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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4 06:46:51524 
20. 항우부약(項羽負約) 패공왕한(沛公王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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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20. 항우부약(項羽負約) 패공왕한(沛公王漢)
- 항우가 약속을 어기고 패공을 한왕으로 봉하다. -

패공을 노친 항우는 희수 강안의 주둔해 있던 군사를 이끌고 서진하여 함양으로 들어가 성중의 백성들을 모두 도륙하고, 항복한 진왕 자영(子嬰)을 죽였다. 이어서 진나라의 궁궐에 불을 질렀다. 궁궐을 태우는 불길은 3개월이 지나도록 꺼지지 않았다. 이윽고 진나라의 보물과 부녀자들을 취하여 동쪽으로 물러가려고 하던 항우를 보고 어떤 사람이 말했다.
「관중은 험산과 큰 강에 의지할 수 있고, 땅은 비옥하여 패왕의 도성으로 삼을 만합니다.」
진나라의 궁실이 모두 타버려 폐허가 된 모습을 본 항우는 동쪽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말했다.
「부귀하게 되어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다면, 비단옷을 입고 밤중에 길을 걷는 사람과 같다.」①
그 사람이 듣고 말했다.
「사람들이 초나라 사람들에 대해 말하기를 ‘관을 쓴 원숭이와 같다.’②고 하던데 그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구나!’」
항왕이 전해 듣고 그 사람을 잡아서 가마솥에 삶아 죽였다.
항왕이 이윽고 초회왕에게 사자를 보내 관중의 처분에 대한 명을 물었다. 회왕은 옛날에 행한 약속대로 행하라고 했다. 우선 회왕을 의제(義帝)로 올린 항우가 스스로 왕이 되고 싶어 먼저 제후들과 장상들을 불러 말했다.
「천하에 란이 일어나자 제후들을 임시로 세운 후에 진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사람들은 모두 몸에 갑옷을 두르고, 손에는 단단히 붙잡은 예리한 무기로 의를 위해 몸을 일으켰다. 이어서 풍찬노숙하면서 3년 만에 진나라를 멸하고 천하를 평정하게 되었다. 이것은 모두 이 항적(項籍)과 함께한 여러 장상(將相)과 제군들이 힘써 노력한 덕분이다. 이 일에 있어서 의제(義帝)는 아무런 공도 세운 바가 없으니 내가 마땅히 땅을 나누어 공이 있는 사람들을 왕으로 삼아야 하겠다.」
제장들이 모두 찬성하며 기뻐했다. 곧이어 천하를 나누어 제장들을 제후왕으로 봉했다.
항왕과 범증은 패공이 천하에 뜻을 두고 있다고 의심은 하였으나 홍문(鴻門)의 연(宴)에서 이미 화해를 맺어 어찌할 수 없었다. 또한 제후들과 한 약속을 위반한 자신들에게 제후들이 반할까 두려워하여 음모를 꾸미며 말했다.
「파(巴)와 촉(蜀)으로 들어가는 길이 험하여, 진나라의 죄인들을 모두 옮겨 살도록 하고 패공을 그곳에 봉한다면 처음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는 제후들에게 공표했다.
「파와 촉 두 땅도 역시 관중에 속한 땅이다.」
그런 이유를 핑계로 패공을 한왕(漢王)에 봉하여 파(巴), 촉(蜀), 한중(漢中)을 다스리게 하고 남정(南鄭)을 도읍으로 삼게 했다.
한왕이 한중의 자기 봉지로 들어갈 때 항우는 한왕이 거느린 10만여 명의 군사들 중 7만 명을 빼앗아 자기의 부대로 편입시키고 3만여 명만의 군사들을 주어 그를 따라가게 했으나 초와 제후국 군사들 중 수만 명이 한왕을 경모하여 뒤를 따랐다. 한왕과 그의 일행은 두현(杜縣 : 지금의 섬서성 서안(西安) 동남)에서 출발해서 남쪽으로 나와 식중(蝕中)③의 계곡길로 들어갔다. 한왕의 군사들은 길을 지나간 후에 절벽 위에 가설한 잔도(棧道)를 전부 불태워버려 제후들의 추격군이나 도적들의 기습을 막고 또한 그들이 동쪽으로 되돌아갈 의향이 없음을 보이고자 했다.

주석
①「富貴不歸故鄕(부귀하귀고향), 如衣繡夜行(여의수야행)」
② ‘沐猴而冠(목후이관)’이다. ‘돼지발에 진주’라는 말과 같다. 품성이나 재능에 비해 직책이나 벼슬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높은 것을 말한다.
③ 식중(飾中) : 당시 장안에서 진령을 넘어 한중으로 들어가는 곡도(谷道)의 이름으로 자오곡(子午谷) 혹은 락곡(駱谷)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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