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晉書)·완적전(阮籍傳)》

완적(阮籍)의 자는 사종(嗣宗)이고 진류(陳留) 울지(尉氏)① 인이다. 그의 부친 완우(阮瑀)②는 조위(曹魏)의 승상부 속관을 지낸 당시에 이름이 높은 명사였다. 출중한 용모에 넓고 호방한 뜻을 가슴에 품은 완적은 의연한 기상과 넘치는 자신감으로 아무데고 구속받지 않고 뜻한 바대로 행동하면서도 희노애락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어떤 때는 집 문을 걸어 잠그고 독서를 할 때는 몇 달이 지나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또 산에 오르거나 물가에 노닐 때는 며칠이 지나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잊어먹곤 했다. 수많은 서적을 탐독하여 박식했으며 특히 장자와 노자의 설에 밝았다. 술을 좋아했으며 퉁소를 불 수 있었고 특히 거문고를 잘 탔다. 그가 뜻을 얻어 영달했을 때 갑자기 사람이 변하여 세속의 일을 초탈하여 방약무인 식으로 행동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으나 오로지 족형 완문업(阮文業)③ 만이 매번 완적이 자기를 넘어섰다고 탄복하면서 그 후로는 그를 기인이라고 불렀다. 완적은 일찍이 숙부를 따라 동군(東郡)에 갔다가 당시 연주자사(兗州刺史) 왕창(王昶)④의 초청으로 나간 자리에서 종일토록 왕창의 말에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왕창은 스스로 완적의 마음을 가늠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태위 장제(蔣濟)⑤가 완적이 인재라는 소문을 듣고 그를 불러 관직에 임명하려고 했다. 완적이 도정(都亭)을 찾아가 주청문을 올렸다.

「존경하는 명공 귀하, 공은 높은 도와 덕으로 조정의 높은 자리에 있습니다. 영웅호걸들은 공의 총애를 얻기 위해 달려오고 현능한 인재들은 앞다투어 귀하를 위해 애쓰려고 합니다. 태위부의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현인과 선비들을 초빙하는 날은 사람들은 다투어 서로가 귀하의 속관이 되는데 늦게 당도하지나 않을까 걱정합니다. 현량을 선발하는 조정의 문서가 당도할 때쯤이면 결국은 도의나 덕이 없는 무능한 사람의 이름만 올라가게 됩니다. 옛날 자하(子夏)⑥가 서하(西河)의 변경에서 살고 있을 때, 위문후(魏文侯)가 빗자루를 들고 그의 집 문 앞을 쓸었고, 추자(鄒子)⑦가 서곡(黍穀)⑧의 땅에 살 때 연소왕(燕昭王)⑨은 그를 수종하여 말을 몰았습니다. 의복이 누추한 사람들은 인적이 없는 곳을 찾아 혼자서 살지만 왕공이나 대인들은 예를 갖추어 현인이나 선비들을 찾는 이유는 그들이 도의를 가슴에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금에 있어서 우리는 표면상으로 누추한 의복을 입었으나 도의가 없는 추자의 모습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공의 생각은 매우 좋지 않은 방법으로 진실로 합당하지 않는 일입니다. 나는 지금 동쪽 언덕의 남쪽 면에 농사를 짓고 있는데 기장의 종자를 받아서 농사를 지어 부세를 내야하며 등에는 땔감을 지고 다니니 피로한 몸은 감당할 길이 없고 발의 근력이 당해내지 못합니다. 공께서 나를 초빙하여 부족한 관리를 보충하려고 하나 저는 그 임무를 담당할 능력이 못됩니다. 간청하옵건대 저의 능력을 잘못 판단하시어 저에게 보내주신 은총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렇게 해주시면 공의 덕은 더욱 빛나실 것입니다.」

처음부터 완적이 부름에 응하지 않을까 걱정한 장제는 완적이 보낸 주청문을 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부하직원을 보내 완적을 모셔오라고 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완적이 돌아간 후였음으로 장제는 대노했다.

