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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5-11 16:09:503398 
삼국지여행 1. 장비점(張飛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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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여행


1. 張飛店


히북성 탁주시(涿州市) 장비점(張飛店)


책의해 조직위원회(위원장 金洛駿)는 세번째 名著를 찾아가는 해외기행으로 소설가 李文烈씨와 함께 지난 7월28일부터 8월5일까지 8박9일간 동양의 고전 三國志 유적지를 찾았다.


방문단이 확인한 현장은 유비, 관우, 장비 등 세 호걸이 만나 우의를 나누었던 하북성 탁주시 張飛店, 촉한의 옛수도인 사천성 成都에 남아있는 昭烈帝陵과 武候社, 적벽대전이 벌어졌던 양자강 유역 호북성 포기시의 赤壁, 제갈공명이 천하를 평정할 학문을 키웠던 호북성 襄樊의 隆中 등이다.


삼국지 유적지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면서 이 장소들이 소설속에서 갖는 의미를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여행기를 연재한다.


(중국 탁주 ="聯合)" 申三浩기자= 우리나라에서 삼국지로 읽혀지는 소설은 잘 알려진대로 중국 元末 羅貫中이 쓴 `三國志 演義'를 번역한 책이다.


正史인 진수의 三國志를 토대로 7푼의 진실과 3푼의 픽션을 섞어 흥미진진하게 엮은 이 소설은 유비가 세운 촉한과 제갈량에 경도돼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다양한 인간형이 등장하면서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포부를 심어주며 난세를 살아가는 지혜를 키워주는 책으로 인기를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대중적인 읽을거리로 널리 애독해왔으며 특히 漢室에 대한 충성, 劉備(161- 223) 덕치주의, 劉備. 關羽(?- 219). 張飛(?- 221)의 결의 등은 유교를 국시로 삼았던 조선시대의 이념과 합치돼 크게 환영을 받았다.


지은이 羅貫中은 산서성 盧陵 출신으로 본명이 本이며 1364년에 살았다는 사실말고는 정확한 전기가 밝혀져있지 않다. 다만 원말, 明初에 하위급 관리로 행세하면서 宋元시대에 유행했던 講談의 줄거리를 토대로 구어체 장편 역사소설을 창안한 선구자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삼국지연의 뿐 아니라 施耐庵과의 공저로 `水滸傳'을 썼으며 `수당연의', `전오대사연의', `평요전'등을 내기도 했다.


중국에서 삼국지는 일찍부터 魏.蜀.吳 3국이 정립해 싸웠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민간의 이야기꾼, 재간꾼, 서생, 문사들에 의해 민간인들 사이에 널리 유포돼 왔다. 唐나라 말기인 9세기경에는 이미 연극으로 공연되기도 했으며 宋代에는 직업적인 배우가 등장, 무대에서 연출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러다가 원나라 誌治年間(1321-23)에 공연을 위한 일종의 대본으로 그림을 붙여 이야기식으로 쓴 `全삼국지平話'(전 3권)가 간행됐고,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희곡이 만들어졌다.


나관중은 이처럼 오래전부터 구전된 삼국지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민간의 정서에 맞게 개작하고 다듬어 오늘날의 형태로 완성시킨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사대기서중 삼국지의 인기가 단연 압도적이지만 중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그 나라에서는 `홍루몽'의 인기가 가장 높아 매년 `홍루몽'을 주제로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고 수백편의 논문이 쏟아지는데 반해 삼국지는 관심도가 그다지 높지 않고 유적지 역시 대부분 초라할 정도로 방치돼 있다.


무더운 여름 햇빛을 받으며 찾아간 탁주시 張飛店은 여느 중국 농촌마을과 같이 50호 남짓한 붉은색 벽돌집을 넓은 수수밭과 콩밭이 둘러싸고 있었다. 동네안에는 플라타너스 등 여러 종의 나무들이 높게 자라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요란하게 울어대는 매미소리 말고는 한적한 시골마을의 풍치가 연연했다.


버스 한대가 가까스로 지나갈만한 길에는 웃통을 벗은 채 농기구를 메고가는 농부들이 간간히 눈에 들어왔으며 동네 아이들이 이국손님들의 차림새가 신기했는지 줄곧 따라 다녔다.


탁주시내에서 약 5㎞쯤 떨어진 장비점은 張飛가 돼지고기 장사를 하면서 劉備, 關羽와 우의를 다졌던 곳. 장비점에서 8㎞쯤 떨어진 곳에 유비가 살았던 누상촌이 있으며 두곳을 잇는 중간지역에 유비묘인 三義宮이 지금은 거의 폐허가 된 채로 서있었다.


장비는 본래 燕땅에 자리잡고 살아온 명문의 후예였으나 다섯살 때 집안이 당고의 화에 연루돼 풍비박산이 되자 가복의 도움으로 장비점에 숨어살면서 돼지고기 장수로 저자거리를 휩쓸고 다닌다.


劉備는 누상촌이 고향으로 아버지 劉弘이 일찍 돌아감에 따라 홀어머니밑에서 돗자리를 짜면서 불우하게 보냈다. 그러나 친척의 도움으로 이곳이 고향인 선비 盧植의 문하에서 학문을 공부했다고 한다.


지금은 河北省 탁주市 桃園區 忠義店으로 행정지역명이 바뀐 장비점에는 장비가 돼지고기를 보관했던 장비정과 세사람이 모여 의형제가 될 것을 맹세했던 도원결의의 장소인 장비집 뒷뜰 복숭아밭이 남아있다.


