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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8-14 11:57:092481 
미미지악(靡靡之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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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지악(靡靡之樂)



열국의 제후들은 당진의 평공으로부터 사기궁(虒祁宮)의 낙성식에 참석하라는 명령을 받아 들고 비웃지 않는 사람은 비록 한 명도 없었으나, 그러나 감히 사자를 보내 경하를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정간공(鄭簡公)은 지난 번에 초왕이 소집한 맹회에 참석하고 난 이후 한 번도 당진에 들르지 않았던 관계로 겸사해서 낙성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또한 위(衛)나라에서는 이미 양공(衛襄公)이 죽고 그 뒤를 이은 영공(靈公)이 군위에 올랐지만 그때까지 당진의 평공을 알현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위영공도 당진의 군주에게 자기가 위후로 새로 섰음을 고할 겸 해서 낙성식에 참석하려고 했다. 열국의 제후들 중 정(鄭), 위(衛) 두 나라 군주가 사기궁의 낙성식에 친히 참석하기 위해 행장을 꾸려 당진으로 출발했다. 위영공(衛靈公)의 일행이 당진으로 오던 도중에 복수(濮水)가에 이르자 날이 저물어 역사에 묶게 되었다. 밤이 깊어졌음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는데 멀리서 금(琴)을 타는 소리가 들렸다. 영공이 옷을 챙겨 입고 자리에 앉아 베개에 비스듬히 기대어 경청했다. 들려오는 음악 소리는 가늘었지만 소리가 청아하여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 노래 소리는 옛날에 한 번도 들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리에 일어나 좌우를 불러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좌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평소에 음악을 매우 좋아했던 위영공은 연(涓)이라는 태사(太師)를 데리고 다녔다. 태사 연은 사계절에 맞추어 새로운 노래를 작곡하는데 능했다. 영공이 매우 사랑하여 출입 시에는 반드시 사연을 대동하고 다녔다. 영공은 즉시 좌우에게 명하여 사연을 불러 오라 하였다. 사연이 당도하였을 때 밖에서 들려 오는 음악 소리는 여전히 끊어지지 않고 있었다. 영공이 사연게게 물었다.

“ 저 소리를 들어 보라! 그 소리가 자못 귀신의 소리와 유사하지 않는가?”

사연도 귀를 기우려 경청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악소리가 끊기게 되었다. 사연이 영공에게 말했다.

“ 신이 대략은 짐작할 수 있겠으나 잠시 하루 밤을 더 머물러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다면 제가 그 곡을 따라 연주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영공이 다시 하루 밤을 더 머물기로 하고 이윽고 다음 날 밤이 되자 그 음악 소리가 다시 들렸다. 사연이 금(琴)을 가지고 와서 그 소리를 따라 연주를 하였는데 그 기묘한 음을 모두 습득하게 되었다. 위영공의 일행이 당진에 당도하여 조당에 나가 평공에게 하례(賀禮)를 마치자 당진의 평공이 사기궁(虒祁宮)의 대(臺)에 연회를 준비하게 하여 영공을 접대하였다. 술이 몇 순 배 돌고 자리가 이윽고 무르익자 당진의 평공이 말했다.

“ 내가 옛날에 들으니 위나라에는 사연(師涓)이라는 사람이 있어 새로운 곡을 짓는데 매우 능하다고 하던데 이번에 오실 때 데리고 오셨는지요?”

“ 같이 와서 지금 대(臺) 밑에 있습니다.”

“ 한번 불러서 저를 위해 한번 음악을 연주해 보도록 해 주시면 어떻습니까?”

영공이 사연을 불러 대(臺) 위로 오르라고 명하자 평공도 당진의 태사(太師)인 사광(師曠)을 불렀다. 시종(侍從)들이 사광을 부축하여 모셔 왔다. 사광과 사연 두 사람은 계하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인사를 드렸다. 평공이 사광에게 옆자리를 내주며 앉게 하고 다시 사연은 다시 사광의 옆에 앉게 했다. 평공이 사연에게 물었다.