그러자 완적의 고향 친척들이 모두 그에게 의사를 분명히 밝히라고 권했음으로 그때서야 비로소 완적은 관리가 되었다가 후에 병으로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왔다. 후에 다시 상서랑(尚書郎)이 되었다가 얼마 후에 또다시 병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이윽고 황제를 보좌하여 나라를 통치하던 조상(曹爽)⑩이 완적을 불러 참군(參軍)으로 삼으려고 하자 완적은 병 때문이라고 사양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몸을 숨겼다. 조상은 그 일이 있고 난지1년 후에 사마씨 일당에게 피살되었다. 사람들은 완적이 선견지명이 있다고 생각했다. 태부의 직을 맡은 선제(宣帝) 사마의(司馬懿)가 완적을 종사중랑(從事中郎)⑪에 임명했다. 이어서 황제가 서거하자 대사마 직을 맡고 있던 경제(景帝) 사마사(司馬師)가 완적을 다시 종사중랑에 임명했다. 완적은 결국 지위가 높은 귀척의 신분으로 종사중랑의 직에 취임하고 관내후(關內侯)의 작위에 책봉되었다가 후에 산기상시(散騎常侍)⑫로 자리를 옮겼다.

완적은 원래 세상을 구할 포부를 가슴에 품고 있었으나 위진(魏晉) 교체기에 천하는 변고가 심했음으로 명사는 적었고 단지 자기 몸만을 보전하려는 사람만 들끓었다. 그래서 완적은 세상사에는 관심을 끊고 오로지 술과 음식만들 즐겼다. 진문제(晉文帝) 사마소(司馬昭)가 진무제(晉武帝) 사마염(司馬炎)을 위해 완적의 딸에게 혼인을 청하자 완적은60일 동안 술에 취해 지냈음으로 사마소는 할 수 없이 그 일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다. 종회(鐘會)⑬가 여러 번 시사에 대해 물어 그의 대답에 따라 죄를 물으려고 했으나 완적은 항상 취해 있었기 때문에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이윽고 문제가 황제의 보정(輔政)이 되자 완적이 찾아가 다음과 같이 부탁했다.

「이 적은 평생 동안 동평(東平)⑭ 땅에서 놀면서 즐기고 싶습니다.」

문제 사마소가 대단히 기뻐하며 그 즉시 완적을 동평의 상(相)에 임명했다. 완적은 나귀를 타고 동평군 부중에 당도하여 관아의 건물을 허물고 병풍으로 둘러쳐 부중의 안과 밖이 서로 보이게 만든 후에 법령을 분명하고 간단하게 집행했다. 그리고는10일 만에 도성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문제가 완적을 대장군 종사중랑에 임명했다. 관리가 어떤 아들 된 자가 자기 모를 살해했다고 보고하자 완적이 말했다.

「아, 그 아비를 죽였으면 좀 다행이지 않았겠는가? 어찌 그 모친을 죽였단 말인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완적이 실언했다고 괘씸하게 생각했다. 문제가 듣고 완적을 책했다.

「부친을 죽인 자는 천하의 극악무도한 자인데 어찌 그런 행위가 다행이라고 하는가?」

완적이 대답했다.

「금수는 그 어미는 알지만 아비는 모릅니다. 아비를 죽인 자는 금수와 같은 자이 이지만 어미를 죽인 자는 금수보다 못한 자입니다.」

사람들은 완적의 말에 승복했다.

보병부(步兵府)의 주방을 관리하는 자가 술을 잘 빚어 보관한 술동이가3백 섬이 넘는다는 소식을 들은 완적은 술 생각에 문제에게 보병교위(步兵校尉)의 직을 청했으나 그 밖의 세상사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또한 급사중랑(給事中郞) 직도 다시 맡지 않았다.

