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風7•鄭風17

子衿(자금)

-그대의 옷깃-

이 시는 한 여인이 성루에 올라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부르는 노래다. 남송의 학자 보광(辅广)이 그의 저서 <시동자문(詩童子問)>에서 “ 음녀(淫女)가 사통하고 있는 정인을 기다리다가 소식도 없고 찾아오지도 않아 마음속에 원망이 쌓여 부르는 노래다.”라고 했다. <모서(毛序)>에 “ 정나라에 학교가 폐하여지는 것을 풍자한 시이니 세상이 혼란해지면 학교는 보존되기 어렵게 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즉 학문을 닦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음란한 풍조가 생겨났다”고 했다.

공자는 일찍이 “ 시 3백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사무사(思無邪)”라고 했다(논어). 그래서 후세의 경학가들은 공자의 사무사(思無邪) 정신에 입각하여 시경을 도덕교과서라고 생각해서 억지로 끌어다 맞추려고 시도했다. 당나라 때의 경학가 공영달(孔颖达) 역시 십삼경주소(十三經注疎)에 “ 정나라의 정치가 문란해져 학교가 정비되지 않자 학자들이 서로 흩어지게 되어 어떤 학자들은 머물고, 어떤 학자들은 정나라를 떠나게 되었다. 그래서 정나라에 머물게 된 학자들이 정나라를 떠난 학자들 때문에 학교가 폐하게 되었다고 원망하는 시가다. 이 시의 3장 전체의 싯귀는 머물렀던 학자가 떠나버린 학자들을 원망하는 노래다.”라고 했다.

그러나 시의 어느 구절에도 ‘학교가 폐하여졌다(學校之廢라)’라고 생각할 만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어 공영달의 해석은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것이다. 주희는 시집전(詩集傳)에서 “ 이 시 역시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事)를 노래한 노래다.”라고 규정하여 오랫 도안의 억측과 곡해에 종지부를 찍었다.

一

靑靑子衿(청청자금)

푸르고 푸른 그대의 옷깃

悠悠我心(유유아심)

님을 향한 나의 마음 끊이지 않네

縱我不往(종아불왕)

내 비록 가지 못한다지만

子寧不嗣音(자녕불사음)

그대는 어찌하여 소식을 전하지 않는 것이오.

부(賦)다. 靑靑(청청)은 옷에 푸른 선을 댄 옷이다. 부모가 살아계시면 옷에 푸른색으로 선을 두르고, 돌아가시면 흰색으로 선을 두른다. 子(자)는 남자다. 衿(금)은 옷깃이다. 悠悠(유유)는 생각을 깊고 오래함이다. 我(아)는 여인이 자신을 일컫음이고 嗣音(사음)은 소식을 계속 전한다는 뜻이다.

二

靑靑子佩(청청자패)

구슬을 매단 그대 허리의 푸르고 푸른 띠

悠悠我思(유유아사)

님을 향한 나의 마음 끊이지 않네!

縱我不往(종아불왕)

내 비록 가지 못한다지만

子寧不來(자녕불래)

그대는 어이하여 안 오는 것이오.

賦(부)다. 여기서의 靑靑(청청)은 組綬(조수)의 색깔이 푸른 것을 말한다. 조수는 패옥이나 인장을 메는 띠다.

三

挑兮達兮(도혜달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在城闕兮(재성궐혜)

성루에도 올라가

一日不見(일일불견)

하루라도 그대 모습 못 보게 되면

如三月兮(여삼월혜)

나에게는 석 달처럼 느껴진답니다.

賦(부)다. 挑(도)는 가볍고 재빠르게 뛰는 모습이다. 達(달)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지만 서로 만나지 못하는 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