“ 요즘 들어 지은 새로운 노래가 있는가?”

“ 상국으로 오는 도중에 우연히 새로운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원컨대 저에게 금을 주시면 한번 타 보도록 하겠습니다.”

평공이 좌우에게 명하여 금을 탈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한 후에 오래된 오동나무로 만든 금(琴)을 가져오게 하여 사연(師涓)에게 주도록 했다. 7개의 줄을 퉁겨 조율을 하여 화음을 맞춘 사연은 손가락을 휘날려 금을 타기 시작했다. 사연이 금을 연주하여 소리를 내기 시작하자마자 평공이 찬탄의 환호성을 질렀다. 사연이 연주하던 곡이 반도 채 끝나기도 전에 사광이 황급히 손을 들어 사연이 타고 있던 금을 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 연주를 그만 하시오. 이 곡은 망국의 노래라 연주하면 안 되는 노래입니다.”

“ 어찌 아는가?”

“ 은(殷)나라 말기에 사연(師延)이라는 왕실의 악사(樂士)가 있었는데 주왕(紂王)에게 퇴폐적인 노래만 들려주어 주왕이 듣고 세상사에 싫증을 내게 하여 나라를 망하게 한 노래가 바로 이 곡입니다. 이윽고 주무왕(周武王)이 주왕을 토벌하자 사연(師延)은 금(琴)을 가슴에 품고 동쪽으로 달아나다 복수(濮水)의 강물에 뛰어 들어 죽었습니다. 그 뒤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 곳을 지나가게 되면 홀연히 수중에서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곤 했습니다. 사연이 이곳으로 오는 도중에 음악 소리를 들은 곳은 필시 복수 강변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

위영공이 사광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매우 놀랐다. 평공이 다시 사광에게 물었다.

“ 지금 사연이 연주했던 음악은 옛날에도 즐겨 했는데 연주하여 즐긴다 한들 무슨 문제가 있겠소?”

“ 주왕(紂王)이 음탕한 노래를 좋아함으로 해서 나라를 망쳤습니다. 이 노래는 매우 상서롭지 못합니다. 더 이상 연주하게 하면 안 됩니다.”

“ 과인은 원래 새로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연은 과인을 위해 남은 노래를 마저 연주하라!”

사연이 다시 금을 타기 시작하자 그 소리의 높고 낮음이 마치 호소하기라도 하는 듯, 흐느껴 울기라도 하는 듯 했다. 평공이 크게 기뻐하며 사광에게 물었다.

“ 이 곡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는가?”

“ 이 노래는 소위 <청상(淸商)>이라 합니다. ”

“ 그렇다면 청상(淸商)이라는 노래가 가장 슬픈 곡인가?”

“ 청상이란 곡이 슬프기는 하지만 <청징(淸徵)>이라는 곡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

“ <청징(淸徵)> 이라는 곡을 들어 볼 수 있는가?”

“ 불가합니다. 옛날부터 청징이라는 곡을 들은 사람은 모두가 덕과 의로움을 갖춘 성군이었습니다. 지금 주군은 덕을 갖추지 못했으니 이 곡을 듣고 감당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 과인이 새로운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그러니 그대는 과인을 위해 한번 연주해 주기 바라노라!”

사광이 할 수 없이 사연으로부터 건너받은 금을 타기 시작했다. 한번 연주하니 검은 학들이 남쪽으로부터 날아들어 궁문의 마루기둥 앞에 점점 모이기 시작하더니 그 수가 여덟 쌍을 이루었다. 다시 한 번 연주하니 그 여덟 쌍의 학들이 소리를 내며 대위로 날아와 단 밑에서 열을 지어 좌우로 각기 8마리 씩 늘어섰다. 세 번째 연주하니 학들이 목을 길게 빼고 울어대며 날개를 펄럭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곡 중에 궁상(宮商)의 음은 하늘 끝까지 사무치는 듯 했다. 평공은 박수를 치며 크게 즐거워하였고 자리를 메운 모든 사람들은 환희에 벅차 어찌할 바를 몰랐으며 대(臺)위에 있던 사람이건 대 아래에 있던 사람이건 사광이 연주한 노래를 들은 사람은 누구를 불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몸이 날아갈 듯 했다. 평공이 명하여 백옥으로 만든 잔에 청아하고 향기가 그윽한 술을 가득 따르게 하여 친히 사광에게 하사하였다. 사광이 술잔을 받아 마셨다. 평공이 한탄하며 사광을 보고 말했다.