그러나 완적은 평소에는 진문제 사마소의 부중에 문객의 신분으로 머물르며 연회에는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사마소는 그때 황제의 자리를 거절하고 있었고 공공대신들은 사마소에게 마땅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권유하하면서 완적을 보내 황제에 올라야한다는 글을 쓰도록 강요했다. 그러나 완적은 술에 취해 글을 쓸 수 없었다. 그러자 공경대신들은 사람을 완적이 근무하는 부서에 보내 완적의 글을 가져오게 했으나 그때는 완적이 탁자 위에 엎드려 술에 골아 떨어져 숙면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 사람이 완적을 깨워 자기가 온 뜻을 말하자 완적은 탁자 위의 손가락으로 글을 썼다. 심부름 온 사람이 완적이 손가락으로 쓴 글을 필사하여 가지고 가서 공경대신들에게 보여주니 한자도 바꿀 필요가 없는 아주 비상한 기세가 있었다. 사람들은 완적의 글에 매우 만족했다.

비록 예교(禮敎)에는 구애받지 않았지만 완적의 말은 깊고 오묘했으며 또한 누구를 칭찬하거나 폄하하지도 않았고 사람이나 어떤 일의 결과에 대해 평가하지도 않았다. 품성은 극히 효성스럽고 순종적이었다. 모친이 세상을 떴을 때 완적은 마침 어떤 사람과 바둑을 두고 있었다. 모친의 별세 소식을 들은 손님이 바둑 두기를 중지하자고 했으나 완적은 끝까지 두어 승부를 내야한다고 고집했다. 바둑이 끝나자 두 말의 술을 들이키고는 대성통곡을 하더니 몇 되의 피를 토했다. 모친의 시신을 매장하려고 할 때 완적은 삶은 돼지고기를 안주로 두 말의 술을 들이키고는 비로소 모친의 유체를 향해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는 말로 고별인사를 올리고는 대성통곡하더니 또다시 몇 되의 피를 토해냈다. 완적은 평소에 자신의 몸을 학대하여 그때 그의 몸은 이미 쇠약해져서 뼈만 앙상하게 드러나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혼절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배해(裴楷)⑮라는 사람이 문상을 오자 완적은 머리를 산발하고 땅바닥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꽂꽂이 앉아 기분좋게 취한 모습으로 두 눈을 크게 뜨고 직시했다. 문상을 끝내고 돌아간 배해에게 어떤 사람이 배해에게 물었다.

“대개 문상은 주인이 곡하면 손님은 두 번 절하는 볍이 예절인데 완적은 곡도 하지 않았고 그리고 그대가 어찌하여 곡을 했는가? ”

배해가 대답했다.

“완적은 이미 탈속하여 세속의 법도를 따르지 않는 사람이오. 그래서 세속인인 나라도 세상의 예절을 행해야하지 않겠소? ”

사람들은 두 사람이 각기 할 일을 했다고 찬탄했다.

완적은 또한 청안(靑眼)과 백안(白眼)⑯을수시로 바꿀 수 있었다. 세속의 예절을 따지는 사람을 볼 때는 백안으로 쳐다보았다. 혜희(嵇喜)가 문상을 왔을 때 완적은 백안으로 대했음으로 혜희는 불쾌한 마음이 되어 돌아갔다. 혜희의 동생 혜강(嵇康)⑰이듣고 술병을 차고 거문고를 들고 완적을 찾아왔다. 완적은 매우 기뻐하며 비로소 그를 청안으로 대했다. 이렇듯 속세의 예절에 얽매인 사람들은 그에게 한을 품게 되어 그를 마치 원수처럼 생각했다. 단지 사마소만이 완적을 항상 보호했을 뿐이었다. 한번은 완적의 큰형수가 친정에 들린다고 길을 떠나자 완적은 그녀와 마주보며 송별했다. 어떤 사람이 그를 비웃으며 비난했다. 완적이 말했다.

