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風7•鄭風16

풍우(風雨)

- 비바람은 몰아치고 -

이 시가 상징하는 시의(詩意)는 여러 가지다. 風雨(풍우)의 시의에 대한 현대 학자들 중 어떤 사람은 ‘ 부부가 재회하는 기쁨을 노래한 것’라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음녀가 정인을 만나 그 기쁜 마음을 노래한 것’이라 했는데 이 두 가지 설이 가장 대표적이다. 시의 내용으로 봐서 전자의 것이 시의 내용 상 합리적이고 시의 내용에 맞는다. 그러나 한나라 시대의 시경학자들의 “ 란세를 만나 그 군주를 그리워한다,” 즉 란세사군(亂世思君) 설은 후대의 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모서(毛序)에 “ 풍우(風雨)는 군자를 그리워하는 노래다. 즉 란세가 오면 군자가 그 법도를 바꾸지 않음을 그리워하는 법이다.” 군자는 시경에서 일반적으로 남편을 칭한다. 또한 정전(鄭箋)에 “ 흥(興)이다. 비록 난세에 살고 있으나 그 절도를 잃지 않고 사는 군자를 노래했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임에도 닭은 우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라고 한 주해는 풍우(風雨)는 난세(亂世)를, 계명(鷄鳴)은 난세에도 법도를 바꾸지 않는 군자를 상징한다고 했다.

과거의 전통적인 유가사상에 편향된 시경학자들은 시의 내용을 그대로 보지 않고 무엇인가 은유적인 표현인 것이라고 전제해 놓고 詩意(시의)를 억지로 꿰맞추려고 한 것이다. 이 시는 시어에 나타난 그대로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남편이 돌아와 재회한 부인이 그 기쁨을 이기지 못해 부르는 노래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

一

風雨凄凄(풍우처처)

비바람 몰아쳐 싸늘한데

鷄鳴喈喈(계명개개)

멀리서 닭 우는 소리 반갑게 들려오네!

旣見君子(기견군자)

이제 그님께서 돌아오셨으니

雲胡不夷(운호불이)

어찌 내 마음 편하지 않으리요!

부(賦)다. 凄凄(처처)는 寒凉(한량)으로 싸늘하기도 하고 처량하기도 한 기운이고, 喈喈(개개)는 닭이 우는 소리이다. 胡(호)는 何(하)이고 夷(이)는 平(평)으로 마음이 평안한 모습이다. 風雨(풍우)가 세차게 몰아쳐 晦冥(회명), 즉 날씨가 칠흑같이 어둡다고 했으니 오랜 만에 남편과 재회한 부인이 즐거운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다.

二

風雨瀟瀟(풍우소소)

비바람 세차게 몰아치는데

鷄鳴膠膠(계명교교)

닭 우는 소리 아련히 들려오네!

旣見君子(기견군자)

이제 님께서 돌아오셨으니

雲胡不瘳(운호불추)

어찌 내 마음 체 내리듯 시원하지 않으리요!

부(賦)다. 瀟瀟(소소)는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모습이다. 膠膠(교교)는 닭이 우는 소리로 喈喈(개개)와 같다. 瘳(요)는 병이 나음이니 오랫동안 헤어져있던 남편을 그리워하다가 생긴 병이 나음을 말한 것이다.

三

風雨如晦(풍우여회)

비바람 몰아쳐 칠흑같이 어두운 밤인데

鷄鳴不已(계명불이)

닭 우는 소리 끊이지 않네!

旣見君子(기견군자)

이제 그님께서 돌아오셨으니

雲胡不喜(운호불희)

어찌 내 마음 기쁘지 않으리요!

賦(부)이다. 晦(회)는 밤이 칠흙같이 어두운 것을 말하고, 已(이)는 止(지)와 통하니 멈추는 것이다.

風雨 三章이니, 章 四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