“ 소리의 경지가 <청징(淸徵)>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의 곡은 없겠도다!”

“ 그 위에 다시 <청각(淸角)>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평공이 크게 놀라 말했다.

“ <청징(淸徵)>위에 다른 곡이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어찌하여 과인에게 들려주지 않았는가?”

“ <청각(淸角)>은 다시 <청징(淸徵)>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신이 감히 연주하지 못하겠습니다. 옛날에 오제(五帝)중의 한 분이신 황제(黃帝)께서 태산(泰山)에서 세상의 귀신들을 불러내어 코끼리가 모는 수레를 교룡(蛟龍)과 필방(畢方)에게 고삐를 같이 잡게 하고, 치우(蚩尤)는 수레의 앞에 세웠으며, 풍백(風伯)에게는 바람을 불어 먼지를 쓸어 내도록 하고, 우사(雨師)에게는 길 위에 비를 뿌리게 하고, 호랑이에게는 수레의 앞장을 서서 인도하라 하고, 그 밖의 귀신들은 모두 수레의 뒤를 따르게 하사, 등사(螣蛇)는 땅에 엎드리고 봉황은 하늘에서 날아 수레를 감싸게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귀신을 들을 한곳에 불러 모으신 황제께서는 지으신 곡이 <청각(淸角)>이라는 노래입니다. 이후로 덕이 쇠하게 되어 귀신들을 복종시키지 못하게 된 임금들이 백성들과 사이가 멀어지게 된 것입니다. 만약 제가 이 곡을 연주한다면 세상의 귀신들이 모두 달려와 화(禍)만 생기지 복(福)된 일이라고는 하나도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 과인은 이제 살만큼 나이가 들었으니 진실로 내가 <청각(淸角)>이라는 노래를 한번 들어 볼 수 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연주하기를 한사코 사양하던 사공에게 평공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계속해서 재촉하자 사광은 할 수 없이 금을 다시 잡고 연주하기 시작했다. 한 번 연주하니 검은 구름이 서쪽에서 일어났다. 두 번 연주하니 광풍이 일어나 창문을 가린 장막이 찢어지고 제기(祭器)들은 허공으로 날라 깨지면서 지붕 위의 기왓장들이 어지러이 날아다니고 낭하의 기둥들은 한꺼번에 흔들거렸다. 이어서 질풍뇌성이 들리더니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고 대(臺) 밑에는 물이 차서 그 깊이가 여러 자가 되었다. 대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쏟아지는 비에 몸을 흠뻑 적시었다. 시중을 들던 종자들은 모두 놀라 흩어져 도망가 버리고 평공도 역시 놀라 두려움에 떨면서 위영공(衛靈公)과 함께 복도와 복도 사이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 엎드려 숨었다. 시간이 얼마간 지나자 바람이 멎고 비가 그치자 종자들이 다시 돌아와서 평공과 영공을 부축하고 대를 내려와 각기 그들의 침소로 모시고 갔다. 그날 밤 평공이 너무 놀라 가슴이 두근거리는 병을 얻게 되었다. 밤이 깊어 어느덧 잠이 들게 되었는데 꿈결에 괴물을 하나 보았다. 몸은 노란색에 크기는 마치 수레의 바퀴만 했고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평공이 자고 있는 침실로 다가왔다. 평공이 자세히 살펴보니 그 괴물의 모양은 마치 자라처럼 생겼는데 앞에는 다리는 두개이고 뒤에는 다리가 한 개 달려 있었다. 그 괴물의 발이 닿는 곳은 모두 물이 용솟음쳐서 흘러 나왔다. 평공이 꿈속에서 크게 놀라 크게 부르짖으면서 꿈에서 깨게 되었으나 꿈속에서의 일이 마치 생시에 일어난 일만 같았다. 이윽고 아침이 되자 백관들이 병이 들어 누워 있는 평공에게 문안을 드리러 몰려들었다. 평공이 꿈 이야기를 백관들에게 말했다. 아무도 꿈을 해몽하지 못했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역사에서 일을 하는 관리가 들어와서 고했다.