“예법이 어찌 나를 위해 만들어졌겠는가?”

이웃에 아름다운 신부가 살고 있었는데 주막에서 술을 팔았다. 완적은 늘상 신부의 주막에 가서 술을 마신 후에 신부의 곁에서 누워서 잤다. 완적은 전혀 그런 행위가 피해야 하거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느끼지 않았다. 신부의 남편도 그런 완적의 행위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호군(戶軍) 직에 있던 사람의 딸이 재주를 지니고 또한 매우 예뻤으나 출가도 하기 전에 죽고 말았다. 그녀의 부친이나 가족들과는 일면식도 없었던 완적은 곧바로 달려가 문상을 행하고 곡을 길게 하며 애통한 마음을 표한 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밖의 일은 모두 평탄했으며 마음은 안정되었으며 모두가 이런 정도의 일이었다. 때때로 생각이 나면 홀로 수레를 몰아 말이 가는대로 몰다가 길이 끊어지면 곧바로 내려 대성통곡을 하고 돌아오곤 했다. 후세 사람들은 이를 『궁도지곡(窮途之哭)』이라고 했다. 한 번은 광무성(廣武城)에 올라 초․한(楚漢) 두 나라가 싸웠던 전장터를 쳐다보며 한탄했다.

“영웅이 없으니 동자가 이름을 날리게 되었구나！”

그리고 다시 무뢰산(武牢山)에 올라 경읍(京邑)을 쳐다보며 한탄하며 《호걸시(豪傑詩)》라는 부(賦)를 지었다. 경원(景元) 4년 향년54세로 죽었다. 。　

완적은 문장에 능했음으로 글을 쓸 때는 처음부터 생각나는 대로 썼다. 《영회시(詠懷詩)》80여 편이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매우 중하게 여겼다.

《달장론(達莊論)》은 장자의 무위(無爲)를 예찬한 글이다. 그는 글을 많이 썼으나 많이 산실되었다.

완적이 일찍이 소문산(蘇門山)⑱에서손등(孫登⑲을찾아가서 고금을 상론함과 아울러 서신(棲神)ㆍ도기(道氣)⑳술법을 토론했으나 손등은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길게 탄식하며 물러나온 완적이 반령(半嶺)에 이르자, 계곡 사이에서 란새와 봉황의 울음소리와 같은 소리를 들었다. 이는 바로 손등의 휘파람이었다. 완적이 집으로 돌아와 《대인 선생전(大人先生傳)》을 지었는데, 대략은 다음과 같다.

「세상에서 이른바 군자란, 법도만 닦고 예만 따르려고 한다. 손에 옥구슬을 바쳐 든 듯한 공손한 태도와, 발에 먹줄을 받은 듯한 신중한 자세를 견지한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검식(檢式)처럼 민첩한 행동에 말은 무궁한 장래의 전범을 만들려고 한다. 젊어서는 향당(鄕黨)에서 칭송받고 성년이 되면 이웃나라에 이름을 날린다. 위로는 삼공(三公)의 지위를 도모하고 아래로도 구주(九州)의 목(牧)을 놓치지 않는다. 그러나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잠방이 안에 서식하고 있는 이 떼가 깊은 홀기 속으로 도망가 헤어진 솜 속에 숨어 살면서 스스로 좋은 집이라고 만족하고 있음을! 또한 나 다녀도 감히 홀기 속을 떠나지 않고, 움직여도 감히 잠방이 속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스스로 바른 길을 얻었다고 여기고 있음을! 그러나 이윽고 뜨거운 구릉에 난 불이 번져서 다가와 성읍을 태우고 도성을 초토화시켜도 이 떼는 감히 잠방이 속에서 기어나오지 못하는 법이다. 한 곳에 밝혀 있는 군자의 처지가 잠방이의 홀기에 서식하고 있는 이 떼와 무엇이 다른다는 말인가?」

이는 완적이 원래 가슴에 품고 있는 생각이다. 그의 아들 완혼(阮渾)은 자가 장성(長成)인데 아버지 완적의 기풍이 있었다. 젊어서부터 이미 통달한 사람을 좋아하고 꾸미거나 작은 예절에 구애받지 않았다. 완적이 그런 그의 아들에게 말했다

“중용(仲容)이 이미 나와 함께 이런 흐름 속에 참여했는데, 네가 다시 또 이러해서는 안 된다.”