마을 북쪽 길옆에 자리잡고 있는 장비점은 지름 50㎝정도에 깊이는 1m정도의 샘. 물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으며 내부가 벽돌로 둘러싸여 있다. 샘위는 용머리를 조작한 둥근 도우넛 모양의 대리석돌이 덮혀있고 바로 옆에 淸 康熙 39년(1669)에 세운 `古井碑'가 자리잡고 있었다.


샘을 덮고 있는 대리석이나 비석에는 황토가 군데군데 얼룩져 있었으며 동네아이들이 쓴 낙서가 가득 덮혀있어 한 눈에 보기에도 전혀 관리가 되지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장비정에는 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소설가 李文烈씨는 장비정은 장비가 팔다남은 돼기고기를 보관할 장소를 찾다가 샘 안쪽이 바깎보다 시원하다는 데 착안, 전용 냉장고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장비는 돼지고기를 샘에 넣고 위에 무거운 돌로 덮어둔 다음, 누구든지 돌을 움직여 꺼내 갈 수 있는 사람은 가져 가라고 푯말을 붙여 두었어도 장비 외에는 탁주일대에서 아무도 그 돌을 들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관우가 이 팻말을 보고 돌을 들어내고 돼지고기를 가지고 가자 이에 격분, 장비가 관우에 도전해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안내원인 탁주시 세무공무원 王탁樹씨(38)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돼지고기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 장비는 관우에게 찾아간다. 당시 관우는 녹두장수였는데 장비는 이 가게로 찾아가 잔뜩 쌓여있는 녹두를 손가락사이에 집어 넣어 가루를 내면서 시위를 한다.


이에 격분한 관우는 장비에게 도전을 하고 두사람은 항상 티격태격 싸우다 급기야는 유비가 끌고 다니는 수레를 부숴 손잡이를 하나씩 잡고 몽둥이 싸움을 벌인다. 이 소식은 들은 유비가 뛰어와 가운데서 장비와 관우의 손을 잡아올려 싸움을 말렸다. 유비는 삼국지에 묘사된 것처럼 유약한 서생이 아니라 두 거한을 꼼짝 못하게 만들만큼 힘도 셌다는 것이다.


작가 李文烈씨가 평역한 `삼국지'에는 유비와 장비는 탁주일대의 유협집단을 주름잡는 우두머리로 나오며 河東 解출신 관우는 그곳에서 소금장사를 하다 탐관오리를 죽이고 탁주로 도망쳐와 말장수의 뒤를 봐주며 아이들에게 글공부를 시키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이들은 말장수들간의 이해다툼에 얽혀들었다가 의기가 투합, 탁주 의협집단을 휩쓰는 친구로 지내다 184년 발발한 황건적의 난으로 나라가 불안해지자 의군을 조직해 출병하기 직전, 장비집 뒷뜰 복숭아 밭에서 도원결의를 맺는다.


이들은 황건적의 난을 평정하기 위해 이곳을 떠난 후 촉한을 세우기까지 갖가지 고초를 겪으며 이곳저곳을 전전하게 된다.


현지 안내인 王씨는 동네 어른들에게 들었다며 또다시 도원결의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형제가 되기로 맹세한 이들 3인은 다시 누구를 맏형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대결을 벌인다. 먼저 나이를 물었으나 공교롭게 모두 출생날자가 같자 장비가 선뜻 나서 자신은 아침 일찍 날이 밝을 무렵 태어났기 때문에 맏형이 돼야 한다고 우긴다. 그러자 관우가 자기는 훨씬 일찍 닭이 울 무렵 태어났다고 말하고 유비는 한밤중 날자가 바뀐 직후에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본전을 못찾은 장비는 다시 힘으로 순서를 결정하자며 닭털을 던져 지붕위에 올리는 사람을 맏형으로 인정하자고 제안한다. 장비와 관우는 닭털을 뭉쳐 힘껏 던졌으나 바람에 흩어질 뿐 지붕위로 올리지 못한다.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유비는 자기차례가 오자 닭을 잡아 털을 뽑지 않고 산채로 지붕위에 던져올린 다음, 약속대로 자신이 맏형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비는 이같은 유비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마지막으로 나무위에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을 형으로 뽑자고 말한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장비는 잽싸게 나무에 올라타 위로 기어갔으며 관우는 중간쯤에, 유비는 뿌리 바로 위에 걸터 앉았다. 장비가 자신이 제일 높이 올라갔다고 주장하자 유비는 장비에게 나무는 어디서부터 자라느냐로 물었다.


장비가 당연히 뿌리에서 부터 자란다고 대답하자 뿌리위에 앉아있는 자신이 당연히 맏형이 돼야하여 다음은 관우, 마지막이 장비가 돼야 한다고 주장, 순서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청 乾隆 4년(1738)에 세워진 三義宮은 유비를 모시는 廟로 세워졌으나 문화혁명 때 거의 전부가 파괴되고 정문만 남아있다. 안을 붉은 벽돌로 쌓고 겉 일부는 대리석으로 장식한 대문은 동네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됐으며 위에는 잡초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탁주시내에도 삼국지를 회상시킬만한 유적은 별로 남아있지 않다. 시내 한 가운데 로타리에 시멘트로 된, 그나마 한귀퉁이가 깨져 나가버린 조잡한 모양의 복숭아상을 얹은 탑이 도원결의의 한 장면을 연상시킬 뿐이다. 복숭아가 이 지역의 특산물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세운 이 탑이 복숭아 숲 우거진 도원을 떠올렸다.


마침 복숭아 철이어서인지 값도 싸 중국돈 1元(우리돈 1백10원정도)를 내면 어른 주먹만한 것 다섯개를 준다.


음식점인 桃園飯店에는 유비.관우.장비의 모습을 정원 중앙에 조각해두고 있으나 이는 아무런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없이 순전히 관광객을 위한 얼치기작품이어서 가슴을 쓰리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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