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風何其淫(정풍하기음)

정(鄭) 나라의 풍속은 어찌 그리 음탕(淫蕩)한가?

桓武化已渺(환무화이묘)

환공(桓公) 무공(武公)의 교화는 어디에 갔나?

士女競私奔(사녀경사분)

사내와 계집들 사통(私通)하길 분주히 하는데

里巷失昏曉(이항실혼효)

때와 장소를가리지 않는구나.

仲子墻欲<穴+兪>(중자장욕유)1)

중자(仲子)는 남몰래 담을 넘으려 하고

子充性偏狡(자충성편교)2)

호남아(好男兒)는 어느새

교활(狡猾)한 놈 되어 버렸다.

東門憶茹<艸+慮>(동문억여려)3)

동문(東門) 밖의 꼭두서니 풀을 생각하면

野外生蔓草(야외생만초)4)

들판의 덩굴 풀도 무성하겠다.

<蹇-足+手>裳望匪遙(건상망비요)5)

치마를 올리기란 어렵지 않을 테니

駕車去何杳(가거거하묘)6)

수레에 그녀 태워 어디로 데려갈까?

靑衿榮我心(청금영아심)7)

새파란 님의 옷깃 내 마음을 잡아끌고

瓊<王+居>破人老(경거파인노)8)

허리에 단 방울 소리 세월을 멎게 한다.

風雨鷄鳴時(풍우계명시)9)

비바람이 불어오고 새벽닭이 울 때라도

相會密以巧(상회밀이교)

서로가 교묘히 남모르게 만난다.

揚水流束薪(양수유속신)10)

출렁이는 물결에 가싯단 흘러가듯

讒言莫相攪(참언막상교)

비방하는 말을 해서 어지럽게 하지 말아라.

習氣多感人(습기다감인)

습관이 되면은 많은 사람이 알게 되니

安能自美好(안능자미호)

어찌 이를 아름답다고 하랴?

해설> 본 시는 열국연의(列國演義) 본문 52회에서 53회에 걸쳐 나오는 진영공(陳靈公)과 그의 두 신하 의행보(儀行父)와 공녕(孔寧) 세 사람이 정목공(鄭穆公)의 딸인 희대의 음녀(淫女) 하희(夏姬) 사이에 벌어진 혼음에 관해 지은 시로써 <시경(詩經)>의 문구를 인용한 특이한 시이다. <정풍(鄭風)>에 실려 있는 21개의 시 중 모두 10개의 시에서 그 싯귀를 인용했는데 <시경(詩經)>의 <정풍(鄭風)>은 <위풍(衛風)>과 더불어 남녀간의 애정을 주제로 한 시가 대부분이다. 이 시를 빌려 정나라를 비난한 것은 하희가 정나라 출신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풍몽룡의 저작인 듯 하나 확실하지 않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2-10-28 21:16:18 시경여행 > 1. 주남(으)로 부터 이동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