서진(西晉) 태강(太康) 연간에 완혼은 태자서자(太子庶子)를 지냈다.

주석

①진류(陳留) 울지(尉氏) : 지금의 하남성 개봉시(開封市) 동남이다.

②완우(阮瑀) : 동한 말 문학가로 서기165년에 태어나서212년에 죽은 완적의 아버지다. 자는 원유(元瑜)이고 건안칠자 중의 한 명이다. 처음 채옹(蔡邕)에게서 배울 때 도호(都護) 조홍(曹洪)이 그를 자신의 서기(書記)로 삼으려고 했으나 거절했다. 후에 조조 막하에 들어가 司空軍謀祭主를 지내다가 진림(陳琳)과 함께 서기를 맡아 당시 군국(軍國)에 관련된 문서나 격문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 후에 태위부(太尉府)의 군량을 관장하는 창조연속(倉曹掾屬)이 되었다. 《원유집(元瑜集)》5권이 있었으나 일실되었다.

③완문업(阮文業) : 문업은 완무(阮武)의 자다. 완심(阮諶)의 아들로 완씨 일족으로 완적에게는 형뻘이었다. 성격이 활달하고 널리 아는 것이 많았다. 관직은 청하태수(淸河太守)에 이르렀다.

④왕창(王昶) : 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서기259년에 죽은 삼국시대 위(魏)나라 대신이다. 지금의 산서성 태원시(太原市)인 진양(晉陽) 출신이다. 어렸을 때부터 같은 태원군 내에서 왕릉(王淩)과 함께 이름이 나 있었다. 건안(建安) 중에 태자문학(太子文學)이 되었다가 중서자(中庶子)로 옮겼다. 위문제(魏文帝) 조비(曹丕)가 즉위하자 산기시랑(散騎侍郞)이 되었다가 洛陽典農, 兗州刺史 등의 관직을 지냈다. 다시 명제(明帝) 조예(曹叡)가 서자 양열장군(揚烈將軍)으로 임명되고 관내후(關內侯)라는 작위를 받았다. 관구검(毌丘儉)과 문흠(文欽)이 사마씨의 전횡에 반기를 들자 군사를 이끌고 출전하여 진압하는데 공을 세워 표기장군(驃騎將軍)으로 직위가 오르고 후에 삼공의 하나인 사공(司空)에 올랐다. 고귀향공(高貴鄕公) 조모(曹髦) 감로(甘露) 4년 서기259년 죽었다.

⑤장제(蔣濟) : 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서기249년에 죽은 삼국시대 위나라의 대신이다. 자는 자통(子通)이고 지금의 안휘성 회원(懷元)인 초국(楚國) 평아(平阿) 출신이다. 동한 말년 군(郡)의 계리(計吏)로 출사하여 주(州)의 별가(別駕)를 거쳐 단양태수(丹陽太守)에 임명되었다. 조조의 심복모사 중의 한 명이다. 칭제한 조비가 그를 東中郞將으로 임명하여 외직으로 내보려고 하다가 임지로 출발하기 전에 취소하고 散騎常侍로 전임되었다. 명제가 즉위하자 관내후에 봉해지고 中護軍으로 옮겼다. 齊王 曹芳이 즉위하자 領軍將軍으로 옮기고 작위는 昌陵亭侯로 올랐다가 다시 太尉가 되어 군의 최고 통수권자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구데타를 일으켜 曹爽 등을 죽인 사마의가 장제의 작위를 都鄕侯로 올리고 식읍7백 호를 주었으나 고사하고 받지 않았다. 嘉平 원년 서기249년 노환으로 죽었다. 관직에 있을 때 많은 상소문과 계책이나 군정을 논하는 글을 지어 득실을 따졌다.