“ 정나라 군주님이 하례를 드리기 위해 당도하여 지금 관사에 들어 계십니다.”

평공이 숙향(叔向) 양설힐(羊舌肹)을 보내어 먼 길을 달려온 정간공(鄭簡公)의 노고를 위로하게 하였다. 정백(鄭伯)을 만나러 가는 양설힐이 기뻐하며 종자들에게 말했다.

“ 주군의 꿈을 해몽할 수 있겠다.”

종자들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묻자 양설힐이 대답했다.

“ 내가 들으니 정나라 대부 중에 박학다식한 사람은 자산(資産)이라고 했다. 정백(鄭伯)이 예를 행하는데 자문(諮問) 격으로 자산을 틀림없이 데려왔을 것이다. 자산은 주군의 꿈 해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

양설힐은 정간공 일행이 묶고 있던 관사에 당도하여 음식을 들여보내고 겸하여 당진의 군주는 병으로 자리에 누워 있는 중이라 당분간 접견을 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그때 위영공(衛靈公)도 역시 당진의 군주와 같이 놀램 병을 얻어 몸이 불편함을 이유로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간공도 역시 당진의 군주가 병중이라는 말을 듣고 귀국하려는 의사를 전하고 자산(子産)은 남게 하여 평공의 병을 위문하게 하였다. 정간공의 일행이 귀국하는데 환송을 마치자 양설힐이 공손교를 보고 말했다. 자산은 공손교의 자다.

“ 우리 주군께서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몸 덩어리는 자라 같았고, 그 몸의 색은 노랬으며 발은 세 개가 달려 있는 괴물이 주공이 자고 있던 침실의 문으로 기어왔다고 합니다. 그것이 과연 무슨 괴물인지 혹시 아십니까?”


“ 이 교(僑)가 들은 바에 의하면 다리가 셋 달린 자라룰 능(能)이라 합니다. 옛날 하나라를 창건한 우(禹) 임금의 아버지는 곤(鯀)이라 했는데 황하의 치수공사에 공을 세우지 못하자 요임금에게서 제위를 이어 받은 순임금이 곤을 동해에 있던 우산(羽山)에 감금한 다음 주살하고 그 다리를 하나 끊었습니다. 그가 죽은 다음에 황능(黃能)이라는 신으로 변하여 우산(羽山)의 연못으로 들어가 살게 되었습니다. 그의 아들 우(禹)가 제위에 오르자 그 황능(黃能)을 위해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내 왔습니다. 삼대(三代)이래 해마다 제사를 끊지 않고 지내 오고 있습니다. 근자에 이르러 주왕실의 힘이 쇠미(衰微)해져서 천하는 현재 맹주에 의해 다스려 지고 있는 관계로 맹주가 마땅히 천자를 도와 여러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게 하여야 할 것인데 혹시 당진의 군주께서 아직 황능에게 제사를 지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양설힐(羊舌肹)이 자산(子産)의 말을 평공(平公)에게 가서 전했다. 평공이 대부 한기(韓起)에게 명하여 곤(鯤)을 모시고 있는 사당에 가서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그러자 평공의 병세가 잠시 진정이 되었다. 평공이 감탄하며 말했다.

