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風7•鄭風9

有女同車(유녀동거)

-수레를 함께 탄 여인-

모서(毛序)에 정장공(鄭莊公)의 태자 홀(忽)이 제나라 여인과 혼인을 거절한 사실을 풍자한 시라고 했다. “ 태자 홀이 과거에 제나라를 위해 공을 세웠기 때문에 제후(齊侯)가 딸을 주어 사위를 삼으려고 했다. 제녀는 어질었으나 태자 홀이 부인으로 취하지 않았다. 후에 태자 홀은 장공의 뒤를 이어 정나라 군주의 자리에 올랐으나 제나라와 같은 대국의 도움을 받지 못해 결국 군주의 자리에 쫓겨나게 되었음으로 국인들이 이를 풍자한 시다.”라고 했다. 주희(朱熹)는 시집전(詩集傳)에서 ‘ 음란한 시’라고 했다. 모서의 관점은 ‘ 유녀(有女)’ 의 여인과 ‘피미(彼美)’의 여인은 서로 다른 여인으로 보고 있다. 즉 전의 여인은 태자 홀이 부인으로 삼은 진녀(陳女)를, 후의 여인은 제후(齊侯)의 딸을 지칭한다. 시의 내용은 진녀에 대해서는 단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제녀에 대해서는 그 덕만을 이야기했다.

주희(朱熹)는 그의 저서 <변설(辨說)>에서 “ 이 시가 틀림없이 정소공(鄭昭公) 홀(忽)을 풍자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볼 수 없다. <모서(毛序)>는 단지 ’맹강(孟姜)‘이라는 두 글자만을 보고 그 여인을 제녀(齊女)로 단정하여 홀과 관련시켰다. 만일 모서의 설을 따른다면 홀이 제녀와의 혼인을 거절한 것이 옳지 않다고 해서 비방한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홀이 나라를 잃은 것은 세력이 고립되고 주위에 도와줄 사람이 없어 스스로를 나라를 안정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인으로부터 비방을 받을만한 죄에 해당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모서의 ’ 국인이 이 시를 지어 홀을 풍자했다‘고 한 것은 잘못이다.” 그는 <시집전(詩集傳)>에서 ‘ 이 시는 음란한 시로써 수레에 같이 탄 여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다.’라고 했다.

一

有女同車 顔如舜華(유녀동거 안여순화)

수레를 함께 탄 그녀의

얼굴 무궁화꽃처럼 아름답구나!

將翶將翔 佩玉瓊琚(장고장상 패옥경거)

이리저리 뒤척이는 모습

허리에 찬 구슬 소리 청아하구나

彼美孟姜 洵美且都(피미맹강 순미차도)

아름다운 강씨댁 맏딸이여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구나

賦(부)다. 舜(순)은 木槿(목근)으로 무궁화꽃이다. 오얏나무와 비슷하며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 孟(맹)은 장남이나 장녀를 의미하는 字(자)고 姜(강)은 여인의 성으로 제나라 공실의 성과 같다. 洵(순)은 신(信)과 통하니 미덥다는 뜻이고 都(도)는 우아하고 고상한 모습이다.

○ 남녀 간의 애정을 노래한 시다. “ 수레를 같이 탄 여인, 아름답기가 이와 같구나! 저 아름다운 강씨 댁 맏딸이여, 진실로 곱고 아름답도다.”라고 노래한 것이다.

二

有女同行 顔如舜英(유녀동행 안여순영)

수레를 함께 탄 그녀,

그 얼굴이 무궁화꽃처럼 아름답구나!

將翶將翔 佩玉將將(장고장상 패옥장장)

이리저리 뒤척이는 모습

허리에 찬 구슬 딸랑거리네!

彼美孟姜 德音不忘(피미맹강 덕음불망)

아름다운 강씨댁 맏딸이여,

그 목소리 잊지 못하겠네!

부(賦)다. 英(영)은 꽃이 활짝 핀 모습의 華(화)와 같다. 將將(장장)은 패옥이 부딪쳐 나는 소리다. 德音(덕음) 즉 아름다운 목소리를 잊지 않는다고 한 것은 그녀의 마음이 어진 것을 말한 것이다.

有女同車 二章이니, 章 六句이다.

장공 38년 기원전 706년 북융(北戎)이 제나라를 침입하였다. 제나라가 사자를 보내와 구원군을 청했다. 정나라가 태자 홀(忽)를 보내 제나라를 구원하게 하였다. 제희공(齊釐公)이 태자 홀(忽)을 자기 딸과 혼인을 시키려고 하였다. 홀이 사양하며 말했다.

“ 우리 정나라는 소국이라 감히 대국인 제나라와는 격이 맞지 않을 것입니다. ”

그때 제중(祭仲)등 일반 군신들은 제나라의 혼인 신청을 받아드리라고 권하며 말했다.

“ 지금의 주군에게는 사랑하는 공자들이 많이 있어 태자께서 큰나라의 후원이 없이는 군주의 자리에 오르시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세 공자 모두가 정나라의 군주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 공자란 바로 태자 홀(忽), 그 동생 돌(突), 그 다음 동생인 미(亹)를 말한다.

장공 43년 기원전 701년 장공이 죽었다. 옛날에 제중(祭仲)이 장공으로부터 총애(寵愛)를 받아 정나라의 상경(上卿)이 되었다. 장공이 제중을 등(鄧)나라에 보내 등녀(鄧女)를 데려오게 하여 부인으로 삼고 그 사이에서 세자 홀(忽)을 낳았다. 그래서 제중이 세자 홀(忽)을 받들어 정백(鄭伯)의 자리에 앉혔다. 이가 소공(昭公)이다. 다시 장공이 송나라의 옹씨(雍氏)의 딸을 취하여 려공(厲公) 돌(突)을 낳았다. 옹씨(雍氏) 들은 송나라에 출사(出仕)하여 그 군주의 총애를 받고 있었다. 송장공(宋庄公)은 제중이 세자홀(世子忽)을 정백의 자리에 옹립했다는 소식을 듣고 사자를 보내 제중을 유인한 다음 붙잡아 감금한 다음에 위협하였다.

“ 돌(突)을 세우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살아가지 못하리라!”

송장공은 자돌(子突)도 같이 붙잡아 뇌물을 바치라고 요구하며 협박했다. 제중이 송국(宋國)의 요청을 받아들여 송장공과 같이 돌을 정백의 자리에 세우겠다고 하늘을 향해 맹세를 했다. 제중이 돌(突)을 데리고 귀국하여 돌의 즉위를 위해 준비했다. 소공은 제중이 송군의 협박을 받아 자돌을 정백의 자리에 앉히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해 9월 정해(丁亥) 일에 홀이 위(衛)나라로 도망쳤다. 기해(己亥)일에 돌이 정나라에 들어와 정백의 자리에 앉았다. 이가 정려공(鄭厲公)이다. ( 사기 정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