⑥자하(子夏) : 기원전507년에 태어났으나 죽은 해는 알 수 없는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복상(卜商)이다. 전국시대 때 위(衛)나라 출신이다. 재주가 뛰어나고 품성이 고귀했으며 특히 문학으로 이름이 있었다. 공자 사후70여 명의 제자가 서로 흩어져 제후국을 유랑할 때 그는 지금의 산서성 임분시(臨汾市) 부근의 서하(西河)에 정착했다. 위문후(魏文侯)가 그를 태상(太常)으로 삼아 스승으로 모시고 국정을 자문했다. 그의 제자 이극(李克)은 위문후 밑에서 재상을 지냈다. 저서에는 《시서(詩序)》와 《역전(易傳)》등이 있다.

⑦추자(鄒子) : 이름은 연(衍)이고 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기원전240년에 죽은

전국 때 직하학사(稷下學士) 중의 한 사람으로 음양가의 대표적인 학자다. 제나라 출신으로 위혜왕(魏惠王)이 어진 선비들을 세상에서 널리 구할 때 위(魏)나라로 가자 위혜왕이 도성 밖 교외에까지 나가 맞이하고 갈석궁(碣石宮)이라는 집을 지어 그곳에 살게 하고 스승으로 모셨다. 후에 제선왕이 추연을 제나라로 초빙하여 직하(稷下)에 머물게 하고 상대부의 봉록을 내리고 신선(神仙)의 일에 대해 연구하도록 시켰다. 연소왕(燕昭王)이 즉위하자 그는 또다시 제나라에서 연나라로 들어가 소왕(昭王)의 신임을 받았다. 만년에 제나라를 위해 조나라에 사신으로 가자 조나라의 평원군(平原君)이 그를 접대하면서 감히 그와 마주 대하며 앉지 못했다. 그의 학설은 오행상생(五行相生)을 근거로 하여 저술한 《오덕종시(五德終始)》56편이 있었으나 모두 일실되어 지금은 전하지 않는다.