“ 자산은 진실로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로다!”


평공은 거국(莒國)에서 조공으로 바쳐 온 네 귀퉁이가 각이 진 솥을 자산에게 하사하였다. 공손교가 이윽고 정나라로 돌아갈 때가 되자 조용히 양설힐에게 말했다.

“ 당진의 군주께서 백성들의 괴로움을 보살피지 않고 오히려 초나라의 사치스러운 것만을 본받으니 민심이 떠났다 하겠소. 병이 다시 재발하게 되면 그때는 어쩌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요. 내가 지난번 대부께 드린 말씀은 단지 상국(上國) 군주의 마음을 안심시키고자 잠시 말을 돌려 댄 것입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아침 위유(魏楡) 지방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산 밑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웅성거리면서 당진의 나라 일에 대해 의논하는 소리를 들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단지 잡석(雜石) 10여 개만 있었다. 다시 그 사람이 돌아서서 길을 가는데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다시 들렸다. 그 사람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바로 잡석들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대단히 놀라서 그 곳에 사는 토인(土人)들에게 사실을 말했다. 토인들이 말했다.

“ 우리들은 돌이 말하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 일이 하도 괴이하여 감히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

이 말이 얼마 후에 강주성(絳州城)까지 전해져 평공의 귀에까지 들리게 되었다. 평공이 사광(師曠)을 불러 물었다.

“ 돌들이 어떻게 말을 할 수 있는가?”

“ 돌은 말을 할 수 없습니다. 귀신들이 돌을 빌려 말을 하는 것입니다. 무릇 귀신이란 백성들에게 붙어서 살아가는 것이라 백성들의 원한이 한 곳에 모이게 되면 바로 귀신들은 마음이 불안하게 되어 요사스러운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법입니다. 지금 주군께서 높고 화려한 궁실을 짓느라고 백송들의 생활이 피폐해 져서 귀신들이 돌에 붙어서 말을 하는 것입니다.”

평공이 아무 대답도 못했다. 사광이 물러가면서 양설힐을 보고 말했다.

“ 귀신이 노하고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니 주군께서는 오래 사시지 못할 것입니다. 사치하는 마음은 실은 초나라로 인한 것이어 초나라 왕이 당할 화를 우리 주군이 당하게 되어 이제 그날이 다가오는 것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목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한 달 남짓 지나자 평공의 병이 다시 도져서 결국은 일어나지 못하고 죽었다. 사기궁(虒祁宮)을 짓고서 평공이 죽는데 까지는 불과 3년이 채 되지 못했다. 또한 그 3년간 대부분이 병상에 누워 있었던 관계로 공연히 백성들만 못살게 굴고는 자기는 스스로 편안하게 사기궁에 거처하지도 못했으니 이것이야말로 어찌 가소로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후세의 사관이 시를 지어 이를 한탄했다.


崇臺廣廈奏新聲(숭채광하주신성)

높고 넓은 대를 지어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게 하였지만


竭盡民脂怨黷盈(갈진민지원독영)

고혈을 빨린 백성들의 그 원성만 나라 안에 가득 찼네!


物怪新妖催命去(물괴신요최명거)

괴물은 새로이 나타나 임금의 목숨을 재촉하였고


虒祁空自費經營(사기공자비경영)

사기궁은 비게 되어 헛된 노력만 들게 되었구나!


평공이 죽자 당진의 군신들은 세자 이(夷)를 받들어 그 뒤를 잇게 하였다. 이가 소공(昭公)이다.


주)

▶1) 복수(濮水)/ 춘추시대 때 중원을 동서로 흐르던 제수(濟水)의 지류. 하남성 형양시(滎陽市) 부근에서 발원한 제수는 동쪽으로 흐르다가 하남성 봉구현(封丘縣)에서 남북 두 갈래로 갈라진 후 다시 산동성 평음현(平陰縣)에서 다시 합류했다. 즉 복수(濮水)는 하남성 봉구현에서 북쪽으로 갈라진 제수의 지류를 복수라 한 것이다.


