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風7•鄭風13

褰裳(건상)

- 치마를 걷어 올리고 -

이 시 역시 정인을 그리워하는 여인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부른 애정시다. 주희는 시집전(詩集傳)에서 “ 음녀가 정부에게 말하기를 ‘ 子惠(자혜)는 思我(사아) 즉 나를 생각함이니, 장차 치마를 걷고 溱水(진수)를 건너 그대를 쫓아가리라! 그대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찌 쫓아갈 다른 사람이 없어 하필이면 그대와만 함께하겠는가? 얄밉고 밉살스런 나의 임이여!‘라고 말하여 여인이 그녀의 정인을 놀린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毛序(모서)의 해설은 “ 올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알고 보니 행동을 제멋대로 하는 미친 아이였음으로 국인들은 大國(대국), 즉 당시 패권국가였던 晉(진)나라가 대신 바로잡아 주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주희는 다시 그의 변설(辨說)에서 모서의 설에 대해 “ 모서의 해석은 잘못이다. 원래가 정나라의 대부 자태숙(子太叔)이 한선자를 전별하기 위해 부른 노래를 한선자가 단장취의(斷章取義)한 점을 살피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고 반박했다. 단장취의란 문장의 일부를 끊어 글 쓴 사람의 본의와는 달리 제멋대로 그 뜻을 취한다는 뜻이다.

춘추촤전(春秋左傳) 소공(昭公) 16년 조에 당시의 중원의 패권국 진(晉)나라 정경의 신분으로 정나라에 사신으로 온 한선자(韓宣子) 기(起)가 임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정나라가 교외에 연회를 열어 전별하면서 정나라의 六卿(육경)이 각기 정나라의 노래를 불러 그를 위로했다고 했다. “ 자태숙(子太叔)이 건상(褰裳)을 노래하자 한선자가 논평하기를 ‘ 제가 여기 있음으로 해서 그대를 수고스럽게 했는데 또한 다른 사람에게까지 그 수고로움을 이르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러자 자태숙이 절을 올려 한선자에게 감사를 포했다.” 즉 좌전의 한선자가 한 말을 전형적인 단장취의인 것이다. 따라서 모서(毛序)와 삼가시(三家詩) 모두는 이 시를 포함한 몇 편의 시에 대해 정나라 군주의 행동을 풍자했다고 한 주해는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一

子惠思我 搴裳涉溱(자혜사아 건상섭진)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치마를 걷고 진수(溱水)인들 건너지 못할까마는

子不我思 豈無他人(자불사아 기무타인)

그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찌 사람인들 없겠습니까?

狂童之狂也且(광동지광야차)

얄밉고 밉살스러운 나의 님이여!

부(賦)다. 惠(혜)는 사랑함이다. 溱(진)은 지금의 신밀시(新密市) 북쪽에서 발원하여 유수(洧水)와 합류했던 강 이름이다. 유수는 동남쪽으로 흘러 정나라의 수도 신정시를 지나 주구시(周口市)에서 영수(穎水)에 합류하고 영수는 다시 안휘성 수현(壽縣)에서 회수(淮水)와 합류한다. 狂童(광동)은 狂且(광차)·狡童(교동)이라는 말과 같다. 且(차)는 어조사다.

○ 여인이 그 정인에게 말하기를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나는 장차 치마를 걷고 溱水(진수)를 건너 당신을 쫓아가겠지만,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찌 다른 사람이 없어 당신만을 쫓겠습니까? 얄밉고 밉살스러운 나의 님이여!(狂童之狂也且)는 또한 희롱하는 말이다.

二

子惠思我 搴裳涉洧(자혜사아 건상접유)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치마를 걷고 유수(洧水)인들 건너지 못할까마는

子不我思 豈無他士(자불아사 기무타사)

그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찌 다른 사람인들 없겠습니까?

狂童之狂也且(광동지광야차)

얄밉고 밉살스러운 나의 님이여!

부(賦)다. 洧(유)는 유수(洧水)로 지금의 하남성 등봉현(登封縣)에서 발원하여 영수(穎水)와 합류한다. 士(사)는 장가들지 않은 청년의 호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