⑧서곡(黍穀) : 전국 때 계곡의 이름으로 지금이 북경시 밀운현(密云县) 서남의 산간계곡이다. 한곡(寒谷), 연곡산(燕谷山) 등으로도 불리웠다. 《태평어람(太平御览)》에 유향(刘向)의 《별록(别录)》의 기사를 인용한 구절이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추연이 연나라에 살 때 아름다운 산곡이나 매우 추웠기 때문에 오곡이 자라지 못했다. 추자가 거주하면서 노래를 피리로 연주하자 기온이 올라가 기장이 자라기 시작했음으로 서곡(黍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⑨연소왕(燕昭王): 기원전314년에 재위에 올라279년에 죽은 전국 때 연나라의 군주다. 이름은 평(平) 혹은 직(職)이다. 연왕 쾌(噲)의 서자로 주난왕(周赧王) 원년에 상국 자지(子之)에 의해 연왕 쾌가 피살되자 소왕은 란을 피해 산으로 달아났다. 주난왕4년(전314) 연나라 국인들은 피신 중인 그를 불러와 연왕으로 추대했다. 일설에는 조무령왕(趙武靈王)에 의해 연왕의 자리에 올랐다고 했다. 즉위 초에 황금대를 지어 천하에 현인을 구하자 위인(魏人) 악의(樂毅), 제인(齊人) 추연(鄒衍), 조인(趙人) 극신(劇辛) 등 일시에 천하의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현인과 선비들을 예로써 대하고 백성들의 집에 문상을 하고 고아들을 돌보아 백성들과 고락을 같이 했다. 이에 시간이 지나자 연나라의 국세가 신장되었다. 주난왕31년 기원전284년 악의를 상장군으로 삼아5국의 연합군을 결성하여 제나라를 공격하여70여 개 성과 그 도성 임치성을 점령했다. 연나라는 이로써 강국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⑩조상(曹爽) : 삼국시대 위나라의 대신으로 자는 소백(昭伯)이고 지금의 안휘성 박현(亳縣)인 패국(沛國) 초(譙) 출신이다. 조진(曹眞)의 아들이다. 태자 시절 그를 매우 총애한 명제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 조상을 산기시랑(散騎侍郞)에 임명했다가 수차에 걸쳐 성문교위(城門校尉), 산기상시(散騎常侍), 무위장군(武衛將軍) 등의 자리로 고속승진했다. 황제가 병이 들어 침상에 눕자 그를 내실로 불러 대장군에 임명하고 부월을 내려 尙書의 일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을 부여했다. 명제는 사마의와 함께 조방에게 제왕 조방을 보좌하라는 유조를 내렸다. 조방이 즉위하자 侍中의 직을 겸직하고 武安侯에 봉해졌다. 권력을 오로지할 욕심으로 황제에게 주청하여 사마의를 태부로 옮겨 그의 병권을 빼앗았다. 또 자신의 동생들을 불러들여 군권을 맡기고 황제의 측근에 두었으며 심복 何晏과 등양(鄧颺) 등에게 중임을 맡겨 조정을 흔들었다. 정시(正始) 5년244년 지금의 섬서성 주지(周至) 서남의 낙곡(駱谷)을 넘어 대군을 이끌고 촉(蜀)을 정벌하기 위해 출전했으나 원활하지 못한 군수와 촉군의 저항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많은 군사들을 희생시키고 군비만 소비한 끝에 철군했다. 이로써 조상의 권력은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시10년, 황제를 수종하여 낙양성 남90리 밖의 고평릉(高平陵)에 참배를 갔다가 돌아오던 중 사마의에 의해 탄핵당했다. 사마의는 태후의 명을 빙자하여 무고의 군사를 장악한 후에 낙양성의 모든 성문을 폐쇄시키고 낙수의 부교로 나아가 주둔하고 있다가 귀환하는 황제에게 조상이 저지른 죄와 악행을 열거하며 그상의 병권과 관직을 회수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심복 환범(桓范)이 조상에게 황제를 데리고 허창으로 들어가 사방의 병사를 불러 자신을 지키라고 권했지만 듣지 않고 황제와 함께 낙양으로 들어갔다가 사마의에게 체포되어 피살되고 삼족이 멸족되었다. 이로써 위나라의 정권은 실제적으로 조씨에서 사마씨에게 넘어갔다.

⑪종사중랑(從事中郎) : 한위(漢魏) 때 삼공과 장군부에 설치된 직관으로 참모와 의론의 직을 수행했다. 직위는 장사(長史)와 같고 사마(司馬)의 밑이었다. 위나라 승상부에는2인의 종사중랑이 있었는데 봉록은 천석이고6품 직이었다. 촉과 오 두 나라도 모두 이 관직을 두었다.

⑫산기상시(散騎常侍) : 진한 때 산기(散騎)를 설치하여 황제의 시종(侍從)에 속하게 하고 다시 중상시(中常侍)를 두어 황제를 측근에서 호위하고 시종을 들게 했으나 하는 일은 구분이 없었다. 위문제(魏文帝) 때 산기와 중상시를 하나로 합쳐 산기상시로 이름짓고 황제의 과실을 규간(規諫)하는 일을 맡도록 했다. 품계는3품이고 봉록은 비2천석이다.