▶2) 교룡(蛟龍)/하늘로 승천하여 용이 되기 전의 이무기를 말한다.


▶3) 필방(畢方)/ 불을 입에 물고 다니면서 산이나 인가에 불을 일으키는 신화상의 새.

▶4) 치우(蚩尤)/산동, 하남, 하북의 경계상에 있던 구려(九黎)국의 군주였다가 병장기를 인류 최초로 만들어 황제(黃帝)에게 반기를 들었다. 탁록(涿鹿)의 들판에서 황제의 군사들과 싸웠다. 치우는 큰 안개를 일으켜 황제군을 혼란에 빠뜨렸으나 황제가 지남차(指南車)를 만들어 싸움에 임하자 치우가 싸움에 졌다. 치우는 황제에게 잡혀 살해되었다. 중국 사람들에게 군신(軍神)으로 추앙되고 있다.

▶5) 풍백(風伯)/ 중국위 고대 신화에 나오는 바람을 주관하던 신. 사슴의 머리에 새의 형상을 가진 신(神)으로써 일명 비렴(飛廉)이라고 불리우는 바람을 일으키는 신.

▶6) 우사(雨師)/ 중국 고대신화에 나오는 비를 주관하는 신. 개구리 울음 소리를 내어 비를 내리게 하는 일명 병예(屛翳)라는 비의 신

▶7) 등사(螣蛇)/용을 닮은 신사(神蛇). 구름을 일으켜 그 속에 몸을 감추고 날아다니는 용과 비슷한 뱀.

▶8) 곤(鯀)/요(堯) 임금이 곤에게 황하의 치수 사업을 맡겼다. 곤은 거북과 매의 권유에 따라 강에 둑을 쌓으려고 했으나 물이 계속 불어나자 천제(天帝)로 부터 저절로 자라나는 식양(息壤)이라는 흙을 훔쳐 와 그것으로 황하의 제방을 쌓았다. 상제가 알고 대노하여 식양을 빼앗아 가 버린 바람에 황하가 범람하여 세상은 다시 대홍수로 시달리게 되었다. 요(堯)임금은 그를 우산(羽山)에 감금하여 죽였으나 그의 시체는 3년 동안이나 썩지 않았다. 그이 몸을 보검으로 자르자 그 안에서 아이가 나왔는데 이름을 우(禹)라 했다. 우는 순임금으로부터 선양을 받아 하나라를 세웠다.-사마천의 사기-

‣9) 위영공(衛靈公)/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기원전 493년에 죽은 춘추 때 위(衛)나라 군주다. 희(姬) 성에 이름은 원(元)이고 헌공(獻公)의 손자에 양공(襄公)의 아들로 주경왕(周景王) 11년 기원전 534년 군위에 올랐다. 그의 재위 기간 중 공자가 망명해 와서 그를 받들었다. 만년에 그의 부인 남자(南子)와 태자 괴외(蒯聵)가 서로 틈이 벌어져 이윽고 괴외가 남자의 살해를 기도했으나 미수에 그치고 송나라로 도망친 사건으로 위나라 공실에 내란이 발생했다. 재위 42년이다.

‣10) 진평공(晉平公)/ 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기원전 557년 즉위하여 532년에 죽은 춘추 때 당진국의 군주다. 희(姬) 성에 이름은 표(豹)로 진도공(晉悼公)의 아들이다. 즉위하자마자 군사를 이끌고 출전하여 제(齊)나라를 정벌하여 그 도성 임치(臨淄)를 포위했다. 재위 6년인 기원전 551년 당진국에서 죄를 짓고 초나라로 달아났다가 제나라로 들어간 란영(欒盈)을 제장공이 란영의 봉읍인 곡옥(曲沃)으로 들여보내고 자신은 제나라 대군을 이끌고 그 뒤를 따랐다. 8년 란영은 곡옥의 군사를 이끌고 당진의 도성 강도(絳都)를 공격하자 싸움에서 패한 평공이 자살하려고 했으나 구원군을 이끌고 달려온 범앙(范鞅)에 의해 구출되고 다시 범앙의 군사들과 함께 란영의 곡옥군에게 반격을 가하여 물리치고 란씨 종족들을 멸족시켰다. 후에 제나라와 연나라 등 빈번히 전란을 일으키고 만년에는 백성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걷거 정치를 돌보지 않자 당진국의 정권은 모두 조문자(趙文子) 무(武), 한선자(韓宣子) 기(起), 위헌자(魏獻子) 서(舒) 등의 3가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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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13-01-09
[일반] 門可羅雀(문가라작)

