고 대노하여 전에 은왕을 정벌하기 위해 출전했던 장수들과 군리들을 모두 살해하려고 했다. 자기도 피살될지 모른다고 두려워한 진평은 옛날 항우에게서 상금으로 받든 황금과 도위의 관인을 주머니에 넣어 봉하여 항우에게 돌려주게 한 후에 자기는 보검 한 자루만을 몸에 지닌 채 맨 몸으로 소로를 이용하여 도망쳤다. 진평이 황하의 강안에 당도하여 강을 건너려고 하자, 한 사람의 헌헌대장부가 단신으로 여행하고 있는 모습을 본 뱃사공들은 그가 도망치고 있는 장수라고 의심했다. 진평의 허리춤에는 틀림없이 금은보화가 가득 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들은 진평을 노려보며 기회를 봐 죽이려고 했다. 진평이 두려워하여 입던 옷을 다 벗어 재껴 알몸이 되어 뱃사공들의 배를 젓는 일을 도왔다. 진평의 몸에 지닌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뱃사공들은 그를 죽이려는 생각을 멈추었음으로 진평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해 달아나 한왕에게 투항할 수 있었다.
진평으로부터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위무지가 말했다.
「우리 한왕은 마음이 너그럽고 넓어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고 활달한 성격을 갖고 계신분이네. 인재를 적재적소에 임용하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천하의 호걸들이 무리를 지어 달려와 귀의하고 있는 중이네. 오늘 자네가 어두운 데를 버리고 밝은 곳으로 달려왔으니 내가 마땅히 자네를 한왕에게 천거하겠으니 자네의 재주와 포부를 한 번 펼쳐보게나.」
진평은 다른 일행에 섞여 일곱 사람과 함께 한왕을 접견하고 식사를 대접받았다. 그들의 식사가 끝나자 한왕이 말했다.
「이만 돌아가 여사에 머물러 있으면 내가 별도의 명령을 내리겠노라!」
진평이 일행 중에서 나와 말했다.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은 매우 급해 다음 날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왕이 진평과 대화를 나누어 본 결과 대단히 만족하며 기뻐했다. 한왕이 진평에게 물었다.
「초나라에 있었을 때 그대는 무슨 관직에 있었는가?」
「도위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왕은 진평을 도위에 임명하고 자기의 참승(驂乘)으로 삼아 항상 곁에 두고, 호군(護軍)①의 일을 맡겼다. 이에 한나라 진영의 모든 장군들이 한왕에게 달려와 소란을 피우며 말했다.
「대왕께서 어느 날 아침 초나라의 도망병 한 사람을 얻더니 그의 옛날 초국에서의 지위가 높고 낮음도 따져보지도 않고, 곧바로 등용하여 대왕의 수레 옆에 태우고 다니면서, 적장 출신으로 하여금 우리 한나라 장군들의 행동을 감시하도록 시켰습니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도리입니까?」
한왕은 제장들의 불만에 찬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진평을 더욱 총애했다.

주석
①호군(護軍) : 군대 내 여러 장군들의 동태를 감시하는 직위로써 지금으로 말하면 보안사령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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