⑬종회(鐘會) : 서기225년에 태어나서264년에 죽은 삼국 때 위나라의 대신으로 자는 사계(士季)이고 지금의 하남성 장갈(長葛)인 영천(潁川) 장사(長社) 출신이다. 조조 집권시 사례교위(司隷校尉)가 되어 관중의 군사와 행정을 관장하여 군량과 병력보충을 적시에 제공해 조조로부터 자신의 소하에 해당한다고 칭송을 받았던 종요(鍾繇)의 아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총명하고 재주와 무예가 뛰어났다. 제왕(齊王) 조방(曹芳) 정시(正始) 중, 비서랑(秘書郞)으로 발탁되었다가 조방이 황제로 즉위하자 관내후에 봉해졌다. 후에 黃門侍郞으로 옮기고 東武亭侯에 봉해졌다. 諸葛誕의 반란을 진압하는데 공을 세워 사례교위가 되었다. 司馬昭의 책사가 되어 당시 사람들은 그를 사마소의 장자방이라고 불렀다. 魏元帝 曹奐 景元4년(263), 鎭西將軍이 되어 관중의 군사에 대한 통수권을 부여받아10여 만의 군사를 징발하여 촉나라를 정벌군을 일으켰다. 다음 해, 등애(鄧艾)와 군사를 각각 반으로 나누어 진군하여 촉나라를 멸했다. 후에 촉을 근거지로 삼아 모반을 획책했으나 싸움에서 지고 피살되었다. 이때가 그의 나이40이었다.

⑭동평(東平) : 지금의 산동성 동평(東平), 문상(汶上), 영양(寧陽) 일대를 관할로 하고 있던 후국 동평국(東平國)을 말한다. 후에 후국이 없어지고 동평군이 되어 연주자사부에 속했다.

⑮배해(裵楷) : 진(晉) 나라 학자이자 정치가. 《주역》에 밝았고 벼슬이 중서령(中書令)에 이르렀다. 《晉書 裵楷傳》

⑯청안(靑眼) : 청ㆍ백안(靑白眼)을 이름인데, 무릇 안청(眼靑)이란 빛이 푸르고 그 곁의 빛은 희므로 기쁠 때에 바로 푸른빛이 나타나고, 성이 날 때에 흘겨보게 되면 흰빛이 나타나는 것이다. 완적은 예교(禮敎)에 구속되지 않고 청ㆍ백안을 잘하여, 예속(禮俗)의 선비를 보면 백안으로 대하고, 혜강이 술과 거문고를 가지고 찾아오면 기뻐하여 청안으로 대했다. 이 일로 인해 사람을 중시하는 행위를 청안이라 이르고 경시하는 행위를 백안이라고 하게 되었다.

⑰혜강(嵇康) : 진 나라 문학가. 노장학을 숭상하여 《양생편(養生篇)》을 지었다.

⑱소문산(蘇門山) : 지금의 하남성 신향시(新乡市) 휘현(辉县)에 있는 해발184미터의 작은 산으로 태행산 자락이다. 역대 저명한 명인이나 지사가 은거하거나 강학을 열었다. 서진의 손등과 죽림칠현, 당대의 시인 高適, 가도(贾岛)、화가 오도자, 송대의 문학가 소동파, 理學家 주돈이(周敦颐)、정이(程颢)、정호(程颐), 명대의 화가 당인(唐寅) 등이 말년에 이곳에 은거하여 생을 마쳤다. 진시황이 육국을 멸할 때 제왕 전건(田建)을 소문산 계곡에 연금하여 굶어죽게 만들었다.

⑲손등(孫登) : 위ㆍ진(魏晉) 시대의 은사(隱士). 《晉書 孫登傳》

⑳서신(棲神)ㆍ도기(道氣) : 모두 도가(道家)의 술어로서, 서신은 마음을 통일시켜 신(神)이 엉기게 하는 것이고, 도기는 도가의 기풍(氣風)을 말함.

21. 중용(仲容) : 완적의 사촌동생 완함(阮咸)의 자(字)다. 죽림칠현의 일원이다.