門可羅雀(문가라작) - 문 앞이 적막하여 참새를 잡는 그물을 칠 수 있도다. - 적공(翟公)은 서한의 규현(邽縣) 사람이다. 규현은 지금의
운영자 12-11-20
[일반] 인거매장(引車賣漿)

인거매장(引車賣漿) ‘인거매장’이라는 성어는 사기 「위공자열전(魏公子列傳)」에 나오는 두 사건을 합쳐서 만들어졌다. 위공자는 전국시대 사
운영자 12-11-04
[] 교지심통(齧指心痛)

교지심통(齧指心痛) 춘추시대 때 공자의 제자 증삼(曾參)은 인품이 고상하고 부모에게 효심이 깊었다. 공자는 그가 효의 도에 통해있다고 생각해
운영자 12-10-09
[일반] 미미지악(靡靡之樂)

미미지악(靡靡之樂) 열국의 제후들은 당진의 평공으로부터 사기궁(虒祁宮)의 낙성식에 참석하라는 명령을 받아 들고 비웃지 않는 사람은
운영자 12-08-14
[일반] 二難推理 勸止陪葬(이난추리 권지부장)

秦宣太后愛魏醜夫(선태후후애위추부) 선태후(秦宣太)가 위추부(魏醜夫)를 사랑했다. 太后病將死(태후병장사) 태후가 병이 들어 죽으려고 할
운영자 12-01-12
[일반] 탁발난수(擢髮難數)

탁발막수(擢髮莫數)라고도 한다. 전국시대에 위(魏)나라의 중대부(中大夫) 수가(須賈)는 범수(范睢)를 수행원으로 대동하여 제(齊)나라에 사신
운영자 12-01-12
[일반] 所盜隱器 盜有所在(소도은기 도유소재) - 도적을 숨겨주는 사람은 비록 왕이라 해도 …

天有十日 人有十等(천유십일 인유십등) 하늘의 열 개 태양도 순서가 있고 사람에게는 신분에 따라 각각의 10등급이 있습니다. 楚王爲章華
운영자 11-11-04
[일반] 우맹곡마(優孟哭馬)

우맹곡마(優孟哭馬) 優孟, 故楚之樂人也(우맹, 고초지악인야) 우맹은 원래 초나라의 악인(樂人)이었다. 長八尺, 多辯(장팔척, 다변
운영자 11-09-22
[일반] 兄弟鬩墻 外禦其務(형제혁장 외어기무)

兄弟鬩墻 外禦其務(형제혁장 외어기무) 형제는 담장 안에서 싸우다가도 밖의 원수에게는 힘을 합쳐 물리쳐야하는 법이다. 鄭伯怨
운영자 11-08-31
[일반] 춘추 즉 사서를 읽어야하는 이유

《春秋》以道義(《춘추》이도의) 《춘추》는 세상의 도의를 논하기 위한 책이다. 撥亂世反之正(발란세반지정) 그런 까닭에 어지러운 세상을
운영자 11-08-04
[일반] 육경(六經)의 효용성

육경(六經)의 효용성 그 사람됨이 은유하고 돈후한 것은 시경(詩經)의 가르침이다. 그럼으로 시를 공부하지 않으면 어리석게 된다. 그러나 시
운영자 1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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